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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단 대구FC의 홈페이지. 대성에너지가 메인스폰서로 들어가 있다. 하지만 대성에너지는 올해부터 대구FC에 광고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30여 년간 대구에서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한 대성에너지㈜가 지역 프로축구단인 대구FC에 2년간 해오던 광고비 지원을 경영난의 이유로 중단했다. 대성에너지측은 대구시가 공공 요금 성격이 강한 도시가스 원가에 반영해 주지 않으면 광고비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성에너지는 지난 1982년 도시가스 사업자로 선정돼 1984년 내당삼익아파트에 처음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시작, 지난 30여 년간 대구시 전역에 독점적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대성에너지는 2010년 224억8700만 원, 2011년 162억8800만 원, 2012년 127억94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사실상 대구 시민들이 키운 기업이라 볼 수 있다.

대성에너지 "대구FC 지원금, 도시가스 원가에 반영해 달라"

대성에너지는 2010년 224억 원, 2011년 162억 원, 2012년 12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대성에너지는 2010년 224억 원, 2011년 162억 원, 2012년 12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대성에너지는 시민구단인 대구FC에 2011년 3억 원, 2012년 5억 원의 광고비를 지원했다. 그런데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올해 대구FC에 지원하기로 했던 5억 원의 광고비 집행을 거절했다. 도시가스 증설을 요구하는 세대가 많지만 예산의 가용범위가 230억 원 정도에 불과한데도 300억 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성에너지는 광고비를 지원할 경우 대구시가 도시가스 원가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대성에너지는 한 가정에서 매년 400원 정도만 부담하면 대구FC에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구시로서는 기업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지원을 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성에너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가정당 400원을 부담하면 대구FC에 지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광고 산정비는 공급비용 산정지침에 인정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며 사실상 원가에 반영해야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대성에너지 측은 광고비 산정의 근거로 경영난을 들고 있지만, 매년 지역민에게 독점공급해 얻은 수익으로 주주들에게는 상당히 많은 금액을 배당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1주당 주가는 5570원에 해당하지만 2010년 주당 1115원, 2011년 592원, 2012년 465원씩 배당했다. 따라서 주주들을 위해서는 많은 금액을 배당하면서도 정작 시민구단에 대해서는 시민의 돈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생색내기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원구 대구시 의원은 "기부금과 광고비는 도시가스 생산에 필요한 원가라기보다는 기업 활동으로 생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성격이 강한 항목"이라며 "생색은 대성에너지가 내고 경제적인 부담은 시민들에게 지우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대구FC 관계자도 "대성에너지와 계약서를 쓴 것은 아니지만 매년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광고도 해줬다"며 "회사 수익으로 광고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광고비를 비용으로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성에너지 관계자는 "도시가스 주식은 안정주이기 때문에 배당 이외에는 큰 이점이 없다"며 "주주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배당액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FC가 어려운 점은 알지만 말 그대로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일으켜 나가야지, 특정기업 한두군데 부담을 지운다면 시민구단이라 하기가 어렵다"며 "도시가스 같은 경우 다른 지역에 판매할 수 있는 소비재가 아니어서 보급확대라든지 광고선전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기부금도 원가에 이미 포함... 시민 돈으로 대성에너지가 '생색'

대구시의회 김원구 의원에 따르면 대성에너지는 지난 5년간 기부금을 내고 적게는 1억4000만원에서 많게는 6억2000만원까지 요금에 반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의회 김원구 의원에 따르면 대성에너지는 지난 5년간 기부금을 내고 적게는 1억4000만원에서 많게는 6억2000만원까지 요금에 반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광고비 산정과 관련된 대성에너지측의 요구는 대구시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대성에너지는 지난 5년간 매년 1억~11억 원의 각종 기부금을 내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 활용해왔다. 대구시는 광고비와는 달리 대성에너지의 기부금은 도시가스원가에 포함시켜 왔다. 대구시의회 김원구 행정자치위원장이 위의 표에서 밝힌 것에 따르면 5년간 많게는 6억 원까지 요금산정에 포함시켰다. 대구시가 대성에너지 측의 광고비 관련 요구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김원구 의원은 "대구시민들의 믿음과 사랑으로 성장한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본적인 기업윤리의 회복을 촉구한다"며 "대구시 또한 산업통산자원부의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 기준'에 의거해 비용 산정을 용인해 왔다고 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최대한 조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FC는 시민구단으로 매년 110억 원 정도의 운영비가 들어간다. 대구시를 비롯해 지역기업인 대구은행, 금복주, 대구도시공사뿐 아니라 기아자동차, 농심 등 지역 외 기업을 합쳐 40여개 정도의 업체가 광고비 형태로 후원을 하고 있다.


태그:#대구FC, #대성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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