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리뷰나 주장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반론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세상만사 다 그런 것인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SBS 일요예능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 MBC 일요예능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가 세간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고, 뒤를 이어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가 세상을 들썩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이 조금 시들해지자 사람들의 시선이 또 다른 예능을 향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제 막 3시즌이 시작된 KBS 일요예능 <해피 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 프로그램, 멤버 몇 명만이 바뀌었을 뿐인데 괜히 관심이 간다. 전 시즌의 멤버들과 비슷한 멘트를 하는데도 왠지 신선한 느낌이 들면서 빙그레 웃음이 난다. 그들 중 유별나게 좋아하거나 응원해야 할 멤버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렇다. 

'1박 2일'  새로이 시작된 3시즌의 멤버들의 모습.

▲ '1박 2일' 새로이 시작된 3시즌의 멤버들의 모습. ⓒ KBS


빨라진 예능 인기의 주기, 냄비근성 아니라 보다 재미있는 것 찾는 것일 뿐

예능 인기의 주기가 아주 많이 빨라진 느낌이다. 쉽사리 얻은 인기가 참으로 허망해질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1박 2일> 3시즌의 인기는 과연 오래 갈 수 있을까? 모처럼 얻은 큰 관심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제일 첫 조건은 뭐니 뭐니 해도 콘텐츠가 될 것이다. 미처 발굴되지 못했던 전국 각지의 비경과 아름다운 산하를 소개하는 것, 그리고 그곳에 펼쳐지는 각종 게임과 벌칙 등을 얼마나 다채롭게 구성하는가 하는 것 등이 될 것이다. 그리고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을만한 또 하나의 조건은 인적 자원의 원활한 조달과 활용에 있다. 예능감이 뛰어난 출연자의 발굴은 프로그램의 흥망을 좌지우지하기도 하니까.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해도 사람들의 관심이 식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렵다. 그렇듯 사람들의 취향이 너무 쉽게 변하고 열정이 식는 것이 냄비근성 같아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한결같이 재미있는데 평가가 제멋대로 널뛰기한다면 그것은 냄비근성이며 시정되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미가 없어졌거나 흥미를 끌만한 무언가가 사라졌다면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위에 열거한 프로그램들이나 <1박 2일>의 경우는 그래도 행복한 축에 든다. 전 국민의 폭발적 관심 속에 방영되고, 출연진은 그 인기로 줄줄이 광고 등에 모습을 드러내고 인지도를 한껏 높일 수 있는 일, 삽시간에 그렇듯 커다란 관심을 얻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그것은 분명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행운은 아니다.

'1박 2일' 다채로운 미션의 개발과 인적자원의 적절한 활용이 프로그램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 '1박 2일' 다채로운 미션의 개발과 인적자원의 적절한 활용이 프로그램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 KBS


자가발전만으로는 한계 보일 수밖에 없어, 동력 다변화 해야

현재의 예능 판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뜨고 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야말로 한 두 회차를 마친 후 이름도 알리기 전에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거의 모두가 타 프로그램들을 모방하여 졸속으로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포맷이라 해도 그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롤모델로 삼을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MBC 토요예능 <무한도전>이다. 8년을 장수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무한한 도전의 역사로 유명한데, 질릴 틈을 주지 않고 매 주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그 강도와 멤버들 컨디션의 상태에 따라 재미가 더하거나 덜할 수는 있지만, 국내 최장수 예능으로서 그 명성은 언제나 드높다.

그러한 <무한도전>과는 달리, 같은 포맷을 별다른 변화 없이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은 아직도 큰 인기를 누리고는 있지만, 고착된 게임의 구성과 미션 수행 방법 등은 열혈시청자들에게는 늘 걱정거리다. <진짜 사나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군대 문화에서 뽑아낼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해 보이지는 않는다. 여타의 프로그램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1박 2일>의 3시즌이 갑작스레 큰 주목을 받는다 해도 걱정스러운 것은 전체 구성의 면면이 여태의 시즌들과 비교해 큰 변화를 엿볼 수 없다는 것. 신선한 것은 단지 새로운 인물들의 개성적 캐릭터인데, 그 시장성은 뚜렷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을 견인하는 동력이 한정적이고 대안이 없을 경우, 자가발전에만 의존하게 되어 의외로 빨리 힘이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오늘의 열혈시청자가 내일은 다른 것을 보고 열광하는 것. 그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크게 서러워할 일도 아니다. 어떤 프로그램, 어느 출연자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매우 공평한(!) 일이니까.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미있게 만들면 될 일이다. 사람들이 늘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말은 참 쉽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만큼 냉혹해 보이지만 정확한 조언도 없는 것을.

KBS 1박 2일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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