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서 순수 대한민국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이번 주말 펼쳐진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FA컵은 지난 1996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7회째를 맞이하는 전통성 깊은 대회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그야말로 한국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중요한 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승팀에는 2억 원의 상금과 내년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주어지기에 치열한 경쟁 끝에 살아남은 네 팀의 각오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준결승전은 1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다음 날인 15일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펼쳐진다.

◆ 제주 vs. 포항 (9월 14일 15시, 제주월드컵, SPOTV+(생중계)

대결을 앞둔 박경훈 제주 감독과 황선홍 포항 감독 오는 1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앞둔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과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의 모습.

▲ 대결을 앞둔 박경훈 제주 감독과 황선홍 포항 감독 오는 1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앞둔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과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의 모습. ⓒ 남궁경상




제주 유나이티드 "지난해 아픔 설욕해서 반드시 결승간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FA컵 준결승 무대 단골손님이다. 제주는 지난 2010년 박경훈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이래 최근 4년간 준결승 무대에 무려 3번이나 올랐다. 하지만 우승컵은 단 한 차례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올해만큼은 다르다는 각오이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막바지 뒷심 부족으로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하며 하위 스플릿으로 향했다.

상위 스플릿에 들지 못한 것에 대해 상실감이 컸다. 하지만 FA컵을 통한 기회가 남아있기에 선수단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더욱 똘똘 뭉쳤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의 흐름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제주는 현재 12승 9무 7패(승점 45점)로 하위 스플릿에서 가장 위에 자리하고 있다. 또 최근 4연승 행진으로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홈경기라는 홈 어드밴티지를 획득했다. 운명의 장난일까? 여기에 상대가 지난해 준결승 무대에서 1대 2 뼈아픈 패배를 안겨줬던 포항을 만났다. 리벤지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설욕전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FA컵은 올 시즌 제주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과 다름없다. 최상의 분위기와 자신감으로 결승 진출을 노리는 제주이다.

포항 스틸러스 "스틸타카, 전통 강호의 면모를 보여주겠다"

포항 스틸러스는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평가받는다. 깊은 역사와 걸맞게 포항은 FA컵과도 인연이 많은 팀이다. 포항은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 그리고 수원 삼성과 함께 통산 3번의 우승의 기록으로 현재 FA컵 최다 우승 팀으로 기록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절대 강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항은 15승 7무 6패(승점 52점)으로 리그 1위 자리를 수호하고 있다. 다만, 최근 흐름은 들쑥날쑥하다. 27라운드에서 전북 원정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지만 28라운드 서울 원정경기에서는 0-2로 무릎을 꿇으며 분위기가 한 풀 꺾인 상황이다.

여기에 전술의 핵심인 황진성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선수들 역시 빡빡한 일정 속에 심신이 피로한 상황이라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걱정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굳은 각오로 경기에 임한다. 올해 포항이 만약 우승할 시 통산 4회 우승팀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게 된다.

◆ 부산 vs. 전북 (9월 15일 15시, 부산아시아드, SBS ESPN (생중계)

대결을 앞둔 윤성효 부산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 오는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앞둔 윤성효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모습.

▲ 대결을 앞둔 윤성효 부산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 오는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앞둔 윤성효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모습. ⓒ 남궁경상


부산 아이파크 "AGAIN 2004, 윤성효 감독의 기를 믿는다"

부산 아이파크와 FA컵의 마지막 인연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은 결승 무대에서 부천SK (現,제주)을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부산 선수단은 지난 13일 클럽하우스로 찾아온 한 팬에게 2004년 FA컵 우승의 힘을 담고 있는 당시의 유니폼을 선물 받으며 특별한 기운을 전달 받았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26라운드 포항원정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박용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 마지막 티켓을 획득한 부산이다. 비록 최근 1무 1패로 흐름은 좋지 않지만 크게 연연하지 않는 눈치이다. 그 이유는 바로 FA컵의 강자 윤성효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수원 사령탑을 맡았던 지난 2010년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 이어 이듬해에도 준우승을 기록하며 유독 FA컵과 인연이 많은 인물이다.

부산은 이번 경기를 대비해 지난 11일에 펼쳐진 수원과의 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주축 선수를 대거 제외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최소화했다. 여기에 홈경기라는 이점을 안고 있어 홈팬들의 뜨거운 성원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장착한다. 실제로 올 시즌 정규리그 승률도 홈(64.3%)이 원정(42.9%)보다 월등히 좋다. 이것이 바로 부산이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이다.

전북 현대 "강희대제표 닥공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마"

전북 현대와 FA컵은 상당히 인연이 깊다. 지난 1994년에 팀을 창단한 이후 1999년까지 늘 중·하위권을 맴돌았지만 FA컵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 전북은 1999년에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이듬해 2000년에는 팀 역사상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어 2003년과 2005년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06년에는 ACL 무대에 나서 보기 좋게 아시아를 재패했다.

올 시즌 전북의 초반 행보는 좋지 못했다. 정인환, 케빈, 정혁 등 대형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중위권에 머무는 데 그쳤다. 반전의 계기는 최강희 감독의 복귀였다. 대표팀에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최강희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상화시켰다. 전북은 최근 13경기에서 8승 4무 1패로 다시금 예전의 무서운 위용을 과시하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이번 경기를 대비해 지난 28라운드 인천원정경기에 정혁과 레오나르도 그리고 티아고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감안했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변수다. 주전 공격수인 이동국과 이승기의 부상에 이어 박희도마저 지난 인천전에서 경기 중 실신하는 사태가 발생해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누구도 경기 결과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준결승에 진출한 네 개의 팀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전북과 포항이 FA컵 최초의 4회 우승 기록을 향해 한 발 다가갈 것인가, 아니면 절실함의 부산, 제주가 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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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부산 아이파크 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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