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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진구청장이 강연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문석진구청장이 강연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박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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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구청장에 3번 도전하는 동안 전임 구청장이 돈 문제로 구속되서 제 임기보다 길게 형을 살고 있습니다. 제 경쟁자였던 다른 구청장 후보는 여자 문제로 스캔들이 났었고요. 그래서 돈과 여자 문제를 철저히 조심했습니다. 이제는 서대문구가 부패 이미지를 씻었고 저는 청렴독재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지난 8월 31일 오후 신촌의 한 이야기 카페. 다준다(다음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청년정치연구소(소장 이동학) 소속 청년들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 만났다. 

이날의 주제는 '키다리 아저씨의 복지행정'. 25개 서울시 구청장 중 가장 장신을 자랑하는 문석진 구청장은 서울시의 가장 큰 현안인 뉴타운 문제의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을 만큼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임이 누구보다 두터운 구청장이다.

그는 복지 중심의 구정을 펼치기 위해서 청렴과 투명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임 구청장 시절에 6급인 비서실장이 4급 국장을 승진시켜주겠다며 수천만 원을 받아서 구속됐어요. 과장 승진에 3천, 국장 승진에 5천만 원 등 공무원의 승진을 둘러싸고 구청장의 부정부패가 심각했죠. 그렇게 8년이 지나는 동안 공무원들의 사기도 떨어지고, 구정이 엉망이 되어버린 겁니다."

지자체가 청렴하고 투명하지 못하면 전체적으로 일의 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복지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정책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 그는 자신부터 돈, 부패문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여자문제는 주로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법. 그래서 술자리, 골프장 접대는 처음부터 꿈도 꾸지 않았다. 동시에 구정의 투명성을 위해 감사담당관을 외부에서 영입해 그야말로 '칼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개혁을 통해 취임 전 전국 100위권 밖이었던 서대문구의 청렴도 평가를 4위로 끌어올렸다.

문석진구청장과 참가자들
 문석진구청장과 참가자들
ⓒ 박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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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을 기반으로 역점을 둔 것은 바로 복지 행정. 법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기초수급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그들이 자립할 때까지 종합케어를 제공하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실시한 것. 빠듯한 구청 예산으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예산은 종교단체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이끌어 내고 구청은 이를 소외된 가정과 연결하는 중계자 역할을 맡아오고 있는 것이다. 2011년 100가정을 시작으로 현재 200가정을 돌보고 있다.

또 다른 서대문구의 자랑은 바로 주민 자치다. 문 구청장은 주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주민 거버넌스가 지방자치의 잠재력을 극대화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대문구에서는 지역주민이 직접 예산편성에 참여하는 '1%주민참여예산'을 실행하고 있다. 생업에 전념하느라 구정을 잘 모르는 주민들을 위해 예산학교를 만들어 강사진을 배출했고, 정책을 홍보하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을 믿고 공무원은 보조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해당 정책은 예산효율화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국무총리상을 수상하였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일까? 지난해 서대문구는 복지전달체계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며 중앙정부를 비롯한 40여개 지자체에서 방문, 벤치마킹할 정도로 복지중심 행정을 이끌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보다 구청장이 더 매력적인 이유로 주민을 위해 직접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예산과 조직을 통해 소소한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천하며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이 큰 장점이라는 것. 그리고 지역에서 작은 모델의 성공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지자체로 확대되어 국가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청년이 지방자치를 통해 실천하고 성장해나갈 것을 조언하였다.

참가자 윤소희(25)씨는 "청렴, 투명성을 강조한 강의가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안채영(29)씨는 "강의를 듣다보니 서대문구에서 살고싶을 정도로 부러웠다"며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소감을 밝혔다.


태그:#문석진, #복지행정, #서대문구청장, #다준다, #청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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