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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8일 경기도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최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에서 '소통이 답이고 밥이고 일자리입니다'를 주제로 강연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8일 경기도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최 '찾아가는 10만인클럽 특강'에서 '소통이 답이고 밥이고 일자리입니다'를 주제로 강연 중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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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박원순 대항마' 찾기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승부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선거인만큼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은 공고하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서울거주 성인 500명 대상, RDD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서 새누리당의 유력 후보들과 한 가상대결에서 과반(50.1%~56.7%)이 넘는 지지율로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

그만큼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여당의 논의는 혼란 그 자체다. 현재 이혜훈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김황식 전 국무총리 영입 가능성에도 불이 붙고 있다.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인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조만간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필승카드'라 할 인사는 아직 없다.

진영·안대희·나경원·조윤선 등 서울시장 후보군 많았지만...

기초연금 정부안에 반발해 사퇴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013년 10월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진영 전 장관 기초연금 정부안에 반발해 사퇴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013년 10월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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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찾기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박원순 대항마'로 거론됐던 인사는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그는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치며 박근혜 정부의 신(新) 실세로 떠올랐다.  

특히, 그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함께 여당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입각한 것을 두고, '지방선거용'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청와대가 경기지사 후보로는 초대 민선 김포군수·김포시장을 거쳐 같은 지역에서 3선에 성공한 유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는 서울 용산에서 3선에 성공한 진 전 장관을 점찍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진 전 장관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 사태를 겪으면서 '길'을 이탈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소신행보'라는 해석까지 내놨지만, 현재 '외톨이'에 가까운 당내 입지를 볼 때 사실상 출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대선캠프 인사 가운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것은 진 전 장관만이 아니다. 대법관 출신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도 입길에 올랐다. 앞서 그는 초대 총리 후보와 감사원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안 전 위원장은 대선 직후 일본에 다녀온 뒤 곧장 미국 스탠포드 팰로우십에 참여하면서 이 같은 '설'은 가라앉았다.

'안대희 서울시장 카드'가 다시 점화된 것은 그가 귀국한 후다. 특히 그가 진 전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며 국내 활동을 재개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안 전 위원장은 이 같은 관측에 "법조인 본연의 업무로 돌아온 것이다, 정치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경원 전 의원·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오랫동안 입길에 오른 '서울시장 후보군'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올해는 아직 그런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후보가 정해지면 열심히 돕도록 하겠다"면서 서울시장 선거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자신이 새누리당 중구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한 사실을 밝히며 사실상 국회의원 총선을 정치무대 복귀시점으로 삼고 있음을 드러냈다. 조 장관 역시 같은 날 <연합뉴스>와 한 신년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는) 아닐 것 같다,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설을 일축했다.

징발론까지 불거졌던 '정몽준 카드'... "권영세는 서울시장 생각 없더라"

'타천(他薦)'과 '고사(苦辭)'인 연속되는 셈이다. 7선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동작을)도 이 '악순환'에 빠지지 않는 인사다. '정몽준 차출설'은 지난해 10월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황우여 당대표가 정 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문제를 상의했고, 정 의원도 종전 견해와 달리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 의원 측이 "최근 황우여 대표와 만나 서울시장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 내년 서울시장 출마 문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밝힌다"고 했지만 '차출설'은 수그러지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출마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 아니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지난 3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선 내가 직접 후보가 되는 것보다 능력 있고 자격 있는 우리 당 후보들을 돕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닌가 한다"라며 불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관련 기사 : 정몽준 의원, 서울시장보다는 2017년 대권?).

그럼에도 정 의원을 향한 당의 러브콜은 계속됐다. 특히,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원을 겨냥,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으로 본다"면서 "선공후사 정신으로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해 당내 논란을 일으켰다.

정 의원이 이에 "너무 말씀을 가볍게 하신다"고 일침을 놓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6일 JTBC <정관용 라이브>에 출연, "울산에서 늘 당선되던 분을 서울 동작구로 출마를 시킬 때도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당에서 징발하다시피했다"면서 "(정 의원을) 차출이 아니라 징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애꿎은 '돌'을 맞은 이들도 있다. 바로 권영세 주중대사와 손석희 JTBC 사장이다. '정몽준 차출론'이 사실상 무산되자, 홍 사무총장은 곧바로 "당내외에서는 주중대사 하시는 권영세 전 의원을 모셔 와야 된다는 분도 계신다"면서 '권영세 차출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16일부터 2박 3일 간 열렸던 '한-중 차세대 정치지도자 포럼'에 참석했던 한 야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권 대사를 만나서 (서울시장 선거 차출설) 그런 얘기가 나온다고 했는데 웃고 넘기더라, 권 대사 본인 말로는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출장도 자주 가고 할 일이 많다고 했다"면서 "정색하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는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손석희 JTBC 사장은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과 한 오찬 덕에 '영입대상'으로 꼽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손석희 영입설'에 "사적인 만남이었다, 선거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선거행보 돌입한 이혜훈 VS 고심 거듭하는 김황식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지난해 7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지난해 7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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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까지 거론됐던 후보군 중 유효한 인사는 이혜훈 최고위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도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외부인사 영입론'과 '단독추대론' 등에 "필패를 부르는 하급 전략"이라고 비판하며 경선 등 당의 지방선거 전략 확립을 강하게 주장한 바 있다. 또 지난 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당 일각의 '중진차출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내달 중 공식 출마선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관련기사 : "짤린친박? 개념친박은 맞다 시장선거, 대선후보 노름판 안돼").

이날(20일) 열린 출판기념회도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 출정식'에 가까웠다. 새누리당 황우여 당대표·최경환 원내대표·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홍문종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서청원·정몽준·이인제·김무성 의원 등 중진 의원이 총출동했다.

정몽준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열망이 이 자리에 반영돼 있는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이 반드시 승리해서 박근혜 대통령 정권 2년차를 힘 있게 끌어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이 의원과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자"면서 "서울의 미래를 만들자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출마 여부를 확정짓지는 않았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정몽준 의원과 함께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꼽혔다. 특히 호남 출신인데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며 얻은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혔다. 친이(친이명박)계가 '김황식 카드'를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출마 여부를 '확답'하지 않은 채 지난달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 UC 버클리대 로스쿨 한국법 센터의 수석고문직을 맡아 오는 4월 중순까지 체류하는 일정이었다. 이는 서울시장 출마 요구에 대한 거절로 읽혔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최근 국내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17일 SBS와 한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조용히 지내고 다른 역할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제안이 온다면 그때 나름대로 판단해서 답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제가 추대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꼼수"라면서 경선에 응할 의사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긍정적 의사를 밝힌 셈이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제 바람은 그런 제안(서울시장 선거 출마)마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라면서도 "내게 그런 제안이 온다면 그때 내 입장을 밝히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새누리당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강력한 공격전술 구축을 위해선 외부 인사들을 영입해 경쟁구도로 지방선거에 내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김 전 총리는) 후보자 중 한 명으로 여러 채널에서 그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사진은 김 전 총리가 2011년 10월 1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1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독하는 모습
 김황식 전 국무총리. 사진은 김 전 총리가 2011년 10월 1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1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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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깜짝 출마 인사'로는 '종북지자체장 퇴출' 발언 논란을 일으킨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가 유일하다. 그는 오는 23일 일부 보수우파단체들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정 대표 등 애국진영 후보를 직접 돕기 위해 미디어워치 대표 사임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정 대표는 새누리당 당원이다, 황우여(대표) 같은 자들이 낙하산을 내리꽂지 않고 공정 경선을 보장해주면 경선에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선거, #이혜훈, #김황식,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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