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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익중 동국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핵발전소 공포-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강연을 하고 있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핵발전소 공포-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강연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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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인클럽은 '핵' 문제로 새해를 열었습니다.

무엇보다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새해. 어떤 내용의 강연이 우리들의 그런 바람에 부응하는 주제일까? 먹고 사는 문제와 환경으로부터의 안전이 해결되어야 인정, 사랑, 자아실현 등 사회적 욕구로 나아간다지요.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행복의 전제조건으로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은 무엇일까. 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핵무기? 그보다 우리 생활권에 들어와 있는 핵발전소 이야기입니다.(※핵발전소를 원자력발전소라 부르는 것은 한국과 일본뿐입니다. 핵발전소는 핵력을 이용해 열을 내는 것이니 핵발전소가 맞고 그래서 영어로도 'nuclear power plant'이지요.)

후쿠시마 핵사고가 바꾸어놓은 삶

그래서 김익중 교수(동국대 의대 미생물학)를 모셨습니다. 본질로 바로 육박해 들어가는 명쾌한 강의로 정평이 나 있는 분이지요. 경주에서 20년 동안 강의실과 집을 오가며 '얌전하게' 살아온 분이 어느 날 사회운동가가 되는 과정은 영화 <변호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탈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인 점이 그랬습니다.

김 교수는 경주에 방사능폐기물처리장 공사가 결정되자 지역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안전성 문제를 검토하게 됩니다. 결국 방사능이 누출될 것이라는 결론을 얻고, 2년 동안 공사 중지를 위해 애써왔지만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지요. 조금씩 지쳐갈 무렵 경주환경운동연합 의장직에서 연구위원장으로 한발 뒤로 물러서서 호흡을 고르고 있던차, 후쿠시마 핵사고가 터졌습니다. 다시 그는 완전히 다른 삶으로 진입합니다. 후쿠시마 폭발 장면을 수백 번 보면서 "일본은 망했구나"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드는 생각. "한국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거의 매일 전국을 돌며 탈핵 강의를 했고 꼽아보니 530회. 7시간 운전해서 2시간 강의하고 집에 돌아와 이메일 확인하고 원고 쓰고 퍼자기. 그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가 가장 절망적일 때는 '그동안 내 강의를 들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어볼 때였다고 합니다. 3만명. 한 가지 이슈가 사회 변화로 이어지려면 100만 명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럴려면 내가 꼬박 100년은 강의를 해야겠구나. KBS 같은 곳에서 나에게 강의 기회를 준다면...." 그렇게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10만인클럽 회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14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이날 특강 '핵발전소 공포- 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에는 100석의 강의실이 꽉 찼고 부부, 친구, 자녀 등 동반 참석이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쑥고개 성당과 볍씨학교에서는 아예 무리지어 오셨습니다. 김익중 교수의 강의는 숫자와 낯선 용어들의 학술적 권위를 해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핵발전소 공포-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강연이 열리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핵발전소 공포-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강연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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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얻는 발전소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연료를 태워서 물을 끓이고 그 수증기로 증기터빈을 돌리는 방식. 화력발전이 석탄이나 석유를 태운다면, 핵발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연소시켜서 물을 끓이는 방식입니다. 석탄화력의 경우 연료를 매일 집어넣고 재를 꺼내는 일을 반복하지만 원자력의 경우 연소시 핵분열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한번 핵연료를 넣으면 약 4년 동안 밤낮없이 물을 끓이게 됩니다. 굉장하지요. 4년 동안 쉬지 않고 불이 타오른다고 생각해보세요.

4년 뒤에는 어떻게 할까요?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핵폐기물)는 여전히 뜨겁기 때문에 물통(임시저장수조)에 넣어 찬물에 식혀야 합니다. 이게 또 10년 이상이 걸려요. 다 식으면 그 다음은? 10만년∼100만년은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인류의 역사보다 긴 시간입니다. 문제는 10만년 동안 안 깨지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고준위 핵폐기장을 만들 기술이 아직 없다는 겁니다. 원전이 있는 나라가 41개국인데, 다 몰라요. 

최근 우리 정부가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중간저장소'를 만들자는 수준입니다. 어디다 만들까요? 서울? 다들 반대하겠죠? 어쨌든 만든다고 칩시다. 100년 뒤에는요? 10만년을 버티려면, 100년마다 새로 1000개를 만들어야 되요. 남한 땅이 남아나겠어요? 혜택은 우리가 다보고 이 골치아픈 쓰레기를 후손들에게 떠넘기자는 거 아닌가요?"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핵발전소는 그 '정상' 상태로도  관리비용이며, 안정성이 위험천만하다는 공감이었을까요. 다음 얘기는 이웃나라 일본으로 넘어갔습니다.

"후쿠시마 1∼3호기 원자로의 연료봉이 녹아내렸잖아요. 그럼 대책 없어요. 지구상에는 그걸 담을 그릇이 없어요. 원자로도 뚫고, 콘크리트 바닥도 뚫고 흘러내려가는 겁니다. 그 내부를 찍으려고 일제 로봇, 미제 로봇 다 넣어봤지만 즉사했잖아요. 일본 정부는 40년 내에 처리하겠다지만 전문가들은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 사이에 오염수는 계속 나오겠죠. 일본 정부가 부인하다가 최근에야 인정했는데 매일 1200톤씩 오염수가 나온다잖아요. 저는 그말도 못믿겠어요. 10배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난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계속 거짓말을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따르면, 후쿠시마로부터 반경 350㎞까지 고농도로 오염되어 있다고 해요. 도쿄도 포함됩니다. 일본 땅의 70%에 해당하죠. 우리로치면 고리원전에서 의정부까지의 거리입니다. 사고가 터지면 남한 전체가 고농도오염지역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일본에 사는 건 위험합니다, 이민가세요"

땅이 오염됐다는 건 농산물이 오염되었다는 것. 그것은 바로 일본인의 밥상으로 이어집니다. 김 교수는 일본 의사회의 초청으로 갔던 강연 사례를 들려주었습니다. 망설이다가 결국 해버렸다는 그 말. "일본에서 과연 건강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요. 여기 사는 건 위험합니다. 이민가세요…." 세슘의 반감기는 30년. 열 번은 돌아야 오염이 대충 사라지는데 그러면 300년입니다. '일본은 망했다'는 말이 과장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얘기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후쿠시마 앞바다로 유출되고 있는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에 도착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원전은 우크라이나에 있었지만 인접국 벨라루스의 피폭 피해가 컸던 건, '팡' 터지면서 지상으로 쏟구친 방사능 물질이 제트기류를 탔고, 때마침 벨라루스에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컸던 것이지요. 후쿠시마의 경우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와는 반대쪽으로 향해갔다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김 교수는 앞으로 2, 3년이면 우리나라 근해에도 도달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 뒤에는?

"일본 정부가 공개하지 않아 후쿠시마에서 유출된 방사능의 양을 알 수 없어요. 우리나라 근해가 얼마나 오염될지 닥쳐야 알 수 있죠."

그러면서 당장은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 기준을 kg당 370베크렐에서 100베크렐로 강화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 김 교수는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핵발전소 공포-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강연을 하고 있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핵발전소 공포-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강연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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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크렐이라는 것은 1초에 몇 개의 핵붕괴가 일어나느냐는 뜻입니다. 그래서 100베크렐(Bq/Kg) 하면 100베크렐로 오염된 식품 1kg당 1초에 100개의 핵붕괴가 일어난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음식 1kg을 먹으면 우리 몸 안에서 1초에 100개, 2초에 200개, 하루에 억만 개의 핵붕괴가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원자가 붕괴될 때마다 방사능이 나옵니다.

'의학적인' 안전 기준치란 없어요.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능도 암 발생 확율을 증가시킵니다. 제로(0)가 가장 안전한 거죠. 식품에 허용되는 방사능 기준치란 원전의 이해 당사자들, 정부나 기업 등의 '관리' 수치일 뿐입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후쿠시마 이후 피폭량 기준치를 20배 올렸으면서 식품 기준치는 1/4로 줄였어요. 우리나라도 종전에는 기준치를 370베크렐로 잡았다가 최근에 100베크렐로 낮춘 거예요. 고무줄이죠."

원전 23기를 가동중인 대한민국. 개수로만 치면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지만, 땅 넓이에 대비하면 가장 많은 원전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짓고 있는 5개의 원전과 신규부지로 확정된 삼척과 영덕의 원전을 합치면 42개의 원전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원전은 사양산업이다"이라고 김 교수는 확언합니다. 그 근거는 3가지로 요약됩니다. ▲가파르게 증가하던 세계 원전 개수는 지난 25년 동안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미국은 스리마일 핵사고가 발생한 1979년부터 30년 동안 원전을 짓지 않았다. ▲유럽은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 이후 원전 개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고 후쿠시마 이후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유럽과 미국의 빈자리는 한국·중국·인도가 메꾸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의 사정은 더 비참합니다. 전 세계 전기 생산 중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가능발전의 비율은 20%. 핵발전의 비중은 11%에 불과하지요. 중국조차도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은 18%에 달합니다(핵발전 2%). 우리나라는 핵발전에서 얻는 전기생산 비중이 35%인데 반해 재생가능발전은 3%. 그나마도 쓰레기매립지 가스를 제외하면 순수한 재생가능에너지만 계산하면 2%도 채되지 않습니다.

"그냥 꼴찌입니다. 경쟁자 없는 꼴찌! 너무나 독특한 길을 혼자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예산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요." 김 교수는 쓴웃음을 짓습니다. 

용기와 위로를 주는 그래프

강의실 분위기가 침울해질 무렵, 김 교수는 청중들에게 한 개의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스스로를 '사회운동 초년병'이라 부르는 그가 지칠 때마다 용기와 위로를 주는 그래프라네요.(아래 그림 참조) 이런 근거입니다. '2016년부터 20년 동안 원전 개수가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원전 건설이 많았던 1970-1980년대 지어진 많은 원전들이 수명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250∼300개 원전 건설을 완공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원전 하나를 짓는데 10년이 필요하다. 10년 내 250개의 원전이 착공될 수 있을까?'

 신규 원전 없을 때 세계 핵발전소 가동 개수 예측(2012년~2058년).
 신규 원전 없을 때 세계 핵발전소 가동 개수 예측(2012년~2058년).
ⓒ 김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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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세대로라면 세계 원전 50, 60년 뒤면 사라집니다. 탈핵, 됩니다.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나라뿐입니다. 우리 정부에게 이런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그냥 세계 유행을 따라가시라고. 시간 들고 돈드는 '연구'하지 마시고 그냥 베끼시라고. 유식한 말로 '컨닝'이라고 하죠?(웃음) 여러분, 탈핵은 승자가 되는 싸움입니다."

청중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졌습니다. 그렇게 김 교수의 2시간이 넘는 열정적인 강연은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김 교수가 준비해온 자신의 신간 <한국탈핵> 두 권은 볍씨학교에서 온 두 명의 여학생에게 증정되었습니다. 

그리고 10만인클럽도 분위기에 편승해 한 가지 즉석 공약을 했습니다. 10만인클럽 특강 동영상은 원래 회원들만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인데 저작권을 과감히 포기, 무한 공유하겠다고요. 그랬더니 회원들은 '김익중 탈핵 특강' 동영상을 널리 유포하겠다며 화답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새해 소망하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 성큼 다가선 듯했습니다.

▲ [10만인클럽 특강 81] 김익중 "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 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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