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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또 하나의 약속> 포스터

영화 <또 하나의 약속> 포스터 ⓒ 또하나의약속제작위원회


'삼성 백혈병'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가 상영관 축소 논란과 함께 관심을 모은 가운데,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했다는 여성의 영화 리뷰 한편이 인터넷과 SNS 상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례적인 조회수와 함께 트위터와 페이스북, 영화 커뮤니티 등에 '감동의 리뷰'로 소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의 개봉일인 지난 6일 '네이버 영화 리뷰'에 게재된 '전 반도체 여성 직원입니다' 라는 이 글은 "전 이 유미양 처럼 (2007년 4월)19살 때부터 작년 12월 31일 자로 횟수로 7년 동안 그 반도체 공장을 다녔습니다"라고 시작돼 눈길을 끈다.

'그 반도체 공장'은 <또 하나의 약속>의 실제 주인공인 고 황유미씨가 근무했던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을 뜻한다. 이 글은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던 반도체공장의 열악한 환경을 상세히 묘사했다. 

"27세 여성이 결혼 하고 한 달 만에 백혈병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다. 당연히 산재가 안 되었구요. 그걸 떠나 신청 할 수 있는 마음도 못 먹었죠. 안 될 거 뻔히 아니깐요. 이런 일 다 아는 일인데 어떻게 하겠습니다. 이런 일 비일비재 합니다. 솔직히 만 명 중에 한 명 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한 명이 열 명 백 병 되는 건 금방입니다."

이어 이 직원은 "제 얘기를 하겠습니다"라며 디스크에 걸려 응급실로 실려가야 했던 본인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몸 보다 한 달에 80만원 벌어도 좋으니 마음이 편한 곳에서 일하고 싶네요"라고 적었다.

"반도체 공장 주간 야간 근무 하시는 분들은 잔병쯤은 다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전 하도 서서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리고 어쩔 때는 무거운 걸 들면서 일 해서, 2년 전 다리가 심하게 저려오고 종아리가 일하다가 갑자기 근육이 수축되는 현상에 자주 일어나서 병원에 갔더니 디스크였습니다. (중략)

9개월 참다가 방진복을 입으려고 하는데, 다리를 넣으려고 하는데 순간 담 오는것 보다 심한 통증 마비로 인해 뒤로 자빠져서, 그대로 바로 응급실행으로 향해 즉시 수술했고 7시간이 걸렸고 너무 방치한 결과, 4, 5번 척추 뼈에 이 나이에 인공척추 박았습니다."

"<또 하나의 약속>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한 장면.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한 장면. ⓒ OAL(올)


이어 이 직원은 산업재해도 신청할 수 없었던 회사 분위기도 설명했다. 산재를 신청하는 순간 인사고과에 영향이 끼칠까봐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러우면 내가 관리자 하자 어쩔수 있나 라는 생각으로 버티다가 나이도 있고 주간(근무)만하기로 신청했지만 부결당했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오래다닌 사람일수록 시급이 쌥니다. 그런데 오래 다닌 사람들은 윗사람들한테는 돈만 많이 받아가고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해서 야간으로 뺑뱅 이를 돌립니다.

못참고 나올수 밖에 없는 거지요. 수술비 480만원 나왔습니다. 산재????????????????? 직원 분들이 하는 말씀, '그만둘꺼면말해라' 그러더군요. 산재 신청하는 순간 인사고과 반영되고 시급에도 영향이 미치죠." 

글 말미 "이 영화 만들어 주신 분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전한 이 직원은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 제 자신도 부끄럽고 지난 날 살아온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고 황유미씨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한 듯 "지금까지 제가 살면서 본 영화 중 최고"라며 글을 맺었다. 

"20대 청춘, 더 이상 바라지도 않아요. 19세 부터 지금까지 명절 한 번도 집에 내려가 본 적 없습니다. 명절 마다 보너스에 강압근무에...지칩니다. 지금까지 쉬어본 게 7년 동안 휴무 빼고 일주일이 전부입니다. 2달째 쉬고 있는 지금이 전 천국 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 제자신도 부끄럽고 지난날 살아온 게 후회스러워서... 영화 보는 내내 저 취업 나가던 날 이불 보따리 보자기에 엄마가 싸주시면서 버스에 저 태워 보내면서 손도 못 흔드시고 우시던 모습이 아직도... 그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한편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상영관 축소 논란등으로 대기업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수 확보에 난항을 겪은 가운데, 14일까지 28만 7천 명을 동원했다.

또 하나의 약속 황유미 반도체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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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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