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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견지와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사에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종교계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 모습 드러낸 철도노조 박태만 부위원장 수배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견지와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사에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종교계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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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오후 10시 19분]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기자회견... 경찰, 사찰 포위한 채 검문검색

25일 오후 6시 40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 피신해 있던 박태만(55)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기자들 앞에 섰다. 오른쪽 가슴에 'KORAIL' 마크가 박힌 검은색 운동복 차림으로 나온 그는 굳은 표정이었다. 기자들과 함께 이를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투쟁"을 외치며 환호했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먼저 조계사 측에 사과를 했다. 그는 "조계사에 허락 없이 들어오게 돼서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저희가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오직 조계사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조계사가, 종교계 어른들이 나서서 철도 문제 해결해달라는 간곡한 심정이었다"며 "사회적 갈등이 하루 빨리 해결되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6일, 27일 집회와 28일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국민 참가를 호소했다.

수배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견지와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사에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종교계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 모습드러낸 철도노조 박태만 부위원장 수배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견지와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사에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종교계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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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부위원장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 불교계와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불자님들과 조계사에 관계하고 계신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다, 종교계가 나서서 파국으로 치닿는 철도민영화 문제에 머리를 맞대 달라. 그리고 중재에 나서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

- 다른 지도부와 연락이 되나?
"연락되고 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도 조만간에 공개된 장소에서 여러분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 지난 22일 민주노총 본부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나.
"말씀드릴 수 없다."

- 김 위원장이 어떻게 나온다는 것인가?
"저희 위원장이 나오는 것은 아무런 조건이 없다. 필요하다고 여기는 장소에 나타나서 여러분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 불교계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단체에도 협조를 구할 예정인가.
"제가 어릴 적부터 불교계와 인연이 깊다. 평소에도 불교에 신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계사에 들어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종교에 계신 분들과 상의한 것은 아니다."

- 언제까지 계실 것인가.
"단정할 수 없다."

- 신도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 나갈 의향이 있나.
"저희가 거듭해서 죄송한 말씀을 하고 있다. 갈 곳이라고는, 더 이상 기대할 데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만난 보살님들도 손잡고 잘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얘기했다."

일문일답 뒤에 지지자들은 "감기 조심하라", "절대 흔들리지 마라", "힘내라"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또 퇴거 의향을 물은 기자가 누구냐고 고성을 질렀다. 일부 지지자들은 <TV조선>과 <채널 A> 카메라 기자들에게 달려 들어 "당장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부위원장 "민영화 아니라지만 사람 바뀌면 언제든..."
박태만(55) 전국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강경책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임금 올려달라고 파업하는 게 아니다"며 "해외 사례에서 보듯 철도가 민영화되면 가장 위협받는 것이 국민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 끌려가듯 무릎 꿇고 현장에 복귀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파업을 한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우리를 무릎 꿇릴 수는 있어도 마음을 승복시키지 못하면 이런 파업 사태는 또 터진다, 정부가 강하게 나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코레일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가 이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은 사람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뀌는 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연혜 사장이 평생 코레일 사장을 할 게 아니다, 대통령도 4년 뒤에 바뀐다"며 "그때 가서 (코레일) 적자가 심해진다고 민영화 절차 밟고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발뺌하면, 그땐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고 따졌다.

파업으로 인한 국민 불편에 대해서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차 운행 간격이 길어지는 것을 떠나서 현재 차량정비도 제대로 안 된 열차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이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또 다른 사고가 터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우리의 투쟁은 국민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와 안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수배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견지와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사에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종교계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박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 가기위해 합당한 채 극락전을 나오고 있다.
▲ 합장하는 철도노조 박태만 부위원장 수배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견지와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사에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종교계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박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 가기위해 합당한 채 극락전을 나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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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오후 3시 30분]

철도노조 "지도부 건재, 파업 대오는 강고하다...
종교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절박함 양해해달라"

검문체포영장이 청구된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경찰이 조계사 입구에서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 경찰 조계사 앞 검문검색 강화 검문체포영장이 청구된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경찰이 조계사 입구에서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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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철도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는 건재하며 총파업 투쟁을 지휘하고 있다"며 "파업 대오는 현재 강고하게 유지돼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부가 수배중인 상황에서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국장이 입장문을 읽었다. 철도노조는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관련해서 "사전 허락 없이 들어간 것에 대해 조계사 관련자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우리 사회의 양심을 지켜 오신 종교계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을 양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철도노조는 "조계사가 철도노조 파업과 대화를 무시한 정부의 탄압과 사회적 갈등이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 대다수의 '철도 민영화 반대' 여론을 경청해 달라"며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26일 오후 4시, 전국 지역별 결의대회와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28일에는 전국의 철도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후 경찰이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과 철도노조에 대한 폭력 탄압을 규탄하며 박근혜 정부의 철도 민영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철도는 우리 모두의 것"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후 경찰이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과 철도노조에 대한 폭력 탄압을 규탄하며 박근혜 정부의 철도 민영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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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오후 2시 20분]
노조 면담한 박원석 의원 "해결 열쇠 정부에 있다"

25일 오후 1시 10분경,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해결 열쇠는 여전히 정부가 쥐고 있다"며 "정부는 민영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믿도록 해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현재 서울 종로 조계사에 은신 중이다.

이어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전 정부에 이어 국민과의 소통부재를 답습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민주노총 체포영장 집행과정에서 처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강경 일변도의 대책을 내려놓고 국민들과 소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극락전 내부 상황에 대해 "박태만 부위원장을 포함해 철도노조원 4명과 불교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이 함께 있다"며 "이들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하지만 정부쪽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어 답답해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돌아간 뒤 극락전 앞에서 불교 신자들간에 고성이 오갔다. 한 여성이 철도 노조 지도부를 향해 "이북 가서 김정은이 '꼬붕'이나 해! 거지발싸개 같은 것들이 와서 조계사 물을 흐리냐"며 고성을 질렀다. 이에 한 남성이 "시끄럽다, 조용히"라고 맞고함을 치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2신 : 25일 낮 12시 20분]
경찰, 조계사까지 강제 진입할까...병력 증원 배치

수배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가 피신한 것으로 확인된 조계사에는 25일 정오 현재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경찰이 병력을 2배로 늘리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관할서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3개 중대 2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해 주변의 검색을 강화했다"며 "종교 시설에 진입할 수 없어 조계사 주변을 둘러싸고 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계사에 철도노조원 4명이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일반 노조원이고 노조 간부는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1명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찰'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이 있는 만큼 체포 작전에는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이 조계사에 투입된 전례는 있다. 1995년 한국통신 노조 파업과 1998년 현대중기산업, 2002년 발전노조 사태를 포함해 세 차례다. 또 지난 22일 <경향신문> 사옥을 강제 진입했기에 조계사 진입 여부도 미지수다. 조계사 측은 조계종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철도노조원들을 강제로 내보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조계사 내 극락전에서 25일 오전,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종교인들과 면담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조계사 내 극락전에서 25일 오전,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종교인들과 면담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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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면담한 성공회 신부 "불안한 모습도 보여"

성탄절인 25일 조계사에는 오전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도부가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진 극락전 앞에는 취재진 20여 명이 대기중이다. 이따금씩 철도노조 노조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화장실에 드나들었다. 기자들이 안부와 상황을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께에는 대한성공회 신부 3명이 조계사를 찾았다. 10여분 동안 극락전 2층에서 지도부를 만나고 나온 한 신부는 기자들과 만나 "불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지지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인사차 들렀다"며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고 언론도 지지하고 있으니 힘내라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원은 말씀드릴 수 없다"며 "조용히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 측은 오후 2시 조계사 피신과 관련해 서울 용산구 철도노조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연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국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1계급 특진까지 건 상황에서 또 다시 강제 진입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경찰이 종교사찰에까지 무리하게 진입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 국장은 "조계사 쪽의 협조를 받아 식사 등의 편의를 제공받고 있다"며 "피신한 사람들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1신 : 25일 오전 10시 10분]
철도노조 지도부 일부, 조계사에 피신 중

서울 종로 조계사 내에 수배중인 철도노조 지도부 일부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도부가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진 조계사 내 극락전 앞에 기자들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 종로 조계사 내에 수배중인 철도노조 지도부 일부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도부가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진 조계사 내 극락전 앞에 기자들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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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 일부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내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4명의 지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조계사 내 극락전 입구에는 취재진 20여 명이 대기중인 상황이다. 극락전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에서는 철도노조를 돕고 있는 한 관계자가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곳에서 수배중인 간부를 비롯해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사회부장 "노조원들, 보호해야 한다"

이날 BBS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출연한 조계종 사회부장인 보화스님은 "경내에 들어온 철도노조원들은 사회적 약자인 만큼 보호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철도 민영화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경찰이 철도 지도부를 강제로 검거해서는 안 되며 종단이 이들을 신변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전날 철도 노조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조계사에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종교시설인 조계사 경내로는 진입하지 못하고 입구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경찰은 조계사 쪽 허락 없이 박 수석부위원장 등의 체포에 나서는 건 무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5일 현재, 1개 중대 1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조계사 인근을 지키고 있다.

경찰은 파업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지난 22일 <경향신문>사옥에 자리잡은 민주노총 사무실에 강제 진입했지만 단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한 바 있다.

한편, 철도노조 측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철도노조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태그:#철도노조 총파업,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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