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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편집장 강연
 김종대 편집장 강연
ⓒ 박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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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이 처음 만들어진 이유는 6.25때 미군이 한국과 북한이 싸우지 말라고 그어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일부러 NLL에 근접해서 피아가 엉켜서 분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평화협력지대구상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NLL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체계적인 해법을 처음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신촌의 한 이야기 카페. 다준다(다음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청년정치연구소(소장 이동학)에서 안보 전문지 <디펜스21+>의 편집장 김종대 저자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20년 이상 민간인으로서 국방·안보 문제를 연구, 분석해온 김종대 편집장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군사안보 전문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면 여러 매체의 출연 섭외 1순위인 그는 지난 8월 출판한 <서해전쟁>에 '최근 11년 동안 서해의 NLL을 중심으로 일어난 다섯 번의 교전 현장에 있었던 장성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본 서해위기의 내막'을 담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천안함 사건

"천안함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9.11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나도록 그 원인을 규명하고 우리 안보전략을 점검하는 세미나나 학술대회 한 번 열리지 않았습니다. 군에서도 그 흔한 전술토의 한 번 없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는 분위기입니다."

그는 우리사회에서 서해 사건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서해교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정부는 실제로는 어떠한 학술적인 연구회도 열지 않는 등 이견을 외면하고 있으며 정부 발표에 대한 시비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질문을 통한 사회적 신뢰 회복이 아니라 정부 발표를 '믿느냐 안 믿느냐'의 윽박지르기식 국내정치용 편가르기만 남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였다.

2002년 6월 13일에 국정원 발 북한 첩보가 보고되었다.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특이 정보였는데, 당시 북한이 '해안포 발포 준비 중이니 방심 말 것'이었다. 이것이 합참에 보고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예하 부대에 배포한 정보에는 이 특급 정보가 누락이 되었다. 북의 NLL 침범을 '단순 침범'으로 해석해 배포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당시 해군 박정성 제독은 2함대 사령관에게 두 가지 조언을 했다. 첫째, 북이 공격할 징후가 있으니 반드시 3km 거리를 유지할 것. 둘째, 차단기동을 하더라도 북한 해안포가 있는 서쪽이 아닌 동쪽으로 우회할 것이었다. 그런데 해전 당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사령관이 분명 3km 의 거리를 유지하라 했는데, 우리 고속정이 북 함정에 최저 속도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북한 함정에게 "제발 쏘아달라"고 사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자살행위(?)였다.

결국 우리 고속정은 북한의 경비정에 150미터 까지 근접한 후, 교신이 두절 되었다. 북한 함정의 조준사격을 받아 함장은 즉사했고,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만 것.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러한 근접 차단기동은 합참에서 걸려온 전화 때문이었다. 마침 2함대 사령관은 부재중이었고, 그대로 우리 고속정에 명령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최윤희 의장은 패장, 승승장구 이해 안가"

<서해전쟁> 출판 후 당시 합참의장, 작전본부장, 작전처장으로부터 해명이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 합참에 따르면 당일 합참의장은 장군 진급신고가 있었다. 직전 2함대 상황실로부터 '적함이 불타고 있다', '우리측 장병 5명 찰과상'이라는 보고를 받고 제1연평해전과 같은 승전으로 생각했다는 것. 이에 따라 합참 지휘부는 모두 장군 진급행사장으로 갔다가 오후 1시까지 있었기 때문에 패전 사실을 몰랐고 또한 제2연평해전은 예하 작전사가 통제하여 2함대가 실시한 작전이므로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반대로 작전사령부는 합참에서 2함대로 직접 통제를 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설명을 하였다고 한다. 보고 역시 합참과 같은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 이때 작전사령관은 문정일 제독(훗날 해군총장), 현 합참의장인 최윤희 의장은 당시 작전처장이었다. 이런 평가에 따르면 최윤희 현 합참의장은 엄연히 패장이라는 것. 첫 해군 출신 합참의장을 임명하면서 합참근무 경험이 없는 2차 연평해전의 패장을 임명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김 편집장의 의견이다. 

교전당시 2함대 사령관으로부터 증언을 받았는데 지금은 고인이 된 상태. 전임사령관으로부터 들은 2함대 사령관은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첩보를 받고 사거리 전략상 3km 거리유지 작전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하였다. 결국 아무도 지시하지도 않았고, 따라서 책임질 사람도 없다는 이야기다.

제2연평해전은 명백한 패전

하지만 우리 함정은 북한의 경비정 150m 앞까지 최저속도로 접근하였고 공격당했다. 증언대로라면 편대장은 작전 통제구역을 무단으로 이탈하여 전투 대형을 갖추지 않은 채 공격을 당한 것이고 이는 징계받아야 마땅한 실수였다. 김종대 편집장은 명령을 무시한 당사자에게 표창을 주고 모두를 영웅화하고 심지어 이를 영화로 만들고 있는 황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해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혼란이 가중됩니다. 작전에 천재들만 있고 다 잘못이 없는 모두가 영웅이라면, 도대체 우리 장병들은 왜 죽은 겁니까? 그런데 11년전 이 사건에 대해서 지금까지 아무도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어요.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면 다시 우리 장병들이 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종대 편집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에 대해 다소 아쉽지만 의미 있는 접근이었다고 평가한다. 복잡하게 꼬인 NL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시도한 종합적인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너무 집착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단점을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계속 추진했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오히려 논의가 'NLL 포기 발언' 여부로 왜곡된 점은 국익에 아무 도움도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강연에는 다준다연구소 회원들과 <서해전쟁> 독자들, 그리고 '노크귀순' 사건을 이슈화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의원도 참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강연에 참석한 김광진 의원
 강연에 참석한 김광진 의원
ⓒ 박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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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종대, #서해전쟁, #김광진, #NLL, #연평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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