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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출판기념회는 총 3부로 진행되었다.
▲ 3부에 시작된 저자와의 대화시간 출판기념회는 총 3부로 진행되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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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회원님들... 울산에서 열리는 행사를 알려드립니다. 오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전 울산동구청장 김창현의 책 <달리는 인생> 출판기념회+오연호의 덴마크 행복특강 10월 30일 내일 수요일 저녁 7시 울산북구청대강당'

29일 오후 1시 51분에 온 문자 하나. 다른 건 안 보이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울산에 오고 특강을 한다니,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출판기념회보다는 오연호 대표가 온다는 거기에 '필'이 꽂힌 겁니다.

김창현, 그 분은 정치하는 분이고 저는 정치와는 담 쌓고 사는 입장이거든요. 그분이야 지도자급 정치 이력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시 정계 진출이 가능하다지만 제 입장은 그게 아니잖아요. 저는 정당에 가입하더라도 그냥 당원으로 남아 있을 확률이 100%이니 저에게 정치는 그저 돈을 쓰게하는 곳일 뿐이지요. 당비를 꼬박꼬박 내야지 당원이지 안 그러면 당원이 아니잖아요?

허나 <오마이뉴스>는 다르잖아요. <오마이뉴스>는 저에게 푼돈일지라도 돈(원고료)이 생기게 하지요. 제 입장에서 평생 가야 들러리 그 이상이 아닌 정치계보다는 <오마이뉴스>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요. 정치에 입문해서 잘 나간다면야 돈과 명예가 한꺼번에 굴러 들어오는 매력적인 분야지만 저에겐 그런 지도력을 발휘할 만한 능력이 없는 걸요. 하지만 <오마이뉴스>라는 온라인 언론 매체는 누구에게나 시민기자가 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려 있고 제가 올린 글에 대해 인정해 주니 저로선 참 고마운 곳이 아닐 수 없지요.

김창현 저자 활동 관련 피켓이 진열되어 있었다.
 김창현 저자 활동 관련 피켓이 진열되어 있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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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다가올 무렵 일을 마치고 행사를 한다는 울산북구청 강당으로 찾아 갔습니다. 입구엔 떡과 과일, 과자 같은 간단한 간식거리를 차려놓고 행사 관련 선전물을 진열해 놓고 있었습니다. 강당에선 하객맞이 의자를 배열하고 있었습니다. 저녁 7시부터 행사가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 속에 울산에서 부지런하게 활동하시는 박석철 시민기자도 보였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함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에게 인사하러 갔습니다. 오 대표는 박석철 기자는 잘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매년 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상 시상 때 상 받으러 가서 거기서 뵈었는데도 저를 잘 모르는 거 같았습니다.

"시민기자 변창기입니다."
"네. 현대자동차 문제를 기사로 많이 올리는 기자님."

제 생긴 건 몰라도 이름은 알고 있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하니까 대뜸 "변 기자님은 몇 꼭지나 기사 올렸어요?"하고 박석철 기자와 저에게 물었습니다. 박 기자는 "3000꼭지 정도 됩니다"라고 답했고. 저는 "현재 450꼭지 좀 넘고요. 500꼭지 넘겨 보려고 열심히 올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더니 "변 기자님은 좀 더 열심히 뛰어야 겠네요"라고 오 대표가 말했습니다. 대표 입장에선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많이 올리는 게 좋은가 봅니다. 우리는 인사를 간단히 나누고 의자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았습니다.

"오늘 오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진행순서는 먼저 제가 특강을 잠시 하구요. 이어 여러 분이 잘 아시는 김창현 저자님이 나오셔서 <달리는 인생> 책 이야기를 하구요. 3부로 저와 김창현 저자님과 대화하는 순서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오 대표는 자신이 덴마크를 다녀온 이야기를 영상물을 보여주면서 진행했습니다. 지구별에서 행복지수 1위를 한다는 덴마크는 어떻게 살길래 그런지, 정치상황, 일상생활, 학교생활을 두루 찾아 다니며 경험했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자율과 존중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덴마크 학생들. 에너지 절약으로 자전거로 이동수단을 삼고, 의사와 택시기사가 어우러져 사는 모습과 풍경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출판기념회 날 입구에서 현장 판매도 진행. 그 옆엔 다과도 준비되어 있었다.
▲ 김창현 저자의 책 <달리는 인생> 출판기념회 날 입구에서 현장 판매도 진행. 그 옆엔 다과도 준비되어 있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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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개인의 소질이 인정되고 나무람과 혼냄보다는 칭찬과 격려로 교육행정을 추구하는 교직원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1년 동안이나 인생설계를 위해 체험학습을 시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그런 인생설계 학습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어진다는 사실도 놀라웠습니다. 주치의가 따로 있고, 직장 걱정도 없었습니다. 늘 고용불안에 떨게 하는 비정규직 노동제도가 넘치는 한국의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덴마크라는 나라를 보면서 부러움도 생겼습니다.

"덴마크에 가보니 80%가 기독교인이라는데 교회는 3% 정도 출석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잘되어 있으므로 불안과 근심이 없어 교회에 갈 필요성을 못느끼는거 같았습니다."

덴마크는 축복의 나라인 듯합니다. 대한민국 실정은 덴마크와 완전 다른 것 같습니다. 한반도가 절반으로 뚝 잘려 하나의 민족 안에 두개의 정치세력이 서로 으르렁 거리며 분단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된 한반도는 소련과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의해서 3.8선이 강제로 생겼습니다. 서로 절반의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해 1950년 6월 25일 한반도는 전쟁의 소용돌이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3년을 끌어가던 전쟁은 결국 정전협정에 의해 임시로 전쟁이 중단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 임시중단 상태는 바뀌지 않고 여전히 미군정은 정전협정 대표권자로 대한민국에 주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는 그 분단상태를 적절하게 이용하며 권력유지 도구로 삼고 있고요. 같은 민족이면서도 아직까지 한반도 중간 3.8선 사이엔 서로를 파괴시키는 첨단무기를 겨누고 있습니다. 분단상황이 지속되니 일반인들은 언제나 전쟁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매월 한차례 민방위 훈련으로 불안한 상태를 지속 시키기도 하고요. 북한의 전쟁도발 이야기, 간첩, 빨갱이, 종북세력, 반공, 방첩, 좌익, 국가보안법, 공안몰이... 우리는 지금도 수없이 그런 단어들을 들어가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 정치와 국가 현실에서 무슨 행복이 추구되기나 할까?'하고 강의 들으면서 생각하는 사이, 오연호 대표님의 덴마크 행복지수 특강이 마무리 되고 이어 김창현 저자가 나와 <달리는 인생> 책 이야기를 했습니다.

"많이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작년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지고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살다가 땀흘려 노동하는 일을 한 번도 안해 봤어요. 그래서 노동자로 나서려 했으나 어느 기업도 받아 주질 않더군요. 그러다 노동조합이 인수하여 경영하는 화진택시를 찾아가니 유일하게 받아주어 택시운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택시운전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페이스북에 일기 형식으로 써서 올렸는데 보는 사람이 많아지고 1년 가까이 이르자 그 내용을 엮어 책으로 내자는 의견을 누군가 냈다고 합니다.

"저에게 책을 내보자고 연락온 출판사가 여덟 곳이었습니다. 그중에 저는 <오마이뉴스>와 함께하는 오마이북과 출판계약을 하게 돼 오늘 이렇게 책이 완성되어 출판기념회를 하게 되었네요. 책을 내보니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은 그냥 내 기분 내키는 대로 써올려도 무방하지만 책은 다르더라구요. 편집하시는 분들이 참 수고가 많았습니다."

저자는 택시운전을 하면서 "하루 12시간 택시운전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중노동"임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엄청 열심히 일했더니 허리에 통증이" 오더라며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택시운전 노동자에겐 정해진 임금이 없고, 초과수당, 특근수당도 없고, 휴일, 주말, 명절도 없습니다. 점심을 먹는 것도, 화장실 가는 것도 모두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책에 실린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는 그래도 재미난 사건도 많았고 안쓰러운 일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눈물 흘리는 사람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함께 손잡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평화의 나라를 만드는데 힘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마이북에서 출판된 <달리는 인생> 출판기념회에 오신 축하객이 많았습니다.
 오마이북에서 출판된 <달리는 인생> 출판기념회에 오신 축하객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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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저자와의 대화에서는 김창현 저자와 오연호 대표가 좌담회를 했습니다. 어떨 땐 웃기기도 했고, 어떨 땐 진지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어정쩡하게 참석했지만 '김창현'이란 정치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참 유쾌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는 "좋은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엔 택시운전 할 때 그의 짝지로 소개된 노동자가 일어나 저자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정치인이 되지 말고 정치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겨 볼 만한 말이었습니다. 출판기념회는 그렇게 끝이나고 저자 사인회가 이어졌습니다.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한 권 구입했습니다. 오연호 대표와 김창현 저자의 사인도 받았습니다.

이날 행사엔 그의 가족, 그를 아는 분들, 페이스북 친구들, 그에게 관심있는 시민분들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모름지기 서민들의 애환을 아는 그런 정치가가 되시기를 저도 바라마지 않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아울러 존경하는 오연호 대표님, 반가웠습니다. 강의도 잘 들었구요. 더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며칠간 집에 못 들어가서 오늘은 꼭 들어가 봐야 한다"고 하면서 길을 재촉하는 바람에 좀 아쉽긴 하지만요. 그날 잘 들어 가셨나요?



태그:#김창현 전 동구청장, #울산시 북구청,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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