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는 배우 김영옥, 김용림, 이효춘, 김수미의 여정을 담는다. 첫 여정은 실수와 갈등이 어우러졌지만, 성장통을 거친 만큼 앞으로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KBS 2TV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는 배우 김영옥, 김용림, 이효춘, 김수미의 여정을 담는다. 첫 여정은 실수와 갈등이 어우러졌지만, 성장통을 거친 만큼 앞으로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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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이하 마마도)>가 숱한 화제를 뿌리며 2회를 끝냈다. 김영옥, 김용림, 이효춘, 김수미 등 여배우들의 여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시작 전부터 tvN <꽃보다 할배>와의 표절시비, 그에 따른 독창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시작을 했으니 이제부터는 뭔가 색다른 것을 보여주어야 할 텐데, 그것이 참으로 만만치 않다.

일단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재미 등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마마도>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꽃보다 할배>와 끝없이 비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참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니 그 강도는 앞으로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첫 회가 끝난 <마마도>에는 각종 비판이 쏟아졌는데,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바로 멤버들의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청산도로 가는 도중 강아지로 말미암아 시작된 갈등은 첫 회 내내 신경전으로 이어졌는데, 그것은 때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간혹 예능에서 출연자들의 짜증을 굳이 볼 이유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2회의 방송에서 멤버들 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보였다. 1회와는 달리 상당부분 순화된 모습으로, 멤버들 간의 논쟁도 줄어들었고 별반 시비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눈물과 감동, 공감의 시간들이 채워졌다. 그것은 긍정적인 신호일까?

예능의 캐릭터 구축은 필수, 인위적인 조정은 위험

예능을 무조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하던 때가 있었다. 그것이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되자 어느 순간부터 '각본 없는 예능'이 유행하고 있지만, 때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한 시청자들의 기대치와 제작진의 의도가 서로 상충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도 100% 각본이라거나 그 반대를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즉 100% 리얼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예능에서의 각본 활용에 대해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는 융통성을 발휘, 수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캐릭터를 보는 눈도 마찬가지다. 화면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실제와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측도 있을 테지만, 어느 정도 '설정'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쪽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건 예능, 특히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멤버들의 캐릭터 구축이 생명이다. 또렷하게 각인된 캐릭터들은 때론 불협화음을 내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마도>의 2회 들어 순화된 모습은 1회의 비판에 대해 멤버들과 제작진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일련의 비판은 캐릭터 구축을 위한 밑거름이라 보아야 한다. 성격이 좋아 보이거나 까다롭게 느껴지는 멤버들이 구분되었지만, 그것은 캐릭터 구축의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바꿔보려 한다거나, 욕을 덜 먹기 위해 무조건 순화시키는 것은 <마마도>가 '예능'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무리, 혹은 패착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들...공감대 형성 요인은 충분해

'마마도' 갈등은 있어도 먹방은 언제나 즐겁다.

▲ '마마도' 갈등은 있어도 먹방은 언제나 즐겁다. ⓒ KBS


요즘 '부성'이 예능들의 주요 화두다. 경제 불황 탓으로 조기은퇴가 많아진 것, 그에 따라 가정에서 아버지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런 추세에서 MBC <아빠 어디 가>, <꽃보다 할배> 등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누리고 있다.

반면 어쩐 일인지 여성들이 주체가 된 예능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간간이 화제에 올랐던 MBC every1 <무한 걸스> 등도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그런 가운데 시작된 <마마도>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깊다. 여성들이 주체가 되었고, 게다가 최소 60세가 훌쩍 넘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독창성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간 예능에서 소외되었던 여성, 노년층이 주축이라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예능의 지평을 넓힌다는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러니 우리의 할머니들이 조금 부족하고, 약간은 답답하게 느껴지더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자. 비록 겉모습은 화려한 연예계에 몸담고 있다지만, 그들은 바로 흔히 만날 수 있는 우리의 가족들, 친척들, 이웃들과 닮은 모습이 아닌가? 

1937년생으로 가장 연장자인 김영옥은 일제와 6.25와 분단 등을 두루 거쳤다. 나머지 멤버들도 우리의 근대사의 영욕을 거의 거쳐 온 사람들이다. 멤버들은 자신들의 어머니들이 그야말로 "소처럼 일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일방통행 식의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살아온 이들, 그 고난의 시간을 겪은 사람들에게 자녀들이나 남편과의 '소통'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마마도>의 멤버들은 바로 그들의 자녀들이자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들이다.

그러니 조금 못 웃기면 어떤가. 조금 잘 삐진들 어떠랴. 여성과 남성의 기질 차이를 고려한다면 할아버지들의 성격과 동일선상에서 단순 비교하는 일도 적절치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힘들게 살아온 우리의 어머니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겠는가.

청산도에서의 멤버들의 모습은 참으로 자유롭고 아름다워 보였다. 항상 고운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려 노력하던 그들,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마들의 활기찬 여행을 계속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마도 김영옥 김수미 이효춘 김용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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