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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BRC(Bio Research Complex, 바이오연구단지) 조성사업 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이번에는 경기도 부천시 상동 길병원 부지 문제로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가천대학교 길병원은 지난해 12월 부천시에 병상 1000개, 사업비 약 5000억 원 규모의 종합병원 신축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부천시가 상동 길병원 부지의 용도변경을 추진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성 없다며 착공지연... 공시지가 6배 상승 

상동 길병원 부지 면적은 원미구 상동 588-4번지 일원 2만3401㎡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기준으로 부평 방면에 위치하며, 천주교 인천교구 부천교육관 뒤편이다. 해당 부지는 자연녹지로 용적률이 80%에 불과해, 길병원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이 땅의 용도를 용적률이 230~250%가 가능한 주거용지로 변경해줄 것을 부천시에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부천데일리뉴스>는 "부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동현 의원이 '길 의료재단이 매입한 상동 길병원 부지에 대한 진행사항을 밝혀 달라'는 요구에, 김홍배 부천시 도시국장이 '당초 길 의료재단이 병원 건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했으나 용적률 100%는 경쟁력이 없다며 종합병원 건립에 난색을 표한 뒤,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제안해 '2030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길병원은 2001년 5월 17일 병원을 짓겠다며 한국토지공사(현 LH)로부터 해당 부지를 63억 원에 매입했다. 그 뒤 2002년에 지하 5층·지상 15층(641병상) 규모의 병원 건축허가를 얻어 2004년 착공 신고를 했다. 신고 후 길병원은 자연녹지 용적률과 건폐율을 적용해 병원을 지으면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착공을 미뤘다.

길병원이 건축허가를 받고도 착공을 하지 않자, 부천시는 2007년 3월 6일에 건축법에 따라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그러나 최근 부천시가 기존 입장을 바꿔 길병원의 요구를 수용해 용도변경을 추진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길병원은 당시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땅을 매입했다. 2001년 당시 매입가격은 1㎡ 당 26만9200원이었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2004년에 1㎡ 당 101만 원으로 상승했고, 2013년엔 150만 원으로 상승했다.

현재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 총액은 351억150만 원으로, 매입 당시 63억 원에서 무려 6배 가까이 상승했다. 여기에 자연녹지를 주거용지로 변경할 경우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특혜시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천상동 길병원 부지 가천대학교 길병원 부천 상동병원 부지는 인천 부평구와 부천시 경계 한 복판에 있다. 또한 부평지역 소재 인천나누리병원과 인천성모병원, 부평세림병원까지 직선거리는 각각 1.3km, 2.3km, 2.4km에 불과하다. 부평 소재 병원들이 부천 소재 병원보다 더 상동 길병원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셈이다.
▲ 부천상동 길병원 부지 가천대학교 길병원 부천 상동병원 부지는 인천 부평구와 부천시 경계 한 복판에 있다. 또한 부평지역 소재 인천나누리병원과 인천성모병원, 부평세림병원까지 직선거리는 각각 1.3km, 2.3km, 2.4km에 불과하다. 부평 소재 병원들이 부천 소재 병원보다 더 상동 길병원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셈이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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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종합병원들 "특혜" 반발- 부천시 "개발이익 환수하면 돼"  

부천시가 용도변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천지역 종합병원들이 가장 먼저 특혜라며 용도변경 중단을 촉구했다.

순천향대학 부천병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부천대성병원, 다니엘병원 등 부천지역 5개 병원장은 6일 오전 공동으로 부천시에 "특혜 논란이 있는 용도변경을 강행해 특정 재단에 엄청난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병원장들은 "길병원이 매입한 토지는 용적률 80%가 적용되는 자연녹지로 시중 가격보다 5배 이상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했다. 그래놓고 부천시에 용적률을 높여달라고 하는 것은 고의로 착공을 지연해 땅값을 올리는 부동산 투기 수법이자 부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부천시는 당초 중장기 도시기본계획에 중동 신도시에 대형 병원을, 상동 길병원 부지에 중형 병원을 계획했다. 그런데 이제와 용도변경으로 대형 병원이 들어서게 하는 것은 선진 의료체계를 고려해 작성한 당시 도시계획을 무시한 행정절차"라고 꼬집었다.

부천시의 입장 선회에 대해 이 지역 부동산업체도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땅의 용도가 자연녹지로 돼있어 싸게 매입했다. 그런데 이제 와 바꿔달라는 병원이나 이를 들어주려는 부천시나 한통속이다. 서민들의 용도변경 요구에는 꿈쩍도 안 하던 공무원들이 큰 병원의 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로 민원을 수용하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질타했다.

부천시도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용도변경 입장은 완고하다. <부천데일리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천시 김홍배 도시국장은 "길병원 제안 수용 시 특혜 의혹 시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발이익을 환수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경기도의 승인 여부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국장은 또 "길병원이 노인종합병원 건립 계획을 제안했으나 지역주민들의 거부감 등을 고려해 노인과 어린이 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특화된 병원을 건립하는 것이 용도변경 취지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보냈다. 아직 이에 대한 길병원의 답변은 없다"고 밝혔다.

부천시 병상수 이미 포화상태... 부평시도 타격 입을 것 

상동 길병원 부지 용도변경 논란은 자연스럽게 병상 과잉 공급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천지역 5개 병원장은 "현재 부천시 인구 1만 명 당 병상수는 59개로 인접지역 광명시 19개, 시흥시 29개, 김포시 44개, 수원시 46개에 비해 현저히 많아 병상수가 이미 포화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병상수의 증가는 곧 과열경쟁으로 이어져 의료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기본적인 계획조차 무시한 채 특정 법인에 부여하는 특혜정책과 행정절차를 반드시 재검토해야한다"고 부천시에 촉구했다.

상동에 길병원이 들어서면 부천뿐 아니라 부평지역 병원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동 길병원에서 순천향대학 부천병원과 부천대성병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까지 직선거리는 각각 1.6km, 3.5km, 4.5km다.

또한 부평지역 소재 인천나누리병원과 인천성모병원, 부평세림병원까지 직선거리는 각각 1.3km, 2.2km, 2.4km에 불과하다. 부평 소재 병원들이 부천 소재 병원보다 더 상동 길병원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유숙경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장은 "현재 부평구의 병상수는 4702개로, 인구 1만 명 당 병상수는 84개다. 이는 부천 59개보다 더 많다. 해당 부지는 부천 소재지만 사실상 부평과 부천 경계 한복판이다. 병상 1000개 규모의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부평구의 병상수는 102개 되고, 부천시는 70개가 된다. 병원 간 과열경쟁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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