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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오마이뉴스> 취재팀이 찾아간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이포보. 상류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서 두번째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놓여진 B-6 기둥 상단(왼쪽 사진)에서 균열이 발견되었다. 오른쪽 사진은 균열이 보이지 않는 B-1 기둥으로 B-6 기둥에 발생한 균열의 상태를 비교해서 볼 수 있다.
▲ '명품보'라던 이포보 상단 균열 발견 10일 오전 <오마이뉴스> 취재팀이 찾아간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이포보. 상류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서 두번째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놓여진 B-6 기둥 상단(왼쪽 사진)에서 균열이 발견되었다. 오른쪽 사진은 균열이 보이지 않는 B-1 기둥으로 B-6 기둥에 발생한 균열의 상태를 비교해서 볼 수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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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상류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서 두번째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놓여진 B-6 기둥(빨간 네모) 상단에서 균열이 발견되었다.
▲ 균열 발견된 남한강 이포보 'B-6' 기둥 이포보 상류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서 두번째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놓여진 B-6 기둥(빨간 네모) 상단에서 균열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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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에 세워진 이포보 본채 상단 쪽에서 균열이 확인됐다. 그동안 고정보를 비롯해 보 하단부분에서 균열과 누수 현상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보 윗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난 사례는 처음이다. 특히 이포보는 감사원의 지난 1월 감사 때 유일하게 품질 관련 지적 사항이 없었던 만큼 앞으로 4대강 보의 안정성 문제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오마이뉴스>는 10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우안(상류 기준) 두 번째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위치한 'B-6'번 기둥 상단에서 폭 1cm 안팎으로 보이는 균열을 확인했다. 균열은 권양기를 받치고 있는 기둥 상단부 전체에서 나타났고, 일부는 콘크리트 표면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또 여기에는 다른 본체 기둥과 달리 녹색 이끼류도 잔뜩 끼어 있었다.

이날 현장을 동행한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권양기) 안에 미세한 구멍이 생겨서 습기가 들어가면서 청태가 낀 듯하다"며 "옛날에 지은 이포대교는 멀쩡한데 왜 이포보만 이런 것 같냐"며 "부실공사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포대교는 1991년 12월 19일, 이포보는 2011년 10월 22일 준공됐다. B-6번 기둥에서 망원경으로 살펴본 이포대교 교량 상단부는 낡은 편이었지만 이끼나 균열이 보이진 않았다.

<오마이뉴스> 취재팀과 함께 이포보를 찾은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이 균열이 발생한 부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팀과 함께 이포보를 찾은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이 균열이 발생한 부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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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준공 1년여 됐는데... 부실시공이 원인, 4대강 보 전반 우려"

현장 사진을 검토한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 붕괴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포보가 준공된 지 2년이 조금 못 됐는데 그 정도 수평균열이 생겼다는 것은 부실시공이 큰 원인일 수 있다, 길이 45m, 높이 3m, 무게 235t짜리 수문을 여닫는 과정에서도 균열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원인 규명을 위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감사원이 '이포보는 문제없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4대강 보 전반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이포보는 감사원의 지난 1월 감사 결과 발표 '보 시설물 품질관리' 분야에서 유일하게 문제 제기가 없었던 곳이다. 당시 감사원은 나머지 15개 보는 잘못 설계되거나 모형실험·보완시공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포보 권양기 상단부에서 균열이 발견된 만큼 감사원 감사 결과도 완벽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4대강 16개 보 전체가 불안한 상황이지만 최근 출범한 국무조정실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아래 4대강 조사위, 위원장 장승필)은 앞으로 조사·평가 대상에서 감사원 4대강 감사 결과에서 문제가 없는 부분은 제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정부와 4대강 조사위 등의)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정밀진단을 한 뒤 적절하게 보수·보강공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다가 이포보는 정부가 '명품보'라고 홍보해온 곳인데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명백한 부실공사"라고 꼬집었다.

균열이 발생한 이포보 B-6 기둥위에는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들어 있는 '알'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균열이 발생한 이포보 B-6 기둥위에는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들어 있는 '알'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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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B-6 기둥 상단에서 발견된 균열.
 이포보 B-6 기둥 상단에서 발견된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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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 "이상 없다... 공사 때 만들어진 이음새, 균열 아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이포보는 이상 없다"며 "(보 권양기 상단부 문제는) 균열이 아니라 콘크리트 공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시공조인트(이음새)"라고 해명했다. 이포보 시공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했지만, 준공 후 관리는 수공이 담당하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구획을 나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정에서 시간차가 발생, 자연스럽게 '시공조인트'가 나타난다"며 "콘크리트공학을 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수공에서 이포보 권양기에 나타난 균열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콘크리트 구조체는 균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구조설계기준'에 따라 허용 균열 폭 이내는 진행현황을 모니터링하는데, 이포보도 한다"며 "현재 폭은 허용치 이내"라고 말했다. 이어 균열로 보이는 부분에 이끼류가 낀 것과 관련해 "그 권양기는 물이 떨어지는 쪽이라 이끼가 끼고 해서 외관상 보기 안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육안으로 살펴본 결과 보 본체 기둥 상단에 발상한 균열은 국토부 '콘크리트구조설계기준' 허용 기준치 0.5mm를 웃도는 규모였다. 수공 관계자는 또 권양기가 위치한 다른 기둥에서는 별다른 균열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균열이 발생한 B-6 기둥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둥은 표면이 매끈했다.


태그:#4대강, #이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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