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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 복원 범대위와 4대강 진상 조사위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매일같이 수거를 했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떠오르는 죽은 물고기
 매일같이 수거를 했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떠오르는 죽은 물고기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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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0일부터 13일 동안 충남 부여군 백제보 인근 65km 구간에서 물고기(환경부 추산 5만 4000마리, 환경단체 추산 60만 마리) 떼죽음 사건이 발생했다. 환경부는 서둘러 "독극물과 바이러스 영향은 아니다"라고 결과를 발표했지만, 지금까지도 사고 원인은 미궁에 빠져있다.

당시 죽은 물고기떼 수거에 투입된 이들은 환경부, 국토부, 수자원공사, 부여군, 청양군, 논산시, 익산환경청 소속 공무원들과 일용직, 비정규직 등 수백 명에 이른다.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10여 일간 물고기 수거를 진행한 이들은 사고처리 후유증으로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특히 일부는 병원치료까지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들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여군 어느 허름한 찻집에서 당시 수거에 참여했던 이수영(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누치, 쏘가리, 숭어, 참마자, 동자개, 끄리, 눈불개 등 주워도 주워도 다음 날 아침이면 또다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떠오르는 통에 도저히 얼마만큼 고기가 죽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며 "(수거 6일째) 비가 오고 작업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또 물고기가 떠올랐다, 당시를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물고기 수거, 지옥이 따로 없었다"

쓰디 쓴 커피를 단숨에 들이마시며 큰 눈을 치켜뜨던 이씨는 "특히 힘들었던 기억은 물고기들이 물 위로 올라와서 살려달라고 뻐끔거리며 애절한 눈빛을 보였던 것"이라면서 "약을 처방할 수도 병원에 데리고 갈 수도 없이 죽기만을 바라던 그 심정은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 중간에 가랑잎처럼 죽어 나가떨어지던 물고기와 구더기가 끼었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끔찍하고 역하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종일 죽은 물고기를 줍고 나면 다음날 정말 나오기 싫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또 나와야 했다"면서 "죽은 물고기를 쓸어 담아 놓은 수거 자루가 비가 와서 하류로 떠내려가도 물고기 수거만을 지시하는 고위직 공무원들을 보면서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특히 "포댓자루에 물고기를 담으면 썩은 침전물이 줄줄 흐르고 악취가 풍기면서 파리며 벌레들이 들끓었다"면서 " 당시 수거 작업에 참여했던 이들 가운데 작업 중간 혹은 작업이 끝나고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다닌 사람이 많았음에도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퇴근해서 씻고 또 씻어도 몸에서 악취가 사라지고 않았고, 꿈에까지 죽은 물고기들이 따라다니는 통에 잠도 자지 못했다"면서 "끼니마다 빠트리지 않고 먹던 생선도 그 작업 이후로 3개월 동안은 입에도 대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거팀이 죽은 물고기를 포대자루에 담고 있다.
 수거팀이 죽은 물고기를 포대자루에 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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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와 동행했던 박만수(가명)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혹시나 올해 또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죽은 물고기 수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에 다시 죽은 물고기 수거를 시킨다면 차라리 일을 그만두겠다"고 잘라 말했다. 박만수씨는 "증조할아버지가 100수를 하셨고, 아버지도 이 지역에서 오래 사셨지만 이렇게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는 얘기를 전해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처음에 죽은 물고기가 썩은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수거에 들어가기 전부터 물고기가 떼로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강한 여울에 살던 물고기들이 4대강 사업으로 변해버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봐야 한다. 인간의 욕망 때문에 죄 없는 생명들이 죽은 것"이라고 4대강사업을 비판했다.

기자가 만난, 당시 물고기 수거에 참여했던 비정규직 일용직들 대부분은 이씨나 박씨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썩은 물고기 이야기에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들은 여전히 금강 물고기 떼죽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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