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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던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더위는 다소 가신 듯하다.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 차이가 난다. 경남 밀양으로 길을 나섰다. 이번 목적은 백중놀이 참관이지만, 행사 전에 밀양의 여러 유적을 둘러보려고 한다. '밀양'하면 대표적인 곳이 얼음골, 밀양루, 표충사 등이다.

얼음골 입구에 안내문
▲ 얼음골 안내문 얼음골 입구에 안내문
ⓒ 김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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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에 먼저 간다. 입구에선 얼음골 사과를 판매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꽁꽁 언다는 얼음골은 신비로움을 더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번 무더위에도 정말 더위가 무색할 만큼 얼음이 꽁꽁 얼고 찬바람이 부는 곳이다.

얼음골 가는 길
▲ 얼음골 가는 길 얼음골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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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더위에도 바위틈 사이로 하얀 얼음이 보이고 골짜기에 들어서면 마치 냉장고 문을 연 듯 시원한 바람이 확 불어온다.

얼음골 얼음결빙지
▲ 얼음골 얼음 결빙지 얼음골 얼음결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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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비한 현상은 겨울에 바위 밑에 머물고 있던 차가운 공기가 여름이 되면 따뜻한 공기에 눌려 바위틈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열 효과가 크고 구멍이 많은 바위 지형 때문이기도 하다.

천황사  비로자나불좌상
▲ 천황사 비로자나불좌상 천황사 비로자나불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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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로 오르는 입구에 있는 천황사에는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불상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 불상에서 특징은 사자좌(獅子座)라 할 수 있는데 좌우는 11마리의 사자를 환조로 조각해 놓았고 하대와 한 돌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 불상에는 예도 없어 가치는 높다.

얼음골을 나와 백양터널을 지나는데 이곳은 영화 <똥개>에서 정우성이 패싸움하던 장면을 찍은 곳이라 한다. 영화 촬영지란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백양터널
▲ 백양터널 백양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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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15호 오연정은 조선 중기 문신인 추천 손영제가 지은 정자이다.
손영제는 이황의 제자로 조선 명종 때 정랑을 거쳐 예안, 김재, 울산 군수 등을 지냈다. 지금 있는 건물은 1936년에 후손들이 다시 세운 것이다.
오연정
▲ 오연정 오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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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 제87호 월연대 일원은 조선 중종 때 월연 이태가 만년에 관직을 물러나 세상의 미련을 버리고 자연으로 귀의하려는 의지로 조성한 별서이다. 조망되는 강변 풍경과 보름달이 떴을 때 매우 아름답다.

월연대 일원
▲ 월연대 일원 월연대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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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을 대표하는 사찰인 표충사는 사명대사를 기리는 사당인 표충사가 표충사로 옮겨지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라 고치게 되었다. 문화재로는 국보 제75호인 청동함은 향완을 비롯하여 보물 제467호의 삼층석탑이 있다. 또 석등 ·표충서원 ·대광전 등의 문화재와 사명대사의 유물 300여 점이 보존되어 있다. 표충사에는 일반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몇몇 특이한 점들이 있다.

수충루로 들어서기 직전 오른편에 있는 자그마한 건물인 가람각이 있다. 가람각은 죽은 자의 혼을 실은 영가가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모셔지는 곳으로, 이곳에서 영가는 속세의 때를 벗는 목욕을 하게 된다.

표충사 가람각
▲ 표충사 가람각 표충사 가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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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가람각과 근래 다시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건물 두 개가 있다. 전남 순천 송광사에 있는 세월각과 척주각과 같은 용도의 건물이다. 유물관에는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목조 관세음 보살좌상은 임진왜란 때 승병장인 사명대사가 진중(陣中)에서 원불로 모셨던 것으로 전하고 있다.

표충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특이한 점은 사당 영역이 있다는 것인데 사명대사, 서산대사, 기허대사의 진영을 모신 표충사(表忠祠)와 표충서원이 있다. 대광전에는 각 모서리마다 기둥을 세워 두었고 보물인 삼층석탑과 석등이 볼 만하다. 응진전 벽면 위에는 십이지신상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 외 팔상전과 만일루 등 많은 건물들이 있어 한참을 둘러 보아야 한다.
표충사 대광전
▲ 표충사 대광전 표충사 대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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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삼층석탑과 석등
▲ 표충사 삼층석탑과 석등 표충사 삼층석탑과 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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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영남루는 평양 금수산 모란봉에 있는 부벽루, 진주성에 있는 촉석루와 함께 3대 대표 누락이다. 영남루는 강물 위 높은 절벽에 자리하여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 장소인데 신라시대 영남사라는 사찰이 있던 자리에 누각이 만들어진 것은 고려시대다. 이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세기 중반에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지어졌다. 고려시대 이후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글과 글씨가 누각 내부에 가득하다. 시원스런 기둥 사이로 걸려 있는 편액은 '영남제일루'로 당시 열 살이었던 이증석의 글씨라 한다.

밀양영남루
▲ 밀양 영남루 밀양영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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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궁이 마주 보고 있는데 과거 객사건물의 일부로 지금은 단군의 영정과 역대 여덟 왕조의 시조 위패를 모시고 있다. 건물 뒤에는 단군의 할아버지 환인 동상이 있다.

천진궁
▲ 천진궁 천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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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궁 바로 옆에는 밀양 출생으로 유랑극단에서 악기를 연주하다 작곡가 이서구 박경호를 만나 작곡가로 입문한 박시춘 생가가 있다.

박시춘 생가
▲ 박시춘 생가 박시춘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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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많은 히트곡이 있는데 애수의 소야곡, 신라의 달밤,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이다. 그중 '애수의 소야곡' 노래비가 있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만은 / 물로 달래보는 구슬픈 이밤
고요히 창을열고 별빛을 보면 / 그누가 불러주나 휘파람 소리

밀양아리랑 노래비 옆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사랑나무 연리지'가 한 그루 서있고 연리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유정 사명대사 동상도 있다. 무봉사도 바로 인근에 있는데 무봉사 초입에 3기의 비석에는 신라고찰무봉사사적비를 중심으로 좌우에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현재 무봉사에 대웅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무봉사
▲ 무봉사 무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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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봉사 입구에 있는 아랑각은 조선 명종 때 미모가 뛰어난 밀양부사의 외동딸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다. 동욱은 유모에 꼬임에 빠져 영남루에 달구경 갔다가 통인주기에게 정조를 강요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정절을 지켰다고 한다. 이 지방 사람들은 아랑의 넋을 위로하고자 매월 음력 4월16일에 제를 지낸다고 한다.

아랑각
▲ 아랑각 아랑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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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 비가 세워져 있다. 바로 아래에는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석화(형태가 국화꽃 모양)가 있다.

석화 안내문
▲ 석화 석화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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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백중 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로 백중날(음력 7월 보름(7.15))에 논다 하여 백중놀이라 한다. 영남루 앞 남천강 둔치에서 열리는데 동서의 화합과 사회대통합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에는 남사당놀이, 양주소놀이굿, 남해안별신굿, 진도북놀이 등을 초청하여 행사를 진행하였다.

밀양백중 놀이
▲ 밀양백중놀이 행사 밀양백중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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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백중 놀이
▲ 밀양백중 놀이 밀양백중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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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떡과 해장국 등을 참여한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즐겁게 공연을 보고 왔다. 다양한 문화유산과 둘러보고 지역의 전통문화를 체험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백중놀이 행사는 특히나 다양하게 진행되어 이 기간에 맞추어 밀양을 한번 찾아보면 더욱 좋을 듯하다.


태그:#표충사, #얼음골, #영남루, #백중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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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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