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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살인이며 국기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살인이며 국기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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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9일 오후 8시 7분]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격분했다. 9일 기자들 앞에 선 이정현 홍보수석의 입에서는 '언어살인', '국기문란', '무서운 테러' 등 초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이정현 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양 최고위원이 대통령에 대해서 암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한 것은 언어살인과도 같다"며 "그 자체가 국기문란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또 "양 최고위원의 발언은 박 대통령에 대해 위해를 선동하는 무서운 테러"라며 "국가원수에 대해서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어머니를 흉탄에 잃었고 아버지 마저 흉탄에 잃었다. 박 대통령 자신 또한 테러를 당해서 목숨을 잃을 뻔했던 분"이라며 "아무리 반대를 하고 아무리 미워한다해도, 이런 분의 가슴에 이런 식으로 대못을 박지는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정(중앙정보부)'이란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국정원을 무기로 신공안통치와 신유신통치로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의 맹비난은 계속 이어졌다. 그 어느 때 브리핑 보다 격앙된 목소리였다. 이 수석은 "보통 사람의 경우도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데 하물며 3선 의원이자 변호사, 민주당 최고위원이라는 분이 이렇게 말을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민주당 최고 당직자라는 분이 당 공식 석상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흉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어떻게 보면 대통령을 무너뜨리고, 그렇게 해서 나라를 망가뜨리겠다고 하는 의도가 아니고는 이런 발언을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 이 나라 국회의원 맞느냐"며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냐"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선 불복과 양승조 최고위원의 대통령 암살 가능성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위기조장용 발언... 국정원개혁특위 무력화 의도?"

반면, 민주당은 이정현 수석의 브리핑을 "지나친 확대해석이자 위기조장용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거센 반발을 두고 국정원개혁특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정현 수석이 대통령 암살 가능성을 언급하며 입장을 밝히라고 했는데, 아무리 내가 국어실력이 부족하다해도 양승조 의원의 발언이 암살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참한 말로와 같은 상황이 오지 않도록 대통령이 책임 있게 (정국을)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암살이라는 단어를 이상하게 해석해서 마치 대통령 암살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처럼 얘기한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자 위기를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 최고위원은 앞서 이날 민주당 대전시당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는 독선과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안통치', '유신통치'의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런 전철을 밟지 말고 국민과 소통을 통해서 이 총체적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발언의 진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관영 대변인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지나친 반응을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자꾸 민주당이 대선 불복하는 것처럼 포장해서 우리를 대선 불복 세력으로 덧씌워,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이) 정쟁을 일으키고 불안을 일이키는 세력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또한 국정원개혁특위와 관련해, 새누리당 내의 반발을 고려해서 이런 기회 통해서 (특위) 삐꺼덕거리게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10일 국정원개혁특위의 국정원 업무보고를 앞두고, 새누리당은 이날 민주당과의 간사 협의를 거부했다. 10일 국정원개혁특위 개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한편,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3가지 요구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 오늘 중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사과와 양승조·장하나 의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 대선 불복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발표 ▲ 문재인 의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또한 김한길 대표는 이날 사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다만, 10일 오전 8시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박근혜, #라이더세상, #양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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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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