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및 문화복지지원을 위한」 안산시민 원탁회의
▲ IMG_01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및 문화복지지원을 위한」 안산시민 원탁회의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지난 2월 7일 6시  안산사회단체를 대표하는 각계각층의 인사 100여명이 안산시의회 대회의실에 모여 가득 찬 열기 속에 '안산시민 원탁회의 발족식'이 거행되었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및 문화복지지원을 위한> 안산시민 원탁회의가 주최하고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서울)가 후원한 우리의 슬픈 이주사(移住史), 고려인 디아스포라를 시민들 스스로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하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를 우리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진풍경으로 설명이 될 것 같다. 이 회의에는 여당 야당 지역구 4명의 국회의원들이 자문위원으로 자리를 같이 했다. 중앙아시아 동포문제를 국가가 해결하여야 할 제도적, 법적과제로 승격 시키고자 머리를 맞대고 한마음으로 토의에 임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중앙아시아 동포문제 하나를 놓고 하나가 되어 열과 성을 다하자 모두 한마디씩 격려와 말을 했다.

소위 '고려인'이라 불리는 중앙아시아 동포(고려인)들은 현재 한국에 약 3만명이 거주
하며 나름대로 꿈을 품고 조국(?)에서 주로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그 중 약 3000명이 안산에 거주하며 2000여 명은 안산시 원곡동 '땟골'이라 불리는 지역에 모여살고 있다.

반월공단 시화공단이 가까이 있다는 이점도 있으나 안산에서 제일 방값이 싼 지역이라는 이유로 이것으로 모여든 것이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및 문화복지지원을 위한> 안산시민 원탁회의가 개최되기까지는 야속한 조국, 무심한 안산시민들의 마음을 울린 사건에서 발단이 됐다.
 
김말로자 부고
▲ IMG_02 김말로자 부고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김말로자씨는 2010는 푸른꿈을 안고 조국에 왔다. 가죽염색공장에 근무하던 중 지병이던 폐결핵이 도져 2013년 안산중앙병원에서 입원하였으나 향년 55세로 운명하였다. 시흥 센트럴 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었으나 무연고 사망자로 3개월간 방치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안산의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지난해 8월에 시민장으로 치러줬다. 조국은 마지막으로나마 고인에게 예를 갖추어 드린 사건이 있었다.

이를 시발점으로 안산시민들은 고려인들의 문제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기막힌 사연을 모르고 지낸 부끄러움에서 시작,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활발한 시민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고려인들은 참담한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까지 하는 비극적 사건이 여러 건 발생하였었다. 조국은 손을 내밀지 않았으나 시민단체들은 고려인 동포를 돕기 위한 모임을 여기저기서 만들었고, 고려인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하였다.

고려인 야학 '너머' 대표 김승력

안산의 '고려인' 문제가 안산시민 모두의 문제로 부각된 뒤안길에는 평생을 바쳐 고려인을 위하여 일하여온 김승력(金勝力-46세)씨가 있다. 1997년 30이 되던 해 자신의 일생에 중대한 결정을 하고 러시아 유학길에 올랐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들을 돕기 시작하였다.

고려인 야학 ‘너머’ 김승력 대표
▲ IMG_03 고려인 야학 ‘너머’ 김승력 대표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3년간의 러시아 유학을 마치고 2011년 귀국을 하면서 고려인들을 저버릴 수 없어 다시 조국으로 돈벌이 온 고려인들이 참상을 개선하고자 팔을 걷어 부쳤다.   

안산시 선부동 '땟골'이라 불리는 지역에 모여 사는 고려인들을 위하여 우선 우리말 가르치기를 시작하였다. 취업하기 어렵거니와 요행히 취업을 하더라도 임금을 떼이기가 일수이고 또한 위험한 작업장에서 상해를 당하더라도 이렇다 할 항의도 할 수 없는 고려인에게 우리말 하기가 절실한 것이었다.

'땟골'에 야학을 열기 위하여 동분서주 하였으나 마땅한 자리도 없고 더구나 무일푼인 그들에게 원하는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김승력씨는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50만원 100만원씩 '무이자'로 빌려 너덧평짜리 사무실을 꾸리고 이 건물지하실 대여섯평을 얻어 교육장으로 만들었다.

일터에서 돌아온 고려인들은 저녁밥을 먹고 난 후 천근같은 몸을 이끌고 와서 저녁 9시에 시작하여 11시에 끝나는 교육에 빠짐없이 참가한다. 성인반 이외에 유치반 및 초등생을 위한 반이 따로 있어 토요일에 여러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교육을 한다.

그리기 학습을 하는 러시아인 자원봉사 선생님 타냐
▲ IMG_04 그리기 학습을 하는 러시아인 자원봉사 선생님 타냐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야학은 '별별'상담소를 겸해야 했다. '땟골' 고려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일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안산시 시민단체들도 함께하여  반월공단-시화공단에서 일어나는 임금분쟁, 상해처리 등을 도맡아해야 했다.

'고려인'들에게는 우리 외무부가 발부하는 비자로는 취업이 불가능하기하다. 마음 놓고 일도 못하는 처지를 이용하는 악덕사업주들까지 있어 고려인 야학 '너머'가 할 일은 쌓이고 쌓인다.

‘별별 상담소’와 ‘너머’ 사무실
▲ IMG_05 ‘별별 상담소’와 ‘너머’ 사무실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고려인 야학 '너머' 대표와 일꾼들 그리고 안산의 양심을 대표하는 사회 단체들의 노력으로 고려인들의 현상 문제제기와 해결방안의 모색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고려인 (안산)지역 간담회의
 
2013년 10월 21일 안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 안산에 머물고 있는 고려인들의 현황과 문제에 따른 대안을 찾기, 그중에서도 미취학 아동문제 실태파악과 조치의 필요성, 고려인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잃어버린 언어와 고려인으로서의 역사, 문화정체성을 찾기>를 위한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안산 고려인 간담회
▲ IMG_06 안산 고려인 간담회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고려인과 함게하는 송년 음악회

2013년 12월 28일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 고려인을 위한 안산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자선음악회가 개최되었다. 시민을 대표하는 사회단체들이 참여하였고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및 문화복지지원을 위한」 안산시민 원탁회의를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고려인과 함게하는 송년 음악회 포스터
▲ IMG_07 고려인과 함게하는 송년 음악회 포스터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발족

지난달 20일 국회 본청 의원식당 별실에서 동북아평화연대와 여·야 국회의원 54명을 비롯해 학계, 시민사회 대표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50만 고려인들과 국내에 체류하는 3만여명에 달하는 고려인의 권익보호와 생활안정 지원하고 '고려인복지문화지원센터' 건립 추진 등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시민단체들과 정치권이 대거 참가한 기념사업회는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이 예산으로 편성하여 고려인 이주 기념사업을 후원하도록 요청하였다.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발족식
▲ IMG_08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발족식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나는 자랑스러운 고려인이요

"유라시아 대륙을 돌아다녔지만 내가 커레이스키(고려인)임을 언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였소. 그리던 조국에 오니 그게 아니었소, 조국에서는 나를 외국인이라 합니다."

이안드레이는 어눌한 우리말로 말문을 연다.

‘자랑스러운 카레이스키‘임을 역설하는 이 안드레이
▲ IMG_09 ‘자랑스러운 카레이스키‘임을 역설하는 이 안드레이
ⓒ 라영수

관련사진보기


"꿈에 그리던 조국에 돌아왔으나 조국은 우리를 이방인 취급을 합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우리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은 하여주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안산시민 원탁회의에 초청되어 참가한 이안드레이의 얼굴은 붉어진다.


태그:#고려인, #고려인 야학 너머, #안산시민모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노인은 자신을 위해서 건강하게 살아야 하며 이는 사회에 대한 노인의 의무이기도한 시대이다. 노인들이 활기차게 살기 위하여 ICT기술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공유해가고 있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지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