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 위더스필름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18일 개봉한 영화 <변호인>이 누리꾼들의 '별점테러(특정 작품에 의도적으로 낮은 평점을 매기는 것)'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작품에 최하 별점을 매겨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부러진 화살> <26년> <남영동1985>에 이어 <변호인>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모티프로 한 <변호인>을 비롯해 위 영화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소위 '정치적'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볼 여지가 있는 작품이라는 점. 아무리 제작자와 감독이 "그저 영화로 봐달라"고 해도, 실제 역사와 현존하는 인물을 다룬 만큼 입장 차이는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작품을 보수와 진보라는 대결구도로 놓았을 때 벌어진다.

영화 <변호인>의 개봉 2일 전 예매율은 22.3%로 1위였다. 누적 예비 관객도 10만 명에 육박했다. 그리고 지난 18일 개봉 이후 11만 9966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평일 이 정도의 관객 수면 상당한 기록이다.

1점과 10점으로 극단적 평가...네이버 "아이피 모니터 중"

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을수록 포털사이트 평점은 들쑥날쑥했다. 개봉일인 18일 오전 기준으로 네이버 영화 사이트에 올라온 <변호인>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3.97점이었고, 오후 10시 무렵엔 4.70점이었다. 그리고 현재 19일 오후 2시 기준으로는 6.34점이다. 개봉 전 2만 6931명이, 개봉 후 1만 2천여 명이 참여해 현재까지 약 4만 명이 <변호인>의 별점을 매겼다.

흥미로운 사실은 개봉 직전과 직후 평점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대부분의 평점이 10점 아니면 1점으로 극단적인 배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10점을 준 평점은 영화가 개봉한 18일 오후 5시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간간이 1점을 매기는 누리꾼들의 모습 역시 확인할 수 있다.

1점 행렬은 극우 성향 웹사이트 회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일베'로 불리는 일간베스트에서는 이미 '별점 테러 방법', '이 시각 평점' 등 영화 <변호인>을 겨냥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조갑제닷컴에는 지난 12일과 14일에 걸쳐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사건'에 대해 '민주화 사건이 아닌 공산주의 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온 상태다.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을까.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19일 <오마이스타>에 "현재는 개봉 전과 개봉 후로 평점을 나눠볼 수 있게 관리 중"이라며 "개봉 전에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리뷰 역시 누리꾼과 전문가 리뷰로 구분해서 시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무분별한 인신공격, 욕설, 불법적 게시글을 자체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별점 테러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나와 있진 않은 모양새다. 이 관계자는 "(누리꾼들 평점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같은 아이피나 아이디의 글을 모니터하면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리뷰나 평점에 있어서 하나의 아이디가 하나의 글을 올리게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별점이 절대 기준 아냐...개봉 이후 온전한 평가 이어질 것"

이런 현상에 대해 <변호인>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영화사 NEW의 양은진 과장은 "분명 특이한 상황인 건 맞다"며 "영화를 보지도 않고 1점을 주는 분과 여기에 대한 반대급부도 있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평점이 온전한 평가기준은 아니"라고 강조한 양 과장은 "영화에 대한 입소문도 중요하다"며 "개봉을 했으니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이고, 그럼 더 많은 분들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 홍보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퍼스트룩 관계자 역시 "개봉 후에 영화를 보신 분들에 의해 평점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SNS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영화에 대한 온전한 평가가 계속 올라올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평점을 크게 우려하진 않는다"며 "포털 평점이 절대적 기준도 아니고 영화의 힘이 있으니 입소문이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변호인>의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이미 제작보고회에서 별점 테러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이미 성숙하기에 개봉 전 테러는 하나의 해프닝이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변호인 별점테러 네이버 26년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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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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