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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어버스에 승객들이 승차하고 있다
▲ 서울 투어 버스 서울투어버스에 승객들이 승차하고 있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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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설렁탕으로 아침을 먹었다. 구수한 국물맛과 시큼한 깍두기 맛이 입맛을 돋운다. 오늘은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여행할 계획이다. 광화문 근처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했다. 1층 버스는 12000원, 2층 버스는 15000원이다. 각각 버스가 다니는 코스가 다르다. 1층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시티투어 버스는 여러 관광명소를 다니는데, 자기가 보고 싶은 곳을 선택하여 구경을 한 다음 시간에 맞춰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면 된다. 투어 버스는 보통 25분 간격으로 있다.       

덕수궁에서 내렸다. 덕수궁으로 들어가는 대한문이 활짝 열려 있다. 이곳은 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불타고 없어지자 피난 갔던 선조와 광해군이 오랜 기간 궁으로 거처 했던 곳이다. 뿐만 아니라 고종황제도 이곳에서 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거쳐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덕수궁에는 선조가 조회를 열던 중화전이 근엄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 뒤로는 선조가 승하하셨던 석어당이 단청을 하지 않은 모습으로 고풍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석어당 앞에 오래된 살구나무 한 구루가 서 있는데, 길게 늘어진 살구나무 가지가 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덕수궁 입구인 대한문으로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 대한문 덕수궁 입구인 대한문으로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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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중화전 뒤에 자리한 석어당
▲ 석어당 덕수궁 중화전 뒤에 자리한 석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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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을 지나 용산구 서빙고로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들어섰다. 멀리서 보아도 건물이 웅장해 보인다. 박물관 뒤로는 남산 타워가 파란하늘을 화폭삼아 높이 솟아 있다. 박물관으로 들어섰다. 꽤 큰 연못이 발길을 가로막는다. 연못은 꽁꽁 얼어 있고 얼음위로 박물관 그림자가 길게 누워있다.

박물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진지하게 관람을 하고 있다.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적은 물론, 아시아 문화유적까지 폭넓게 전시가 되어있다. 관람은 무료이며 해설사가 있어 재미있고 알기 쉬운 문화유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휴식공간도 충분히 있고 음식점도 있다. 박물관이 매우 크기 때문에 대충 돌아보아도 한 나절은 족히 걸린다.

국림 중앙박물관 입구의 모습
▲ 국립중앙박물관 국림 중앙박물관 입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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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전쟁기념관으로 간다. 용산구 이태원로 부근에 있는 전쟁기념관에 들어섰다. 늠름하고 훈훈한 표정의 군인 동상들이 반겨준다. 기념관 광장은 눈썰매장으로도 이용하고 있었는데 많은 가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섰다. 6·25 동란 때 맹활약했던 군인들의 얼굴들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곳은 6·25전쟁때 사용했던 무기들과 각종 물건 그리고 당시의 사건을 영상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다.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전시관을 돌아보았다. 6·25에 대해서는 학창시절에 나름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되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또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어느 외국 참전용사가 영상을 통해 들려주는 한마디는 오랫동안 귓가에 남아 가슴을 울린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총 맞아 죽고, 얼어 죽고, 굶어 죽는  전쟁 현장을 수없이 보면서 이 땅에서 이 같은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절규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이억만리 먼 나라까지 와서 추위에 떨며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겠는가! 그들이 전해주는 참혹한 전생의 실상을 우리는 귀담아 듣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일어나서도 안 되며 무조건 막아야한다. 인천상륙상전의 4D영화와 중강진에서 적에게 고립되어 영하 38도의 추위와 싸우는 미군들의 모습을 담은 3D영화는 전쟁기념관의 백미라 생각된다.  

용산 이태원로에 있는 전쟁기념관의 모습
▲ 전쟁기념관 용산 이태원로에 있는 전쟁기념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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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버스는 다시 이태원과 남산타워를 들러 동대문 패션타운으로 간다. 시간이 허락하면 다 돌아보고 싶지만 벌써 오후 4시가 넘었다. 이미 창경궁과 창덕궁은 문을 닫을 시간이다. 가족들과 이야기 나눈 끝에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내렸다. 거리는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쇼핑상가 안은 입추의 여지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옷을 고르고 흥정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아내와 막내는 어디로 갔는지 금세 보이지 않는다. 한참 후에야 얼굴에 웃음을 가득 안고 나타난다. 이미 두 손에 옷을 한보따리 들고 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다.

6시가 넘었다.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청계천을 걸어가며 서울의 모습을 천천히 둘러본다. 서울의 명소를 하루 이틀에 다 돌아보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다. 이번에 돌아보지 못한 곳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창경궁, 창덕궁,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등 조선의 5대 궁궐과 한옥마을을 도보로 돌아보는 고궁여행도 좋고, 이태원 명동 인사동 홍대  번화한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특히 박물관과 뮤지컬 그리고 방송국을 일정에 잘 맞추어 관람하는 것도 좋은 여행이라 생각된다.

서울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겉만 화려한 도시라기보다는 여행자가 감동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살아있는 도시여야 한다.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고궁은 충분히 볼거리가 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주인이 없는 느낌이다.

궁궐에는 왕과 왕비 그리고 궁녀는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리고 전쟁기념관에는 진정한 평화를 사랑할 수 있도록 누가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따뜻한 전쟁 영화를 만들어 상시 상영하는 것은 어떨까? 또 박물관에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역사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는 것은 어떨까?


태그:#전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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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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