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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 복원 범대위와 4대강 진상 조사위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나는 평소에 탈세가 범죄이듯 공직자가 예산을 낭비하는 것도 일종의 범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장 어려운 사람에게 가야할 돈을 횡령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입니다."

2009년 3월 23일 제 11차 대통령 라디오 국정연설에서 MB가 한 말이다. 이 내용은 지난 9월 29일 SBS 스페셜 '4대강의 반격'에서 다시 다뤄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기자는 세 달여 동안 SBS '4대강의 반격' 제작에 참여하면서, MB의 지난 행적을 다시 살펴봤다. 혈세 낭비와 실패가 뻔히 예견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장본인이 MB 본인이기 때문에, 분노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MB는 2011년 9월 청와대 비서관 회의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스스로를 평했다. 그러나 결코 도덕적이지 않았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때, 그는 오만과 독선, 그리고 편법과 꼼수로 일관했다. 국토의 보전, 국민의 행복이라는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도 외면했다.

국민의 반대로 한반도 대운하 포기를 선언하고 4대강 사업으로 전환했을 때도, MB는 대운하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7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이런 그를 두고 '숨 쉬는 것 빼고 모두 거짓말'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가 집권 기간 동안 한반도 대운하 및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한 발언을 되짚어 보면, 모든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B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한반도 대운하 띄우기에 전념했다. 대운하에 대한 문제 지적을 정치적 반대라 폄하하면서 그는 "한반도 대운하가 국운 융성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 강조했다.

그는 대운하가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면서도, 대전, 행정중복합심도시, 충주, 대구, 나주 등을 돌면서 '내륙 항구'를 강조했다. 이때 MB가 내세운 것이 '한반도 대운하는 국민의 세금 한 푼도 안 들고 100% 민자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대운하를 염두에 둔 4대강 사업은 100% 민자가 아닌 100% 재정 사업, 즉 국민의 혈세로 진행됐다.

MB는 4대강 사업을 위해 국가의 모든 권력을 동원해,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일반적 상식을 부정하려 했다.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예비타당성 조사, 사전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지표 조사 등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가 사회적 타당성 확보를 위해 형성한 법률과 제도도 마비시켰다. 그 결과가 바로 4대강 사업 실패와 22조 원이란 혈세 낭비,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4대강 후유증 비용이다.

그가 낭비한 22조 원이면 이지스함, 구축함, 잠수함, 상륙함, 지원함, 초계기, 헬기 등으로 구성된 해군 기동단을 3~4개 구성할 수 있다. 나로호를 44개 날릴 수 있으며, 비싼 등록금으로 고생하는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반값으로 하도고 남는다. 거기다 800만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도 4조 원이 남는다. '공직자의 예산 낭비를 범죄'로 규정한 MB는 본인 스스로가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4대강 재창조, 망상에 사로잡힌 MB

이미경 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이라며 "최소 수심은 3~4m, 최대 수심은 5~6m를 유지하라"고 직접 지시한 국토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이라며 "최소 수심은 3~4m, 최대 수심은 5~6m를 유지하라"고 직접 지시한 국토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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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자신이 마치 신이 된 듯 한 착각에 빠진것 같다. 2009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4대강 살리기는 재해 예방과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환경 보전, 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관광 레저 산업 진흥 등 다목적 효과를 갖는 사업"이라면서 "약 2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4대강 사업은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전지전능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MB가 자주 했던 말이 '4대강 재탄생'이다. 그는 "4대강 사업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고 또 제대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매우 강한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그런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면, 여지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 세력'으로 몰아 세웠다. MB뿐 아니라 그의 의지를 받든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과 국정원, 조중동 등도 4대강 사업 비판자들을 '불순세력, 종북세력'으로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4대강 사업이 강행되던 2010년 3월 국무회의에서 MB는 "생명을 살리고 죽어 가는 생태계를 복원하며,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 4대강의 목표이자 내 소신"이라면서, 4대강 사업과 자신을 일체화시켰다. 그해 6월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패배했음에도, MB의 4대강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이때부터는 MB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엄혹한 현실을 외면한 채, 셀프 칭찬에 열을 올렸다. 2010년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그는 "내년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공되면 우리 국민은 푸른 자연과 함께 한층 여유 있는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4대강은 국제적인 명소로서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 말했다.

왜관철교 붕괴, 지천 침식 등이 4대강 사업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을 때도 그의 자랑은 고장난 불도저마냥 멈추지 않았다. 2011년 4월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 개막식에서 MB는 "4대강을 갖고 이러쿵저러쿵 하시는 분도 많지만 금년 가을 완공된 모습을 보게 되면 아마 모두가 수긍할 것"이라면서 "아마 금년 가을이면, 추석이 지나면 4대강의 진정한 모습을 알게 될 것"이라 말했다.

같은 해 10월 8일 남한강 자전거 길트임 개통식에서는 "소수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반대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절대 환영하고 있다"면서 "지금 4대강변에 가보면 천지개벽한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린 10월 22일에는 "대한민국 4대강은 생태계를 더 보강하고 환경을 살리는 그러한 강으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 뒤 바로 상주보에서 물이 샜다. MB는 4대강 사업을 기존 방재 시설의 4배에 달하는 200년 빈도로 시공하겠다고 말했지만, 5~10년 빈도에도 보 바닥이 깎여 나가면서, 구조물의 안전성이 논란이 됐다. '녹조라떼'와 독성 남조류 증가로 대변되는 수질 악화 현상이 발생했다. 물량을 늘렸지만, 가뭄에 물을 공급할 수 없다는 현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MB는 "4대강 사업 덕분에 홍수와 가뭄 피해를 모두 막았다", "세계적으로 모범적, 환경적 사업"이라면서 현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4대강 사업은 반역, 내란과 다를 바 없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자전거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자전거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 이명박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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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MB는 북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북한강 자전거길에 나왔습니다. 탁 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기차역 근처에서 자전거 렌트도 가능하네요. 여러분도 한번 나와 보세요~ ^^"라는 말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퇴임 후 녹색운동을 한다더니 녹색운동 대신에 강물을 녹색으로 만드는 데 공헌한 MB는 부업으로 4대강 여행사를 차릴 의향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호객행위를 할 수 있을까.

MB의 4대강 사업을 두고 보수 논객인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는 "국토환경에 대한 반역, 내란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평가를 한다. 서울대 김정욱 명예교수는 "총체적 사기"라 말하고 있으며, 하천 복원 관련과 관련, 국제적 명성이 있는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 (독일 칼스루헤 대학)는 "자연에 대한 강간"이라 표현할 정도다. 국내외적으로 4대강 사업은 모범 사업이 아닌, 혈세와 국토 파괴의 상징적 사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국책사업에 대해서 제대로 된 책임을 묻지 않았다. 90년대 수질오염의 대명사였던 시화호 방조제 사업은 '사기꾼 없는 거대한 사기극'이라 표현된다. 거대한 사기는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정작 이를 책임진 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나온 평가였다.

4대강 사업 역시 거대한 사기극이다. 시화호 사업과 다른 것이 있다면, 사기극의 주연과 조연, 스태프 등이 누구인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거대한 사기극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잊힌 과거가 되풀이 되듯이, 4대강 사업과 같은 반역과 내란은 또 다른 형태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 4대강 사기극의 주연인 MB가 책임질 일만 남은 것이 아닐까?


태그:#MB, #이명박,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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