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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귀환> 표지
 <마을의 귀환> 표지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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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가을부터 겨울까지 도봉구청에서 의뢰한 마을만들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었다. 전체 주민의 반이 아파트에 살고, 일반 주택도 거의 빌라촌이어서 일반적인 마을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풍경. '도봉구에 마을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터 갖고 들어간 작업이었다.

마을만들기에 관여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촬영하면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은 "우리는 성미산이나 삼각산 재미난 마을과 다르다"라는 말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의 대표적 사례로 알려져 있는 성미산 마을과 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학습하고 있는 교과서 같은 곳들이다. 실무 담당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마을은 지자체의 행정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어떤 일정한 형식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게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에게 목표를 물어보면 무엇을 만들기보다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결국,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물을 보여주는 것은 촬영하지 못했다. 과연 마을은 어떤 모습으로 오는 걸까.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내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는데, 이제야 그 해례집이 등장했다. 바로 오마이북에서 2012년부터 1년여 동안 취재한 마을들의 이야기 <마을의 귀환>이 바로 그 책이다. <마을의 귀환>은 서울시내 16개 마을 공동체를 직접 탐방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마을, 콘크리트 도시에서 숨을 쉬다'편과 영국의 혁신적 공동체 9곳을 탐방하고 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찾아서'편으로 나뉘어 있다.

책 안의 마을들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듯이 마을 또한 모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한 동네에서 어떻게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주거 중심의 공동체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상업 혐동조합을 통해 경제활동에 대한 다양한 모습의 마을이야기도 소개됐다. 또,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들을 통해 동네의 여러 모습들을 찾아내는 마을들이 소개됐는데 그중에는 내가 관여하는 도봉N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2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찾아서' 에는 영국의 다양한 시도로 진행되는 마을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와닿았다. 제일 마지막 로컬리티의 스티브 클레어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가장 큰 자원이라는 내용은 내가 도봉구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에서도 사람을 키우는 것이 마을만들기의 본질이라는 실무자들의 말과 일맥상통함을 느꼈다.

마하트마 간디는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고 말했다. 전 지구적 위기상황에서 그 동안 국가간 합의를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 거의 없다. 오히려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각성이 한 마을을 새롭게 일으켜 세우고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볼 때,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마을이 그 해답인 듯하다.

이 시점에서 <마을의 귀환>은 시대가 요구한 마을에 대한 가장 정확한 백서가 아닐까 여겨진다. 바람은 매년 이러한 내용의 책이 시리즈로 계속 나와서 마을만들기에 대한 훌륭한 교과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http://izone3.com/90181393308 에도 실렸습니다.



마을의 귀환 - 대안적 삶을 꿈꾸는 도시공동체 현장에 가다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 지음, 오마이북(2013)


태그:#마을의 귀환,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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