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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이면 "좋다"고만 해도 괜찮을까. 삼성이 오늘(10일) 휘어진(커브드,Curved) 휴대폰 '갤럭시 라운드'를 시장에 내놓는다. 방송3사를 비롯한 대부분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SNS 상에서 제기되는 비판은 보이지 않는다. KBS는 "잇따른 삼성의 혁신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곡면이 왜 좋은지 아직 감이 안 온다(@phil*******)"거나, 약 11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을 우려하는 여론과는 시각 차이가 크다.

오늘(10일) 출시되는 삼성 갤럭시 라운드. 9일자 KBS 뉴스9 캡처
 오늘(10일) 출시되는 삼성 갤럭시 라운드. 9일자 KBS 뉴스9 캡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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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갤럭시 기와는 처음이지?"

삼성의 '갤럭시 라운드' 출시 발표는 9일 SNS 상에서도 이슈였다. 삼성은 지난 1월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플렉서블(Flexible) 액정화면 '윰(YOUM)'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갤럭시 라운드'는 휘어진 채로 고정된 곡면 액정화면으로 이와 다르다.

보도를 통해 출시발표를 접한 SNS 유저들은 '휘어지는' 액정화면을 연상하며 놀라워했다. 삼성의 기존 발표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 언론이 '플렉서블' 액정화면이라 잘못 보도하여 생긴 오해도 한 몫 했다.

휘어지는 액정은 주목받는 신기술이다. 갤럭시 라운드에는 아직 도입되진 않았으나, 그 전단계로 보는 해석이 많다. 9일 MBC 뉴스데스크 캡처
 휘어지는 액정은 주목받는 신기술이다. 갤럭시 라운드에는 아직 도입되진 않았으나, 그 전단계로 보는 해석이 많다. 9일 MBC 뉴스데스크 캡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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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잡는 느낌이 좋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은 와중에 비판적인 반응도 눈에 띄었다. 왜 곡면이 더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지적이다. 곡면 액정화면이 기와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갤럭시 기와'라는 유행어도 생겨났다. 트위터 유저 @ye***는 "갤럭시 기어 때도 그러더니만, '빨리 뭐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아니고서야 이런 괴작이 나올 이유가 없다"고 적었다.

삼성의 최신 휴대폰 중 하나인 갤럭시 기어는 휴대폰과 연동되는 시계형 단말기를 갖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언론의 혹평을 맞자, 몇몇 신문에 8면에 달하는 전면광고를 개제해 논란이 일었다.

'갤럭시 라운드'를 기와에 빗댄 유머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다
 '갤럭시 라운드'를 기와에 빗댄 유머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다
ⓒ 클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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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할부원금)도 지적받았다. 갤럭시 라운드의 할부원금은 108만9천 원이다. 사양은 전작에 해당하는 갤럭시 노트3와 비슷하고, 필기 기능은 없다. 배터리 용량은 2천800mAh로 400mAh 부족하다. '펜 없는 노트3'라는 유머도 나온다. "(삼성이) 기술력을 뽐내려는 목적이 아닌가(@bull*******8131)"는 비판도 있다.

갤럭시 라운드와 전작에 해당하는 갤럭시 노트3의 사양은 큰 차이가 없다.
 갤럭시 라운드와 전작에 해당하는 갤럭시 노트3의 사양은 큰 차이가 없다.
ⓒ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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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홍보 나선 방송3사 저녁뉴스

9일 방송3사 저녁뉴스는 모두 1분 30초를 편성해 출시소식을 보도했다. 무슨 제품이고, 휘어진 채로 고정된 '커브드' 액정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제품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은 소개하지 않았다. MBC와 SBS는 앞으로 이어질 '글로벌 경쟁' 구도에 초점을 맞췄다.

SBS는 "애플도 이미 다양한 모양의 휜 전화기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라이벌 구도를 부각했다. MBC도 휘어지는 액정화면에 대해 "혁신 전쟁의 최전선에 선 기술"이라며 "이 기술의 승자가 향후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쥘 거란 전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KBS는 앞서 삼성의 제품들이 미국에서 특허 침해 건으로 금수조치를 당했다는 보도를 인용했다. 앵커는 "미국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이는데, 최근 잇따른 삼성의 혁신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 말미에는 "미국 등 외국의 견제에 거세지면서 우리 업체들의 대응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언론은 종종 삼성과 애플의 라이벌 관계를 부각한다. 9일 KBS 뉴스9 캡처
 언론은 종종 삼성과 애플의 라이벌 관계를 부각한다. 9일 KBS 뉴스9 캡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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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SBS 8시뉴스 캡처
 9일 SBS 8시뉴스 캡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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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를 비롯한 대부분 한국 언론은 삼성과 애플의 관계를 라이벌로 설정해 두고 보도한다. 마치 삼성이 국가대표인 양 치켜세우고 편파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포츠 중계를 보는 착각마저 든다. 9일 저녁 세계 최초 곡면 휴대폰이라는 '갤럭시 라운드' 보도 또한 다르지 않았다.

정작 제품을 쓰는 건 소비자들이지만, 언론이 만든 공론장 속에서 소외됐다. 거대 기업 간의 경쟁이라는 관점에만 몰두하는 건 아닐까.


태그:#갤럭시 라운드,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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