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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를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가 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지역사회에서 공익을 고양하는 역할을 목적으로 인권센터를 열고 업무에 들어갔다. 그 첫 번째 행사로 10일 오후 대구지방변호사회 강당에서 이주민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대구경북 이주민의 실태와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토론회는 대구 경북 인권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정한 인권주간 행사여서 민변 소속 변호사뿐 아니라 많은 인권활동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함께해 이주민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정재형 인권센터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고경수 대구평화교회 목사가 '선교의 관점에서 본 이주민 지원실태 및 대안모색', 임복남 성서노조 집행위원장이 '성서이주노동자 무료진료서 10년 사업', 김헌주 경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이 '고용허가제의 허와 실'에 대한 발제를 했다.

 

이외에도 오세용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이 '연근해어업 선원이주노동자의 실태와 문제점', 최현진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이 '이주여성 정책의 명암'이라는 주제의 발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고경수 목사는 대구이주민선교센터의 지원내용을 사례로 들고 보수적인 교회와 진보적인 교회가 선교에 대한 시각 차이로 연결점을 찾기 어려운 점을 강조하고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복음주의 관점으로 이주노동자들을 돕는 교회와 단체는 복음전도를 중심에 두고 있고 진보적인 교회에서는 이주민들에 관한 노동문제나 복지문제 등 생존권 보호와 제도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어 통합하고 연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에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라는 관점으로 일방적인 시혜나 보살핌으로는 이들을 더욱 게토화시키고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료진료나 무료 법률상담, 무상지원 등이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이주민들이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고 정당한 요구를 통해 적극적인 자기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주민들을 지원하는 실무자들에 대해서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헌신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실무자들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그들의 경제적, 가정적 삶에 대한 기본적 보장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점도 강조했다.

 

임복남 집행위원장은 성서지역 이주노동자 건강권조사를 들어 "이주노동자들의 건강문제는 단순히 시혜나 인도주의적 지원대상이 아닌 인간으로서 당연히 평등하게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은 영세하고 위험한 사업장에서 장기간 일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다치는 경우도 많지만 원활하게 치료를 받는 경우가 적어 산업재해가 잘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위험한 기계나 약품을 다루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안전교육과 노동자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사업장의 보호설비 확충과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를 위한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감시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병원을 이요하기 힘든 점을 들어 작은 질병도 치료할 수 있는 보건소 등 공적자원을 확충하고 홍보를 통해 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성서이주노동자진료소가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소장은 산업연수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과정을 설명하고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용허가제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외국 현지에서 송출업체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사업장 이동의 제한으로 인해 노동권 및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업장이동 횟수의 제한과 사유의 제한 등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강제근로를 일반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허가제로의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세용 소장은 선원이주노동자의 실태에 대해 "중국, 베트남의 경우 1000만원 이상의 높은 송출비용을 지불하고 국내에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며 "높은 송출비용을 지불하고 국내에 들어오지만 입국 후 소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또한 선원이주노동자의 경우 열악한 노동조건과 생활조건을 들고 한국 선원과 다르게 최저임금이 낮게 책정된 문제도 지적했다. 특히 선원이주노동자 90%가 욕설이나 폭언을 듣고 40% 이상이 폭행을 당한 실태조사를 들며 심각한 인권수준에 대한 정부기관의 관리감독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현진 사무국장은 여성이주노동자들의 10.7%가 성폭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고 가해자는 대부분 회사 사장이나 관리자였다며 이들에 대한 예방교육과 안전한 기숙공간의 사용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예인비자(E-6)를 통해 들어오는 이주여성들의 경우 성매매나 인신매매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E-6비자가 사실상 성매매 업소에 외국인 여성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미군 주변 업소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일정량의 술을 팔지 못하면 '바파인(성매매의 속어)'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예를 들기도 했다.

 

특히 국제결혼이주여성의 경우 법무부가 귀화승인에 대해 인색하다고 비판하고 결혼이주민의 체류권 보장과 국적신청, 심사제도의 합리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혼인관계가 해소된 이주민에 대한 체류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제에 이은 토론자와 방청객 간의 질의응답과 토론도 이어졌다. 특히 이주노동자들 중 가장 힘들고 인권개선이 필요한 선원이주노동자들의 인권실태에 대한 동영상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엄창옥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장은 "오늘 개소식을 갖고 출범한 민변 인권센터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인권현장에서 뛰는 활동가들에게 많은 조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그:#민변 대구지부, #인권센터,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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