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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사업으로 남한강 준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4대강사업으로 남한강 준설공사 현장(자료사진)
ⓒ 유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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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4일 4대강 사업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11개 건설사 전·현직 임원 22명을 기소했다. 이 가운데 6명은 구속됐다. 수사에 들어간 지 4개월 만이다. 검찰은 스스로 '오랜 수사기간 동안 600여 명을 조사해 4대강 사업 담합과 관련한 전모를 밝혀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담합비리는 이미 예전부터 논란이 제기됐던 사안이다.

이번 검찰 수사발표로 다시 확인된 것은 결국 4대강 사업이 국민의 혈세를 이용해 대형 건설사들의 배를 불리는 사업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앞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서 담합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처분을 받은 대형건설사들의 사례에서 이미  밝혀진 바다. 검찰이 공정위 조사에서 추가로 밝혀낸 것은 당시 과징금 처분을 받은 건설사 이외에 담합에 가담한 업체를 적발했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보 건설 사업 이외에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 증설 공사, 영주다목적댐 공사, 보현산다목적댐 공사에서도 담합을 적발했다. 보 건설과 마찬가지로 6개 대형건설사(현대·삼성·대우·대림·GS·SK)가 개입된 담합이다. 이들 업체가 경쟁을 피하면서 이익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공사비용은 증가했다. 담합 의혹을 피하기 위해 들러리로 입찰한 기업에 설계비용을 보전하는 데에도 국민의 세금이 쓰였다.

이들 업체들의 행태는 지난 감사원 발표에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관련기사: MB 거짓말 들통 "운하 대비 4대강사업 지시"). 이들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컨소시엄(SK건설 제외)을 구성해 참여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운하 포기발언을 하고 4대강 정비 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들 업체는 컨소시엄을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4대강 사업에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4대강 사업의 담합비리는 '한반도 대운하' 때부터 구조화 돼 있던 것이다. 

검찰 역시 이번 수사발표에서 4대강 사업 입찰 담합과 관련해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구조화된 담합 관행이 대형 국책사업에 그대로 적용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구조화 된 담합 관행'은 필시 더 많은 비리를 불러왔다. 정관계 로비와 비자금 문제가 그것이다. 검찰 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단순한 담합비리뿐 아니라 4대강 사업 추진과 공사과정의 비리 전말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검찰 발표는 '놀라울 게' 없었고, 4대강 사업 비리의 1막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강 사업과 얽힌 네 가지 비자금 의혹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4대강 사업 관련 로비 의혹과 비자금 의혹은 크게 네 가지다.

이번에 담합비리로 불구속 기소된 현대건설 김중겸 전 사장은 4대강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민단체가 김 전 사장을 고발했지만 현재 이 사건은 1년이 다 되도록 진전 없이 서울중앙지검에 계류 중이다. 현대건설은 담합비리를 일으킨 건설사 가운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4대강 공사에서도 사업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대구지검이 수사에 나선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도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검찰은 낙동강 칠곡보 공사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우건설 본사를 여러 차례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서종욱 전 사장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해 최근 대우건설 전·현직 임원 4명을 구속기소 했으나 비자금의 용도와 조성방법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보통 비자금 조성과 리베이트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시작한다. 국내 최대 설계·감리업체인 도화엔지니어링 역시 4대강 사업을 통해 큰 수혜를 입었고, 비자금 조성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검찰이 463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도화엔지니어링 김영윤 회장을 구속·기소했으나 김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과 4대강 사업의 연계성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업체와 정관계의 연결고리가 드러난 것은 최근 구속기소 된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건이 유일하다. 장 사장은  4대강 사업 설계업체 '유신'으로부터 1억 원 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유신은 삼성물산이 입찰했던 낙동강 32공구(낙단보)와 현대건설이 따낸 한강 6공구(강천보) 등의 설계를 수주한 업체다.

장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4대강 비자금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로 꼽힌다. 장 사장은 2004년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거쳐 2005∼2006년 행정2부시장을 지냈으며 2007∼2008년에는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소속 국가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에서 '한반도 대운하 TF' 팀장을 맡았다.

"4대강 비리는 정부기관 협력 없이 불가능"

 강을 재탄생 시킨다며 4대강에 22조 원을 퍼부은 이명박 대통령. 과연 어떻게 재탄생되었을까요? 오늘은 MB표 재탄생 작업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4대강의 아름다움들을 총정리했습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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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아직 손대지 않은 비자금 의혹들과 함께 이날 수사를 마무리 지은 4대강 담합 비리 수사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담합 비리를 방조한 정부기관은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에서 "검찰의 발표는 공범 봐주기식 수사결과"라며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담합비리를 방조, 조장, 협력한 정부기관은 수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대강사업의 비리는 정부기관과의 협력 및 방조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국토부는 공사를 일시에 발주하여 경쟁을 제한하고, 입찰정보를 건설회사에 사전에 유출하는 등, 사실상 4대강사업 담합비리의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4대강사업 비리의 전모를 밝히고 향후 대형국책사업에서의 부패와 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기업의 입찰담합 비리구조와 상황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 확대가 필요하다"며 "특히 이 조사는 정부기관의 책임자에게도 실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자금 수사와 관련자 처벌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추진세력에 대해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는 잘못된 사업에 국가예산을 불법지출했다는 혐의로 국민소송인단을 모집해 다음 달 중으로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도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여지를 남겨놓기는 했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앞서 설명한 4대강 사업 비자금 사건들을 열거하며 "현재 수사 진행 중인 다른 턴키공사에 대한 입찰 담합 혐의 등 기타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 4대강 사업은 전 정권과의 선긋기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감사원 발표에 청와대가 강한 어조로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그것을 확인했다. 검찰 수사 역시 마찬가지로 강도 높게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일단 1막은 아쉽게 마무리 됐다. 최근 총리실 산하 4대강조사위원회에 4대강 사업 관련 인사를 위원장으로 앉히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박근혜 정부가 과연 누가 주인공이 될지 모르는 2막을 어떻게 열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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