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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70년대 도시락. 그 때는 옥수수와 감자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생각하면 건강식입니다
 1960-70년대 도시락. 그 때는 옥수수와 감자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생각하면 건강식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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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1960년대 학교 급식이래요. 아빠도 이런 것 먹었어요?"
"아빠는 안 먹었어. 그리고 이건 학교급식이 아니라 도시락이야."
"도시락요? 옥수수, 감자, 고구마가 도시락이었고요?"

"응. 아마 고모들은 이런 것을 먹었을 게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에는 농약 뿌리는 무인헬기(관련기사 : 농약 치는 기계가 2억3천... '억'소리 나네)만 있는 것이 아니라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학교급식이 있었습니다. 1960년대 학생들은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 등을 먹었습니다. 보리개떡도 먹었습니다. 1960년대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저 역시 신기했습니다.

"아빠가 먹었던 도시락은 여기 있네."
"와! 이게 아빠가 드셨던 도시락이에요?"
"응. 겨울에는 난로 위에 올려놓았다."
"왜 난로 위에 올려 놓았어요."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하게 먹으려고 그랬지."


 1980년대 도시락
 1980년대 도시락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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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도시락을 보니 30년 전이 떠올랐습니다. 밥 위에 '달걀 후라이'가 있습니다. 달걀 후라이는 먹는 아이는 대개 부잣집 아들이었습니다. 대부분 김치와 단무지였죠. 조금 낫다는 도시락은 멸치 정도였습니다. 진짜 부잣집 아이는 소시지였습니다. 요즘 같은 소시지가 아니라 굉장히 컸습니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옛날 소시지가 있지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반찬은 소시지에 달걀을 풀어 부친 달걀 소시지입니다. 이것을 먹는 모습을 보면 입안에 침이 고여 줄줄 흘러내릴 정도였습니다.

"아빠! 90년대 도시락!"
"그때는 보온도시락이 나왔어. 더 이상 난로 위에 도시락을 얹어 놓는 일은 사라졌지. 아빠는 보온도시락을 싸간 적은 없다. 1990년대이니까. 아빠는 이미 졸업했지."
"보온도시락에 밥 싸가면 맛있겠어요."
"맛있지. 따뜻하고."

 요즘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
 요즘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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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도 있었습니다. 40~50년만에 생긴 엄청난 변화입니다. 요즘 급식을 먹는 아이들 부모가 60년대 옥수수와 감자로 밥을 먹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지금 아이들이 훨씬 맛있는 것을 먹지만, 60년대 아이들이 더 건강식을 먹었습니다. 감자와 옥수수, 고구마 그리고 보리개떡. 학교급식 변천사를 눈으로 먹고 나서 발길을 돌렸더니 국화가 천지입니다. 해마다 국화전시회가 열립니다.

 가을 꽃, 국화가 활짝 폈다.
 가을 꽃, 국화가 활짝 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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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화
 국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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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가을꽃 국화를 보니 눈이 편안합니다. 어떤 꽃이라도 꽃은 아름답습니다. 어느 꽃만 최고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꽃이 최고입니다. 국화를 보면 국화가 최고이고, 코스모스를 보면 코스모스가 최고입니다. 장미도 당연히 최고입니다. 다양한 빛깔로 자신을 뽐내는 국화를 보며 눈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어디론가 달려갔습니다. 암벽등반 연습장을 본 것입니다.

"아빠 내가 한 번 올라가 볼게요."
"막둥이가 올라갈 수 있겠어?"
"그럼요."

"위험하니까. 올라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빠. 괜찮아요. 이런 곳도 올라갈 수 있어야 해요. 조금 위험한 곳도 올라 갈 수 있어야 해요."
"아빠는 그래도 불안하다."

 암벽을 타고 있는 아이들. 꼭 개미같습니다
 암벽을 타고 있는 아이들. 꼭 개미같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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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위험한 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암벽등반도 위험하니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 키 높이 만큼은 안전합니다. 떨어져도 다칠 염려도 없는데 말입니다.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이는 잘도 올라갑니다. 오빠는 불안 불안한데, 아니었습니다. 팔을 쭉 뻗고, 다리에 힘도 제법입니다.

"아빠 저 보세요. 잘 올라가죠?"
"우리 예쁜 아이 잘 올라가네. 팔도 쭉 뻗고, 다리에 힘도 있네."
"정말 재미있어요. 암벽등반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다음에 또 와서 등반하면 되겠다."

 암벽등반하는 아이들
 암벽등반하는 아이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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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맛있는 도시락도 먹고, 꽃구경도 했습니다. 배가 부르고, 눈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암벽등반까지 몸 튼튼 마음 튼튼 눈 튼튼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일석삼조라고 할 것입니다. 농약 뿌린느 무인헬기에 '억 소리'났지만(가격이 무려 2억3000만 원이랍니다), 한꺼번에 일석삼조 건강까지 챙긴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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