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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슨과 함께했던 2년전의 렉스
 네이슨과 함께했던 2년전의 렉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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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들, 영대는 고등학교 2학년의 시간을 미국 노스다코타의 헤이즌에 살고계신 커티 (Kurtti)씨 가족의 일원이 되어 1년을 살았습니다.

커티씨 가족은 애런(Arlen)과 쉐릴(Sheryl) 부부와 제이슨 (Jason), 네이슨(Nathan), 매튜 (Matthew)의 삼형제외에도 렉스(Rex)라는 애완견을 비롯한 개 몇 마리와 고양이 몇 마리, 염소와 소 등 동물가족들이 함께하는 대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영대가 그 가족의 일원으로 1년 학기를 산 시간, 가족의 화목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며, 자연과 동물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하는 지에 대해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익히고, 실천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영대가 귀국한 지 2년, 그 가족의 일원이었던 13살 렉스가 노환으로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영대의 호스트 어머니, 쉐릴이 11월 5일, 페이스북에 렉스의 사망소식을 오렸습니다.

"오늘 저희 가족은 우리의 가장 친한 동물친구, 렉스를 떠나보냈습니다. 렉스는 제 남편 앨런의 가장 든든한 사냥의 동반자였습니다. 그는 충성심이 강하고 정이 많은 녀석이었지요. 그는 간혹 의견 충돌이 있으면서도 저를 사랑했지요. 그는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는 제 어께위에 두 발을 올리고 웅크리고 있곤 했어요. 제가 행복한 기분이고 춤출 때 그는 꼬리를 흔들면서 제 주위에서 함께 춤을 추었지요. 제가 초조하게 앉아있을 때면 설거머니 다가에 제 무릎에 한 발을 올려놓았어요. 렉시, 많이 보고 싶을거야!"

그리고 영대의 미국형제 네이슨도 렉스와의 작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습니다.

"내 일생의 지난 13년간을 함께한 나의 가장 멋진 동료들 중의 한 명이었던 친구야, 안녕! 개들의 하늘나라에서 즐거운 나날들이기를 바래, 렉스."

렉스에게 작별을 고하는 네이슨의 페이스북
 렉스에게 작별을 고하는 네이슨의 페이스북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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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영대도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오, 어머니. 레스에 관한 소식 들었어요.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너무 슬퍼마세요. 렉스는 행복한 곳에 가길 빌어요. 우리가 상상도 못한. 확신컨대, 렉스는 가족들과 함께 정말 멋진 삶을 살았어요. 렉스는 대단히 친절했었죠. 가족들이 너무 슬퍼 마시길…. 사랑하고 애도합니다. _ 영대"

영대의 미국 어머님, 쉐릴이 답을 주었습니다.

"오, 영대야, 고맙다. 나 또한 너를 사랑해. 아빠와 내겐 힘든 날이다. 아빠는 꿩에게 먹이를 주던 아주 특별한 곳에 렉스를 묻었단다. 렉스는 사냥개였기 때문에 우리의 특별한 친구였던 렉스를 위해서 그곳이 렉스에게 가장 특별한 곳이 될 거라고 아빠는 생각한 거야. 아빠는 렉스를 위해 무덤 표시를 할거야. 그래 맞아. 우리는 렉스와 수많은 행복한 추억을 가지고 있지."  

그리고 제게도 글을 남겼습니다.

"영애아버님, 전 영대가 렉스의 여러 모습들을 사진 찍어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그러고 보니 영대와 영대아버님이 만들어주신 멋진 사진들을 보면 되겠군요. 렉스 사진 하나를 골라 액자를 해야겠어요." 

쉐릴과 네이슨의 페이스북에는 금방 애도와 위로의 글로 가득해졌습니다.

"정말 애석한 소식이네요. 저희도 이번 여름에 14살된 애완견을 잃었습니다.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저는 최근에야 그 녀석의 밥통을 치웠답니다. 6월에 죽었어요. 쉐릴을 위해 기도드릴께요!_크리스티나."

이웃, 크리스티나께서 위로를 남겼습니다.

"오, 고마워요. 크리스티나. 그 맘 알아요. 저도 오늘에서야 렉스의 보금자리를 치웠답니다. 아마 제가 바보였나봐요. 렉스의 동생 여동생 매기가 렉스를 찾아 여기저기에 코를 킁킁거리고 다니지않겠어요. 마침내 렉스가 묻힌 곳에 가까이 가서야 제 맘이 놓이더라구요. 확실히 다른 애완견들도 맏이 개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것 같더라구요."

쉐릴도 코끝 시큰한 답글을 남겼습니다.

쉐릴께서 렉스를 잃은 마음을 게재하자 수십개의 위로의 글들이 달렸습니다. 모두 렉스를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으로 인식한 결과입니다.
 쉐릴께서 렉스를 잃은 마음을 게재하자 수십개의 위로의 글들이 달렸습니다. 모두 렉스를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으로 인식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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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렉스의 죽음을 통해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다시 숙고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가족은 부부를 중핵으로 한 혈연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정서적 연대가 있는 혈역밖의 모든 동물들도 당연히 포함되어야함을 확인하게 됩니다. 

또한 가족인 그 동물들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같이 다른 가족을 기쁘게 하고 위로하는 것은 물론, 그 동물도 다른 가족들에게 기쁨 받고 위로받을 권리가 있는 거지요. 때로는 투정하고 화낼 권리도…….

오늘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와 잠시 모피에 관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모피에 대한 확고한 자신의 입장을 가족들에게 카톡메시지로 발표했습니다. 

"모피 입은 사람은 사람취급 안한단다. 아빠 말씀 동물보다 못한 사람 맞다. 엄만 사람이다."

가족들에게 결심을 공지한 아내
 가족들에게 결심을 공지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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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Rex!!"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렉스, #애완견,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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