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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매일 먹는 사료의 일부가 안락사당한 개나 고양이의 사체, 병에 걸려 도살당한 가축의 사체, 실험실에서 실험용으로 쓰이다가 폐기된 동물의 사체 또는 슈퍼에서 유통기한이 지나 회수된 고기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가? 가끔 이런 사실이 언론에 공개될 때마다 우리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불행하게도 이것은 사실이다.(줄임)실험실에서 각종 의약품을 투여하는 실험대상이 되었다가 폐기된 동물이나 질병에 걸려 식육으로 금지된 동물을 사람이나 반려동물은 먹을 수 없다. 생명체에 치명적인 의약품이 다량 투여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물인 가죽, 내장, 배설물, 혈액, 뇌, 뼈 등도 그대로 분쇄기에 넣어져 갈린다. 또한 유통기한이 지나 회수된 육가공품을 방부제인 합성 나트륨, 냄새 제거제엔 벤젠, 착색제인 아질산나트륨 등 각종 첨가제를 다량 희석시켜 재가공...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에서

지난 7월 14일, 누가 우리 집에 강아지 한 마리를 두고 갔다. 대략 출생 3개월쯤으로 보이는 강아지와 함께 작은 사료봉지까지 천으로 된 가방에 넣어 두었기에 '잘 키워 달라'로 받아들여 '만복'이란 이름을 붙여 몇 달째 함께 살고 있다.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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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개와 함께 자랐지만 내살림을 하면서 개를 키운 것은 십년 전 3개월 가량 키웠던 것에 이어 두 번째,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엇을 먹여, 어떻게 키워야 건강하게 오래, 우리가족과 오래 살 수 있을까?'와 같은 작은 고민을 했다.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위즈덤하우스 펴냄)은 업동이 만복이에 대한 이런 고민과 관심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같은 일을 두고 입장이 전혀 다른 책들을 읽기도 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어떤 사실이 알고 보니 그와는 반대인 경우도 보게 된다. 그러니 내가 오늘 읽는 책에 있는 내용들이 100% 진실일 것이란 생각이나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런지라 이 책의 내용들이 100% 진실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부분은 그냥 흘려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사료들이 이렇진 않겠지만 공교롭게도 우리 만복이를 위해 구입해 먹이고 있는 사료들이 이처럼 형편없는 사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게다가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제시하는 근거들에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먹는 자연식을 먹이면 분변이 쉽게 썩고 냄새가 심하다면서 가공 사료를 권장하지만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자연의 음식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되기 때문에 오히려 분변냄새는 줄어든다. 게다가 자연식을 공급하면 치아에 이물질도 덜 끼고 치아의 충치도 막아주며 입 냄새도 크게 줄어든다. -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에서

사실 처음엔 우리가 먹는 것 일부를 나눠 먹이고 싶었다. 그런데 아들과 딸이 누구에게 들었는지 "면역력을 잃는다는데? 개전용 사료를 먹이지 않으면 똥오줌 냄새가 심하대. 피를 토한대. 미쳐버린다던데?" 등과 같은 이유들로 적극 반대했다. 옛날처럼 사람들이 먹다 남긴 것을 먹이거나 생선가시 등을 먹이면 금방 큰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말이다.

이 부분을 읽은 이후부터 저자가 제시하는 대로 자연식, 즉 지금처럼 애견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70~80년대처럼 우리가 먹는 밥의 일부를 덜어 먹이고 있다. 솔직히 사료를 줄 때보다 신경 쓸 것이 많으니 귀찮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사료와 개전용 간식을 먹일 때와 달리 입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계속 지금처럼 자연식을 먹일 생각이다. 이젠 우리 아이들도 개전용 사료나 간식만을 고집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참고로 저자에 의하면 '수의학계에서는 사료의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사료에 첨가하는 살균제의 90퍼센트는 발암물질로 반려동물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 수 없어 반려인에게 제대로 된 사료들을 추천해줄 수가 없다'일 정도로 우리의 가공 사료에 대한 제대로 된 관심과 인식, 검증 등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동물사료 제조 판매 관련 규정이나 어떤 제재가 없어 무엇으로 사료를 만들든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또한 사료를 만든 후 마지막으로 방사선으로 소독을 하는데, 이처럼 방사선으로 소독을 하면 대부분의 영양분(성분)들이 파괴되기 싶다니 그간 나와 같은 고민을 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7월 달에 업동이로 온 만복이.
 지난 7월 달에 업동이로 온 만복이.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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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4개월령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투여하고 1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심장사상충 검사를 하도록 권장한다. 그런데 이 약이나 백신의 부작용으로 심장마비, 각종 암 등으로 죽어가는 반려동물은 늘어나고 있다.

심장사상충을 예방하기 위해서 매월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시키는 것은 면역력을 크게 무너뜨려 오히려 질병을 초래하게 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현명하다. 또한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면역력이 회복된 상태에서는 심장사상충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폐동맥에 도달하면서 모두 죽게 된다.

각종 합성물질이나 중금속이 함유된 백신 접종을 받은 후에 반려견의 경우 홍역, 파보 바이러스 감염증, 피부 알레르기, 감상선질환, 마비, 각종 암이, 고양이의 경우 기관지염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 마비, 각종 암 등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에서

이런 부분도 쉽게 읽히지 않았다. 만복이를 키우기 전까지 한 달에 한번 꼴로 5만 원 넘는 예방접종을 몇 차례나 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 한두 번, 한두 가지 하면 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니란다. 예방접종은 기본적인 의무라는 생각에 병원이 권하는 대로 3차례의 예방접종을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어떤 주사들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속으로 끙끙 앓고 있던 중에 이 책을 읽게 됐다.

이런지라 위의 내용이나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광견병 백신 등 법정전염병과 관련된 백신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백신접종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부득이 접종을 하는 경우에도 생후 16주령이 지나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된 후에 접종하고, 추후 접종은 최소 22주령이 지나 면역력이 일정부분 회복된 다음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매년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추가접종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와 같은 부분이 반갑게 읽혔음은 물론이다.

참고로 동물들에게 투여되는 상당수 의약품은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에 그 효능과 부작용을 검토하기 위한 임상실험으로 투여되는 약이거나(물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투여되었다가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켜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내몬 후 사용이 금지되어 창고에 재고로 남은 것들도 있다고 한다.

책은 ▲천연이란 가면을 쓴 인공사료의 진실과 예방접종 백신의 실체 외에 ▲질병이 낫기는커녕 더 많은 병들을 부르는 동물 치료제와 항생제의 실체와 오남용 ▲원가 1천 원짜리 약을 10만원에 판매하는 동물병원들의 실태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동물 의약품(치료비와 예방접종비 등) 그 이유 ▲예뻐지려다 망가지거나 죽음까지 부르는 동물미용 ▲고양이 울리는 발톱제거수술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협하는 내장형 칩 ▲반려동물들에게 나타나는 14가지 질병 그 대처법 ▲동물실험과 동물권 ▲우리 사회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미국식 애견문화의 그늘 ▲위험한 반려동물 관련 용품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으면 좋을 것들을 5부로 나눠 들려준다. 대부분의 주제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솔깃하게 읽혔다.

지난 7월 달에 업동이로 온 만복이.
 지난 7월 달에 업동이로 온 만복이.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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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젠 더 이상 법정전염병인 광견병 외의 예방접종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자가 제시한 대로 자연식을 먹이면서 입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저자의 이야기들에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눈에 띄는 것들만을 의도적으로 읽어준 결과 이젠 더 이상 "사료만 먹이자"고 고집하지도 않고, "발톱을 잘라주자"거나 "영양제를 먹이면 좋겠다"며 은근슬쩍 떠보는 일도 사라졌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이 책이 조금만 더 일찍 나왔다면 만복이에게 사료를 조금 덜 먹였을 것이고, 광견병 예방접종과 구충제 복용 외엔 아무런 예방접종도 하지 않았으리라. 동물병원 측에서 선심 쓴 영양제들도 먹이지 않았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한편으론 매우 아쉽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동물병원에서 이런저런 치료를 받았다는 개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흔해져버린 반려동물들의 병원신세 소식을 접하며 '아마도 예전처럼 밖에 놓아 키우지 않고 안에서 키워 면역력이 약해져서?' 혹은 '예전에도 개들이 병을 앓았으나 지금과 같은 애견문화수준이 아니어서 발견해지 못했지만 요즘에는 관심을 많이 기울인 때문에 발견되어서?' 정도로 지레짐작했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마도 이 책을 이미 읽은 독자들은 '바람직하지 못한 사료와 예방접종 백신 및 항생제'가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반려동물들을 오히려 병들게 한다'에 선뜻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 내 곁의 반려동물에게 좋을까? 이 책 <동물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은 좋은 참고서가 되어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ㅣ 허현회 지음 ㅣ 위즈덤 하우스 ㅣ 2013-10-11 ㅣ1만 3000원



동물병원이 알려주지 않는 30가지 비밀 - “잘못된 동물치료가 당신의 반려동물을 병들게 한다!”

허현회 지음, 위즈덤하우스(2013)


태그:#반려동물, #애견문화, #가공사료, #심장사상충,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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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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