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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되는 강에 대해 '강의 눈물'을 주제로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인 배달래 작가가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황량하게 변한 풍경을 보며 "강은 인간이 옆에서 공생할 수 있게 해준 혜택이 무한하게 큰데 우리는 강에게 이런 폭력을 무자비하게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되는 강에 대해 '강의 눈물'을 주제로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인 배달래 작가가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황량하게 변한 풍경을 보며 "강은 인간이 옆에서 공생할 수 있게 해준 혜택이 무한하게 큰데 우리는 강에게 이런 폭력을 무자비하게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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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래 작가(오른쪽)가 지난해 8월 수원 경기대학교 복지관 중강당에서 열린 '제11회 한국 강의 날 수원대회 강, 물고를 트다-4대강 야단법석' 토크 콘서트에서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된 강의 아픔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배달래 작가(오른쪽)가 지난해 8월 수원 경기대학교 복지관 중강당에서 열린 '제11회 한국 강의 날 수원대회 강, 물고를 트다-4대강 야단법석' 토크 콘서트에서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된 강의 아픔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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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는 용감했다. 8일 [현장 리포트 OhmyRiver: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 (아래 오마이리버)팀은 경남 창녕함안보에서 배달래·배진아 자매를 만났다. 첫번째 여성 게스트 라이더를 맞이하는 축하(?)의 태풍 다나스는 두 손님과 함께 북상해 굵은 빗방울을 뿌렸다.

세찬 바람에 나무는 새로 문을 연 치킨집 앞 홍보용 바람풍선이 춤을 추듯 가지를 뒤틀었다. 날씨에 게스트의 안전이 우선 염려됐다. "자전거는 타보셨나?"는 기자의 말에 달래씨는 "네, 헬스장에서요"라고 지나치게 해맑게 대답해 기자의 근심을 키웠다. 당연히 "인터뷰만 하시고 자전거는 안타는 게 좋겠다"는 권유가 나갔지만, 자매의 대답은 완고했다.

"그건 반칙이잖아요. 저도 같이 갈래요."

달래(45)씨가 자전거를 타고 오마이리버팀과 함께 달리기로 했고, 동생 진아(37)씨는 자동차로 그 뒤를 따랐다. 오마이리버팀이 꼭 만나고 싶었던 자매는 몸짓과 노래로 4대강 공사로 멈춰버린 강의 흐름과 노래를 대신해왔다.

동시에 자매는 아이를 둔 학부형이자 주부이기도 하며 낙동강물을 받아먹고 사는 주민이기도 하다. 오마이리버팀은 그들과 비바람을 뚫고 낙동강을 달리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언니 달래씨는 2010년 <강의 눈물>이라는 첫 퍼포먼스로 강의 아픔을 우리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부터는 내성천의 수몰을 막기 위해 내성천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동생 진아씨는 <제비꽃>이란 노래를 시작으로 최근 발표한 <나는 강이다>를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노래하고 있다. 자매가 동시에 4대강의 실상을 사람들에게 알려가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도 너무나 참혹한 4대강의 지금과 닿아 있었다. 달래씨의 말이다.

"뻔히 보이고 들리는데 어떻게 속을 수 있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되는 강에 대해 '강의 눈물'을 주제로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인 배달래 작가(왼쪽)가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에서 [두 바퀴 현장 리포트-OhmyRiver] 특별취재팀과 함께 낙동강 자전거길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려하자, 동생 진아씨가 누나의 안전운행을 걱정하며 헬멧을 챙겨주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되는 강에 대해 '강의 눈물'을 주제로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인 배달래 작가(왼쪽)가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에서 [두 바퀴 현장 리포트-OhmyRiver] 특별취재팀과 함께 낙동강 자전거길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려하자, 동생 진아씨가 누나의 안전운행을 걱정하며 헬멧을 챙겨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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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되는 강에 대해 '강의 눈물'을 주제로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인 배달래 작가(왼쪽)가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생태공원에서  [두 바퀴 현장 리포트-OhmyRiver] 특별취재팀과 함께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되는 강에 대해 '강의 눈물'을 주제로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인 배달래 작가(왼쪽)가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생태공원에서 [두 바퀴 현장 리포트-OhmyRiver] 특별취재팀과 함께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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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 현장 리포트-OhmyRiver] 배달래 작가와의 동행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때론 끊어진 길 때문에 자전거를 짊어지고 산길을 올라야 했다. 특별취재팀이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개비리길에서 이동하고 있다.
 [두 바퀴 현장 리포트-OhmyRiver] 배달래 작가와의 동행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때론 끊어진 길 때문에 자전거를 짊어지고 산길을 올라야 했다. 특별취재팀이 8일 오후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개비리길에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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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했어요. 우리 세대 뿐 아니라 후손에게도 큰 죄를 짓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접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당장 아이들에게 미안했어요. 강은 인간이 옆에서 공생할 수 있게 해준 혜택이 무한하게 큰데 우리는 강에게 이런 폭력을 무자비하게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언니의 말이 끝나자 진아씨가 말을 이어받았다. 진아씨는 "역사상 이렇게 큰 돈을 투자해서 한 사업이 없었음에도 돈을 쓴 만큼 좋아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환경이 파괴되지 않았나"며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왜 이런 걸 보면서도 멈추지 않는가"라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 속을 수 있지만 뻔히 보이고 들리는데 어떻게 속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4대강의 상처를 알리기 위해 하고많은 방법 중에 몸짓과 그림, 노래를 택한 이유로 "말로 표현하지 않고 예술로 승화시켜 가슴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주민과 환경단체, 수자원공사, 정부가 뒤엉키는 힘의 충돌 속에서 힘과 권력이 대신할 수 없는 문화와 예술이란 무기를 들었다고 그녀들은 설명했다.

무대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생각 이상이라고 했다. 진아씨는 노래 공연이 끝난 뒤 "평소에 환경에 관심이 없었는데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한 주부의 말을 4대강 훈장 보다 더 가치있게 여기고 있었다. 달래씨 역시 독일 초청 공연 때 "현지인이 말 대신 자신의 가슴에 그의 손을 올려놓고 심장의 두근거림을 전달했던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거짓말이 없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선사하는 것은 이들의 목표이기도 했다.

"4대강 실패 인정 않는 정부, 위안부 인정 않는 일본 정부와 뭐가 달라?"

배달래 작가의 2013년작 <내성천의 봄>. 배 작가는 이 작품이 “영주댐 공사로 모두 사라진 곳을 작품으로 만들었다”며 “폐허가 되기 이전의 모습을 기록하여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폭력성과 이기심을 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래 작가의 2013년작 <내성천의 봄>. 배 작가는 이 작품이 “영주댐 공사로 모두 사라진 곳을 작품으로 만들었다”며 “폐허가 되기 이전의 모습을 기록하여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폭력성과 이기심을 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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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때의 회상에 젖은 이들의 기분은 4대강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분노로 변했다. 달래씨는 "얼마나 더 많은 자료가 나오고 자연이 훼손되어야 인정을 하겠나"며 "위안부 자료가 쏟아져도 인정을 하지 않는 일본 정부와 도대체 다른 게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진아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녀는 "낙동강의 녹조현장에 가야지 한강에서 자기 라이딩하는 기쁜 모습 보여준다고 사람들이 속겠냐"며 "그냥 쥐 죽은 듯이 가만히 계시는 게 국민들의 기분을 이해해주는 방법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나절의 빗속 라이딩을 마치자 기자도 달래씨도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체력 부담이 클 수 있는 강행군이었지만 이들은 이날의 체험에서 얻은 게 많다고 했다. 파헤쳐진 강변과 사라진 은빛 모래밭 대신 황폐해진 벌판을 보며 커진 건 허탈함과 분노였다. 자매는 제대로 가지 못하는 세상에 침묵해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았다.

퍼포먼스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이기 이전에 주부로서 달래씨는 교육으로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낙동강을 찾아 강의 아픔을 보고 토론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달래씨는 "그렇게 하면 아이는 내가 어떤 정체성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진아씨는 "만약 내가 일반 가정주부였다면 속으로 분노하면서도 그저 정수기 다는 것이 최선의 방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진 사람들이야 전쟁이 나도 환경이 파괴되어도 도망 갈 수 있지만 우린 그럴수 없지 않나"며 "피한다고만 끙끙대지 말고 인터넷이나 집회에서 뜻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래] <나는 강이다> - 배진아

▲ 환경가수 배진아의 <나는 강이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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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이다>

내가 사랑이 없어 넘쳤겠는가, 내가 연민이 없어 메말랐을까..
너희는 언제부터 흘렀는지 모를 이 한줄기의 시작과 끝을 구분할수 있는가.
내가 올곧게 흐를줄 몰라 천년을 굽이쳐 흘렀겠는가
보이지 않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말할수 없는 심오에 몸을 기댄 채
가지런히 흐르지 않을 뿐 다 기억하고 다 담고 있거늘
초대한적 없는 이들만 내 몸을 흔드네.

내게 잘못을 꾸짖고 있는가. 내게 무엇을 나무라는가.
내가 품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낙네들의 삶을 또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내가 올곧게 흐를 줄 몰라 천년을 굽이쳐 흘렀겠는가.
보이지 않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말할 수 없는 심오에 몸을 기댄 채
가지런히 흐르지 않을 뿐 다 기억하고 다 담고 있거늘
초대한적 없는 이들만 내 몸을 흔드네
나의 깊은 맘도 모른 채 위한다 말하네.




태그:#4대강, #오마이리버,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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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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