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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10일자 사설 '서울시 의원들, 장애 학교 예산 깎아 '혁신학교'에 돌리다니'를 통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마치 특수학교 예산을 깎아 혁신학교 예산을 늘린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이 신문의 보도는 서울시교육청 예산 심의 과정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주요 쟁점이 되었던 각각의 예산 삭감 부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우선 사립학교 긴급·위험 시설 수리비 삭감 관련해선, 사립학교 법인의 법정부담금을 성실히 납부하지 않은 학교들과 교육청의 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학교들의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아울러 원처분에 대한 부당한 감경처분을 한 비리사학에 대하여 재정결함보조액에 준하는 시설 사업비를 삭감한 것이다. 이는 학생들을 볼모로 위법, 탈법을 저지르고도 자숙하거나 반성하지 않는 비리사학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또 장애 특수학교는 예산심의에 앞서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대상이 돼 행정절차를 받아야 하는데, D학교와 S학교 등은 이를 다 이행하지 못했다. 애초 이 학교들은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무리하게 계획을 수립한 후 이미 제출하였던 안건을 철회까지 하면서 의회의 의결을 받으려고 했었다. 따라서 위원회는 모든 행정절차가 완료된 후 심사하기 위하여 보류한 것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올라오면 통과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사립유치원 납입금 안정화 추진계획 알림'공문을 발송해 사립유치원의 원비를 동결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실제적인 인상요인인 유류비와 식자재 등에 한정해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인상폭은 인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납입금 평균(누리과정지원 포함 52만7314원)보다 높게 받고 있는 사립유치원은 교육비를 인하하거나 동결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달했다. 이후 지난 3월 15일에는 물가관계부처회의에서 '유치원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사립유치원의 교원인건비 지원을 확대하여 유치원비의 인상을 억제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위가 사립유치원 예산을 삭감한 이유는 사립유치원이 교원인건비 지원을 받음에도 이러한 정부와 교육청의 지침 및 가이드라인 등을 위반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교구비가 삭감된 유치원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유치원비를 인상한 사립유치원 577개원이다.

이번에 특정 특성화고에 대한 운영지원 예산도 삭감됐는데, 2008년부터 5년 이상 특별 예산을 지원받은 S공고와 M고는 특별 지원 예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교육위는 판단했다. 이는 다른 특성화고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었다. 이미 5년간 집중적인 행·재정지원을 받은 두 학교는 자립기반을 갖출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에선 고등학교 1, 2학년 수능대비용 전국모의고사 예산도 삭감됐는데, 이는 작년 예산 수준으로 삭감한 것이다. 1, 2학년의 경우 두 달에 한 번 꼴로 전국모의고사를 볼 경우 이외에도 전국학업성취도 평가, 중간, 기말고사 등 과도한 시험 부담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교육위 의원들이 이번 예산 심의에서, 주로 전시성, 행사성, 탁상행정에 가까운 예산들은 과감하게 감액하거나 삭감하였고, 교육청 청사 이전 예산 75억도 삭감하였다.
▲ 서울시의회 교육위 의원들 서울시의회 교육위 의원들이 이번 예산 심의에서, 주로 전시성, 행사성, 탁상행정에 가까운 예산들은 과감하게 감액하거나 삭감하였고, 교육청 청사 이전 예산 75억도 삭감하였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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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추가비용을 3153억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재단전입금 비율이 현저히 낮거나, 감사결가 미이행 사학의 자기책무성을 강화하고,(국제중 재단 등 비리사학 포함) 이미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진 특정 특성화고에 대한 중복투자를 최소화해 시교육청의 재정건전성과 행정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했다.

또한 주로 전시성, 행사성, 탁상행정에 가까운 예산들은 과감하게 감액하거나 삭감하였다. 교육청 청사 이전 예산 75억 원도 삭감하였다. 청사 이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호화청사로 따가운 눈총을 많이 받고 있는 지자체들을 볼 때, 시기상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혁신학교 예산을 두고 말들이 많은데,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을 넘어 이제는 공교육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행복을, 학부모님들에게는 만족을, 선생님들에게는 보람을 찾아주고 있는 진짜 행복학교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학교들이 혁신학교이다. 교사 중심의 주입식, 경쟁 교육 탈피하여 학생 중심의 협력교육, 터득교육, 체험교육하자는 학교가 혁신학교다.

경기도의 경우, 너도 나도 혁신지구를 늘려 달라 아우성이라고 한다. 서울시 교육위는 그동안 문용린 교육감이 일부 수구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정략적으로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 감사를 벌인 것도 모자라 예산 60%를 삭감한 것을 예년 수준으로 복원한 것이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본인 지역구의 민원에 못 이겨 교육환경개선비 증액한 것을 두고, 적어도 보수 언론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동안 보수 언론들은 친환경무상급식 때문에 학교시설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의원들이 증액한 사업들은 화장실, 도서관, 급식실, 체육시설 등 낡고 노후화된 시설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교육상임위 의원들은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그늘지고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계수조정 과정에서 혹시 일부 오해가 있거나 잘못이 있다면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충분히 수정 보완될 것으로 믿는다. 다시 말해,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더 삭감할 예산도 있고 더 증액할 예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전후맥락을 다 생략하고 장애학교, 특성화고교 등에 대한 홀대, 자기지역구 챙기기라고 호도한 <조선> 사설 및 보수 언론들의 보도는 심히 유감이다.

덧붙이는 글 |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이와 유사한 글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냅니다.



태그:#조선 동아 편파왜곡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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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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