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가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치올림픽 출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치올림픽 출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 박영진


'피겨 여왕' 김연아(23, 올댓스포츠)가 러시아 소치로 출국했다. 김연아는 오는 19, 20일에 열리는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경기에 출전한다.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연아에게 소치올림픽은 현역선수로 출전하는 마지막 경기다. 오랜 기간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써나간 김연아는 '마지막'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에 집중이 안 될까봐 걱정"이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는 '시합에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아를 바라보는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 특히 김연아가 지난 1988년 카타리나 비트(독일) 이후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김연아의 사진을 누리집 메인화면에 띄우고, 특집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여론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 김연아는 "많은 분들이 올림픽 2연패 달성 여부에 관심을 가져주시지만, (나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음뿐"이라며 "시작하기 전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게 조금은 신경 쓰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경기를 하느냐다, 결과는 그에 따라 나올 것"이라며 "어떻게 되든 후회 없이 결과를 인정하고, 마지막(올림픽 출전)이니 훌훌 털고 기분 좋게 끝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단체전, 출전 안한 게 다행인 듯"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연아, 김해진, 박소연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연아, 김해진, 박소연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박영진


이번 올림픽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피겨 단체전이 신설돼 피겨 강국들의 경쟁이 올림픽 초반부터 가열됐다. 단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 이후에도 개인종목까지 출전해야 하는 만큼 컨디션이나 체력관리 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 대해 김연아는 "한 번 시합을 하면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는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1~2주 동안 두 번이나 출전하면 정말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출전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활약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등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김연아는 자신의 연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피겨는 기록으로만 성적이 나오는 스포츠가 아니다. 게다가 출전 선수가 매번 잘할 수도 없고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진다. 만족스럽게 경기에 임했다면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선수들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망주 김해진·박소연 "클린 프로그램 선보이고 싶다"

 김연아과 김해진, 박소연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치올림픽 출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연아과 김해진, 박소연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치올림픽 출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박영진


김연아와 함께 소치로 떠난 김해진(과천고)·박소연(신목고)에게 소치올림픽은 올림픽 첫무대이자 시니어 두 번째 무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목표로 뛰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진은 "모든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 나가게 돼 행복하다"며 "올림픽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맘껏 펼치고 싶다, 순위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연은 "깔끔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싶다"면서 "첫 번째 올림픽이다 보니 긴장도 되겠지만, 많이 배우고 오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피겨 유망주 두 명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가 1위를 차지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세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것에 대해 김연아는 "항상 국제대회를 나가면 혼자 있다 보니 외로웠다"며 "지난 밴쿠버 올림픽 때 곽민정(이화여대) 선수와 함께 참가했듯이 이번에는 두 명의 선수가 함께 참가하게 됐다, 다른 선수들은 팀을 꾸려 단체로 출전해 부러웠는데 이번에 우리도 (여자싱글뿐이지만) 함께 출전하게 돼 든든하다"고 웃어 보였다. 김연아는 은퇴 뒤 한국 피겨를 이끌어나갈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줬다.

"관중들이 꽉 찬 경기장에 나오면 긴장이 된다. 선수들이 연습 때 잘했기에 그만큼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제 시작 단계이니 평창을 바라보고, 출전에 의의를 뒀으면 좋겠다. 잘하면 좋겠지만, 못하더라도 올림픽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김연아는 "마지막 무대가 왔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시합 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자신 있다, 후회 없이 경기를 마치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연아는 오는 19일 자정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3그룹에서 경기를 펼치고, 20일 자정에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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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소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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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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