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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안녕들 하십니까' 그리고 더 나아가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나는 국민들의 경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현실 정치인이 바로 보수 기득권 세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안철수' 국회의원이다.

혹자는 필자의 이 단도직입적인 평가에 당혹감을 보이거나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모두가 그만큼 이런바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가 마치 보수 기득권 세력이 아니라 경제 민주화를 요구하는 일반 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집단적인 착각에 빠져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필자 역시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등에 입고 안철수 의원이 처음 등장할 당시에 그가 미국의 인권 운동 사례인 '로사 파크스'의 인권 투쟁 사례를 언급하는 것을 보고 정말 한국에서는 경제 민주화를 위해 보수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는 대항마 역할을 기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필자의 그러한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 허상임이 하나씩 드러났다.

필자는 이미 지난해 대선 전인 11월 30일, 필자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안철수씨가 국민을 핑계 삼아 '새정치'라고 포장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예상한 바 있다(필자의 지난 글 보기).

"그는 이러한 것을 기반으로 이른바 새정치라는, 국민이라는 전부를 안고 가려고 하는 이상적이고 소설적인 정치 타령을 했으니, 단일화 여부를 떠나서도 그는 당연히 실패한 것이고, 이 실패를 거울삼아서 이제 정당을 만들고 극보수 하부 진영부터 연계하여 또 다른 보수정당(본인들은 죽어도 아니라 하겠지만, 즉 새정치를 희망하는 국민정당이라 포장하겠지만)을 곧 만들어 나갈 것임은 이미 두 눈에 훤히 보이고 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안철수 그는 이미 대선 이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더 바른 소리를 하자면, 필자로서는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니라 안 박사 자신이 이러한 한국 사회의 모순된 정치 상황을 타개하는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게, 일단은 그래도 다소 진보적인 현 야권으로의 정권 교체를 진행한 다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를 바랐으나, 이는 필자가 그의 기반도 인정할 수 없었고, 그의 과도한 욕심도 한몫하였기에 당초에 버렸어야 할 희망 사항이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안철수가 말하는 안철수의 생각(정책)이나 새정치라는 것이, 무엇을 기반으로 하는지가 정의나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했으며 "이제 말을 바로 하자면, 그는 당연히 극보수 기득권층 내의 다소 하부를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었다.

또한, 당시 글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55~60%라는 여론조사에도 한국의 대선은 참 기이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그 원인에 관해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이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의 여론(?) 주도 프레임이 이를 왜곡하고 있으며, 몇 안 되는 진보 언론마저도 이를 깨지 못하고 오히려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 나아가 "단일화, 혹은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를 목마르게 기다린 순진한 국민들이나 안철수 개인이 아닌 안철수 현상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적잖게 실망하였을 것이고, 이에 따라 이 신화를 창출한 극보수 언론들의 승리의 함성이 필자가 있는 미국에까지 들려오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러한 '안철수' 신화를 창출한 보수 세력의 승리를 예견했었다.

보수 기득권 권력을 대표하는 안철수의 '새정치' 마취는 계속되고 있다

필자가 지난 칼럼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이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의 정체성을 올바로 깨닫고 있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 현실이 오늘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보수 기득권 세력의 영구 집권을 위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집단적 착각이 지속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앞서 극보수 언론들의 프레임 왜곡을 말했지만, 그보다도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안철수 의원의 그럴싸한 미사여구에 모든 국민들이 집단적인 착각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집단적 착각은 진보 언론이나 일부 지식인들마저도 '정체성이 뭘까'라는 의문만 제기할 뿐, 근본적인 평가나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안철수 의원은 어떤 미사여구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길래, 국민들이 집단적인 마취에 빠지는 것일까. 먼저 그 원인을 살펴보자. 우선 안철수 의원은 <안철수의 생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민의 생각을 받들지 못하는 정당들,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는 정치시스템,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 구조 등이 '구체제'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국민들이 답답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는 것이죠. 새로운 체제는 이런 구체제를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대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합의'가 필요하고요."(<안철수의 생각> 중에서)

그는 그 자신 스스로 "국민들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정치 현실에 대한 실망이 저에 대한 기대로 모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과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경제시스템 등을 극복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 가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그런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안철수 현상'에 대해 본인 스스로 예리한 판단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제 이유는 밝혀졌다. 다시 말해 이 말을 듣는 국민들은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는가. 바로 이 안철수 의원의 미사여구보다 더한 국민적 마취제가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출마하는 정치 신인은 물론, 하물며 보수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박근혜 대선 후보도 '경제 민주화' 등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국민을 현혹시킨 바 있다. 그러나 당선 후 헌신짝처럼 내 던진 말이라는 것을 이제 국민들은 점점 깨달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미사여구로 포장된 '안철수 현상' 더 나아가 '새정치'라는 허상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번 글에서는 우선 이른바 '새정치'의 본질에 관해 안철수 의원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정치적인 부분만 지적함으로써 그가 얼마나 향후 기득권 보수 권력을 대변할 것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안 의원의 박정희 참배, 그리 놀랄 일 아니다

안철수 의원은 2012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독재자 박정희 묘역을 참배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유신 독재 시기를 비롯해 해방 후 우리 현대사를 독재의 철권으로 다스려 온 박정희 독재자의 묘역을 참배했다는 사실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바로 그의 정체성을 놓치기에 안성 맞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정말 왜 박정희 묘역을 참배했을까.

그는 2012년 9월 20일 대선 출마 의사를 피력하고 처음으로 박정희 묘역을 참배했을 때는 그나마 세간의 이목을 감안해 삼자 화법을 통해 "역사에서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돌아보는, 그래서 공과 과가 있다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 공직을 맡으신 분들이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우리 산업의 근간이 마련됐지만, 법과 절차를 넘어선 권력의 사유화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를 위해 노동자, 농민 등 너무 많은 이들의 인내와 희생이 요구됐다"고 미사여구를 동원했다. 이어 "산업화시대의 어두운 유산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퇴보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박정희가 아니라 박정희 시대에 우리 산업의 근간이 마련되었다고 다소 피해 나갈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공과 과가 있다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 '공직을 맡으신 분들이'라고 자신이 아니라 삼자 화법을 동원한 것이다. 이는 다분히 국민감정을 피해 나간 발언이었고 정확히 말하면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1일, 새해 첫날에 다시 찾은 박정희 묘역의 참배에서는 권력을 향한 속내를 다시 어김없이 드러내었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 역대 전직 대통령들에게 공과 과가 같이 있어서 공은 계승하고 과는 극복해야 하는 게 우리 후손의 역할"이라고 정치 신인인 자신이 과거 박정희 독재자의 공(?)을 계승하는 후손임을 분명히 밝혔다.

파문이 확대하자 이른바 '새정추'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출신 김효석 전 의원은 지난 2일, "어제 현충원을 다녀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에 대해 말이 많다, 저는 지금 생각해도 잘 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며 "우리가 참배했다고 리더십까지 따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명히 안 의원은 공을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김 전 의원은 '예우' 차원에서 참배했다며 "리더십까지 따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니 안철수 의원의 이른바 '새정치'에 동참한 김 전 의원도 '새정치'의 근원적 정체성을 모르고 있다는 일면을 단박에 드러내는 사건에 불과했다.

혹자는 설마 국민의 아픔을 덜어주겠다고 나선 안철수 의원이 이른바 산업화라는 핑계로 수많은 인권을 압살하고 경제 민주화를 가로막았던 과거 독재 세력에게도 공이 있다고 말했으며 이를 계승해야 한다고까지 말했겠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이러한 생각이 안철수 의원의 역사 인식임을 그 스스로 이미 이전에 밝혔었다.

안철수는 이미 "민주화 논리는 산업화의 성과를 부정했다"고 밝혀

해방 후 한국 현대사가 왜 왜곡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역사적 인식이 전무한 안철수 의원의 생각은 <안철수 생각>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산업화에 대한 공을 수차례 칭송한 바 있다. 더 나아가 그는 이른바 민주화의 논리는 산업화의 성과를 부정했다고 분명히 밝혔었다. <안철수의 생각>에서 안철수 의원은 이점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는 선진국들보다 훨씬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인권이나 민주화를 무시했던 산업화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화의 성과를 부정했던 민주화 논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저는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위해 애쓴 분들로부터 혜택을 입었다고 생각하고, 고 김근태 의원 등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서도 큰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는 지난 50여 년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했습니다. 처음 25년은 이른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몰두했고, 후반 25년은 자유에 대한 갈구를 토대로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안철수의 생각> 중에서)

이러한 인식은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에 바탕을 둔 제삼세계 독재자들의 과거 역사 인식과 거의 궤도를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수많은 지구 상의 국가들이 나름 한국보다 앞서 산업화와 경제 개발에 성공했지만, 경제 민주화 등 민주화를 진척시키지 못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추락한 사례를 굳이 필자가 제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안 의원은 과거 역사, 특히 산업화를 핑계로 하는 독재 정권의 철학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렇게 안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이 보수 기득권 세력임을 밝히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 대다수는 때로 너무 큰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혼돈의 이유는 안철수에 대한 국민의 몰이해가 아니라 바로 안 의원의 교묘한 미사여구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 일례로, 그는 이러한 과거 독재 정권의 산업화 논리에 대한 확고한 동조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로 출마를 선언하고 2012년 10월 4일, 전라남도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지금 수준의 산업화가 가능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혀 다른 뉘앙스로 국민을 현혹했다. 이러한 상황을 잘 꿰뚫어 본다면 오늘날까지 국민들이 이른바 안철수의 '새정치'의 정체성을 모르게 마취시키고 있는 주범이 누구인지는 쉽게 파악될 것이다.

안철수의 박정희 '공과론'은 박근혜와 그대로 닮아 있다

필자가 안철수 의원의 이러한 과거 독재 정권에 대한 '공과 과'라는 역사 인식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라면, 이는 필자 혼자 느끼는 감정일까. 정치인 박근혜는 과거 유신 독재 시절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5·16  쿠데타 등에 대한 평가에서 안철수 의원의 인식과 똑같이 이른바 '공과론'을 내세웠었다.

일례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인 박근혜는 지난 2012년 7월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5·16 군사쿠데타에 대해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 한다"며 "그 뒤에 나라의 발전, 오늘날의 한국이 있다는 점을 돌아볼 때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바른 판단을 내리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당시 후보는 유신 독재체제에 대한 질문에도 "지금도 찬반 논란이 있으므로 국민이 판단해 주실 것이고 역사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그 시대에 피해를 보고 고통받은 분들과 가족분들에게는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시 줄여 요약하자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으로 산업화를 통해 오늘날의 초석을 만들었으며 이는 '공'도 있지만, 피해를 보고 고통받은 사람들에게는 죄송하다는 '과'도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라는 포장을 내세우며 <안철수의 생각>과 독재자 박정희의 묘역을 참배하면서 밝힌 한국 현대사의 과거 인식과 그대로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이제 안 의원은 도대체 무엇이 과거 독재 정권의 '공'이며 왜 그것을 후손들이 '계승'해야 할 '역할'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새정치'라는 탈을 쓴 구태 보수 독재 세력에게 끝없이 마취되어 가면서 경제 민주화를 전혀 이루지 못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깨어나지 않는 국민과 국가에 미래는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진실의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철수, #새정치, #보수 기득권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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