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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는 과연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제대로 보기는 했을까?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썰전-예능심판자>를 보면서 들었던 첫 번째 의문이다.

이날 <썰전>은 최근 연기 맞대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미스코리아> 오지영(이연희 분)와 SBS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전지현 분)의 매력을 비교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청률에서부터 워낙 인기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별에서 온 그대>가 <미스코리아>보다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전지현과 이연희 두 여배우만큼은 모두 극 안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언뜻 보면 당연한 평가였고, 또 어떤 면에서는 그동안 언론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오간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밋밋한 비평이었다. <미스코리아>의 부진을 이선균의 매력적이지 못한 캐릭터에서 찾은 허지웅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눈에 띄는 의견도 없었다. '예능심판자'라는 프로그램명이 너무 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전지현의 반복된 이미지가 문제라고 지적한 김구라. 지난 16일 방영된 jtbc<썰전>중 한장면.

전지현의 반복된 이미지가 문제라고 지적한 김구라. 지난 16일 방영된 jtbc<썰전>중 한장면. ⓒ jtbc


그래서일까. <썰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김구라가 기어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별에서 온 그대> 속 전지현을 두고 대중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김구라는 전지현에 대해 "다들 망가졌다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땐 전혀 아니다. 전지현은 지금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60세가 돼도 잘 할 것이다. 이젠 그 이미지가 지겹기도 하다. 연기변신을 꾀했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CF를 포함해 전지현은 늘 비슷한 이미지를 고수한다"며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낄 시점이 왔다. 차기작에서도 생머리를 휘날리며 남자 주인공만 바꾸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전지현의 이미지, 문제 될 게 없는 이유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지현의 반복된 이미지에 대해 대중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김구라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현재 10회까지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는 20% 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매회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극 중 천송이 캐릭터는 전지현이 아니면 누구도 생각해 볼 수 없을 만큼 그녀에게 최적화되어있다. 물론, 그녀의 연기 스타일상 그런 역할을 잘 소화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우가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적받을 이유는 없다.

김구라의 발언이 화제가 되자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전지현의 이미지, 피로가 높다'를 주제로 누리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비록 큰 차이는 안 나지만 '문제 될 게 없다'는 쪽에 더 많은 표가 나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짚고 넘어 가자면 전지현이 늘 비슷한 이미지'만' 고수했던 것은 아니다. <4인용 식탁> <블러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은 분명 <엽기적인 그녀>와 <도둑들> 속 전지현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가장 최근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 <베를린>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전지현 역시 이전 이미지와 공통점 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더 크다. 상대적으로 유쾌하고 발랄한 캐릭터로 등장한 작품이 인기를 더 끌었을 뿐, 그녀가 늘 같은 이미지만 고집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녀는 충분히 '변신'이 가능한 여배우다.     

 전지현은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전지현표 유쾌하고 발랄한 캐릭터가 여전히 매력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지현은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전지현표 유쾌하고 발랄한 캐릭터가 여전히 매력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 sbs


물론, 그녀가 하루빨리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통해 대중에게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연기보다 외모가 더 주목받은 그녀 입장에서는 '잘할 수 있는 것'을 놔두고 굳이 위험한 도전을 감행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옷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색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야 말로 진짜 '피로'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신비주의 이미지 속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대중배우로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그녀에겐 오히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올라가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때문에 대중이 여전히 그녀에게 천방지축형 캐릭터를 원한다면 그녀는 작품 안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도 무방할 것 같다.   

배우에게 변신은 당연히 필요하고, 도전은 숙명과도 같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의 전지현에게 있어 그녀의 이미지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지금 충분이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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