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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도)노동자가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 품 안으로 들어 온 것에 대해 외면할 수는 없다. 자비문중으로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호하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명분없는 양보와 타협은 결코 하지 않겠다. 오늘밤 12시까지 복귀해달라, 이때까지 돌아오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어떤 말이 "어머니 마음"으로 한 말일까? 위 내용은 조계종이 26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철도노조원들이 조계사로 피신한 것과 관련해 배포한 보도잘의 일부이다. 아래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최 사장은 지난 9일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자 '대국민 사과문'에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대화와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오늘의 상황을 맞고 말았다"며 "저는 집나간 자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여러분들이 우리의 숭고한 일터로 속히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일만에 '최후통첩을 했다. 최후통첩에 누리꾼들은 어머니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비판한다.

이근행 MBN PD(@mbcpdlee)는 "자기 신념을 뒤집고 부끄러움 없이 정권의 앵무새가 되어 '어머니의 마음' 운운하며 대량징계 대체 인력선발 등의 도발적 행위를 아무런 부끄러움없이 저지른 최연혜씨. 그런 인간들이 판치는 건 언론계도 마찬가지다. 아니, 더 심하다"고 분노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seojuho)은 "뺑덕어멈도 놀랄 잔인한 어머니 최연혜 사장님! 진정한 어머니라면 자식들 사지로 내몰지 말고 정부에 수서발 KTX 면허발급 중단 요청하라!"라고 주장했다. 한인섭 서울대교수(@truthtrail)도 "코레일 사장. '어머니의 마음으로' 임한다는 분이 '최후통첩'이란 살벌한 군대용어를 쓸줄은 몰랐다. 어느 쪽이 본 마음일까"라고 반문했다.

@js8*****는 "어머니의 심정을 운운하던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오늘 자정까지 노조원들을 복귀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노조원에게 최후통첩을 했다"면서 "조계사에 가서 형식적으로 협상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바로 강경모드로 돌아섰다 이것은 싸우자는 얘기다"고 비판했다. @ez*****는 "이것도 어머니의 마음인가요? 협박 같아 보이는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어머니를 자주 입에 담았다.

"여성리더십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어머니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2012.10.27 '대한민국 여성혁명 시대 선포식'
"남성 위주의 권력투쟁 정치를 봐왔는데 이제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민생을 챙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어머니와 같은 여성 리더십이야말로 국정 중심에 두고 나라를 이끌어 갈 것이다."-2012.11.22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어머니와 같은 리더쉽으로 국민들을 묶어내고,끊어진 기회의 사다리를 이어놓겠다. 기회가 넘치는 나라, 빈곤의 되물림을 확실히 끊어, 가난해도 무료로 공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다"-2012.12.18 경남 창원시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28일 민주노총 총파업 포스터 문구는 "독재자 딸이 아니라 나는 독재자다"이다.
 28일 민주노총 총파업 포스터 문구는 "독재자 딸이 아니라 나는 독재자다"이다.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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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권 후 열 달 동안 그가 보여준 리더쉽은 어머니 마음도, 아버지도 리더쉽더 아닌 독재자 리더쉽이었다. 민주노총이 28일 총파업 포스터에 "독재자의 딸이 아니다! 나는 독재자다!"를 문구를 넣은 것이 헛말이 아니다. 철도노조 파업 관련해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한나라당 대표시절 민영화를 주장했던 전력이 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정부 발표를 신뢰해 달라고 하지만, 정작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5년 11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현 정부(참여정부)'에서 공기업 민영화 방침도 거의 백지화됐는데 우리가 집권하면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고 하는 박근혜 대통령 아닌가? 그런데 지키지 않는 일이 많다. 경제민주화,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등등. 폐기한 것이 많다. 시민에게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 누리꾼들은 박근혜 대통령 '창조경제'를 '참죠경제'라고 패러디 하고 있다.  

"더워요 에어컨 좀 켤게요."
"전기가 부족하니 좀 참죠."
"공약하신대로 기초노령연금주세요."
"국가재정이 부족하니 좀 참죠."
"그럼 반값등록금이라도."
"돈 없는데 참죠."
"고교까지 무상교육은?"
"좀 참으라니까요."

경제민주화를 '민영화'로 만들어버린 박근혜 대통령. 어머니 리더쉽은 온데간데 없고, 독불장군이 되었다. 시민에게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시민은 고달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최연혜, #박근혜,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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