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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에 이어 <셀>에 연구논문이 실린 구본경 박사.
 <네이처>에 이어 <셀>에 연구논문이 실린 구본경 박사.
ⓒ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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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후브레흐트 연구소의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한 구본경 박사의 논문이 지난 10일 과학연구전문지인 <셀(Cell)>에 게재됐다. 구 박사는 이미 지난해 8월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에 논문이 게재된 바 있어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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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 여섯인 젊은 과학자의 연구결과가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에 연이어 발표된 것은 과학계에서 보기 드문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셀>에 이번에 실린 논문은 위 줄기세포에 관한 내용이다. 구본경 박사가 속한 네덜란드 한스 클레버스 박사팀은 '위 상피 조직'에 숨어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새롭게 발견했다. '장 상피 조직'인 소장 및 대장의 줄기세포는 매우 빠른 세포분열을 보이는 반면, 새로 발견된 위의 줄기세포는 아주 느리게 분열하는 특징이 있다. 추가적으로 발견된 흥미로운 내용은  평상시에 비활성화된 위의 줄기세포가 조직의 상처에 의해서 빠르게 분열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항상성을 잃은 조직이 어떻게 복구가 될 수 있는지 새롭게 보여준 연구이며, 앞으로 재생성을 잃은 조직을 살리는 방법을 찾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 논문 내용은 구본경 박사가 한스 클레버스 박사와 함께 후브레흐트 연구소에서 연구한 내용의 결과로 얻은 소중한 자산이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2곳에 논문 실린 한국 과학자

포학공과대학(포스텍)의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네덜란드의 한스 클레버스 박사를 만나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구본경 박사는 올해 초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연구교수로 자신의 연구 둥지를 옮겼다. 박사 후 과정으로 만 4년을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던 구본경 박사는 캠브리지대학교 줄기세포연구소에서 자신의 팀을 꾸려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 그간 연구원으로의 충실한 역할을 했다면 구 박사는 이제 캠브리지에서는 연구팀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그간 구본경 박사가 연구해온 줄기세포 연구 성과들은 캠브리지로 옮기면서 더 큰 기회를 갖게 됐다. 구 박사는 웰컴트러스트(Welcom Trust) 재단에서 100만 파운드(17억 원)의 연구 투자를 이끌어내 영국에서도 생물학의 미래 주자로 인정 받았으며, 캠브리지대학교의 유전학 분야의 핵심 학자로 부상했다.

<셀(Cell)>에 연구 논문을 함께 실은 다니엘 쉬탕거(Daniel E. Stange)와 구본경 박사를 축하하기 위해 구 박사 부인이 케이크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린 모습.
 <셀(Cell)>에 연구 논문을 함께 실은 다니엘 쉬탕거(Daniel E. Stange)와 구본경 박사를 축하하기 위해 구 박사 부인이 케이크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린 모습.
ⓒ 구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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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여전히 외국인 과학자들에게 적지 않은 편견이 존재하는 곳이다.  사실 역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검증 받아야 할 많은 관문들이 있다. 구본경 박사는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이루어낸 연구 실적이 탄탄하게 그를 받쳐주고 있는 것도 연구투자를 이끌어내는 큰 힘이 되었겠지만,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에서 만난 줄기세포연구소 소장인 오스틴 스미스 박사와 네덜란드에서 함께 연구 성과를 만들었던 한스 클레버스 박사의 지원도 큰 몫을 했다. 4년 동안 구본경 박사의 연구 활동을 지켜봤던 한스 클레버스 박사는 자신의 연구 실적을 발표할 때 함께 했던 구 박사에 대해 신뢰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구본경 박사는 두 나라가 가지고 있는 연구자들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네덜란드 사람들은 상당히 직선적이며 연구 이외에 공감을 높이기 위한 대화 시간이 부족한 반면 영국 사람들은 여러가지 대화를 통해 가설들을 서로 나누고 즐기면서 일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분야를 달리하는 많은 과학자들과 가설에 대한 토론을 통해 연구 활동이 한층 즐거워졌다"는 구본경 박사는 4년 간 연구 활동을 했던 네덜란드의 연구분위기에 대해서는 "대화보다는 팀워크와 성과에 중점을 두는 진지함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구 박사가 네덜란드를 떠나 올해 초 영국으로 자리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영국의 기초 과학에 대한 열정도 한몫 했다. 정부 지원 투자 뿐만 아니라 웰컴트러스트 재단과 같은 민간 재단의 투자 폭이 넓어 연구 성과를 어루어낼 수 있는 환경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과학자라면 하고 싶은 연구에 집중해야" 



구본경 박사는 박사 후 과정을 네덜란드에서 시작하면서 해외에서 연구하는 한국 과학자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후배 과학자들에게 "일찍 해외에서 학위를 따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학자라면 명성을 좇기보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연구가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하고 싶은 연구에 집중하다보면 새로운 기회는 얼마든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험실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작업 중인 구본경 박사
 실험실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작업 중인 구본경 박사
ⓒ 캠브리지대학교 줄기세포연구소 구본경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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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은 시간 추가 질문을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구 박사는 아직 연구소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기자와 첫 인터뷰 때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책임자들이 일을 훨씬 많이 해요. 퇴근 시간도 연구책임자들이 가장 늦죠.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은 그 만큼의 노력을 더 해야한다는 거죠."

이제 구 박사는 캠브리지에서 함께 하는 연구원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 밤을 밝혀야 할 위치가 됐다.



태그:#구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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