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신안분재공원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운데)의 사회로 특별한 대담을 하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왼쪽)와 민형배 광산구청장(오른쪽).
 신안분재공원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운데)의 사회로 특별한 대담을 하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왼쪽)와 민형배 광산구청장(오른쪽).
ⓒ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무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의 박우량 군수. 광주광역시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도농복합구 특성을 갖고 있는 광산구의 민형배 구청장. 전혀 다를 것 같은 두 지방자치단체장이 한 자리에 모인 까닭은 혁신 성공사례 때문.

<오마이뉴스>는 지난 1일 오후 지방자치 혁신 성공 사례를 대표적으로 선도하고 있는 박 군수와 민 구청장을 초대해 '오연호의 특별한 대담'을 가졌다. 오연호 대표기자 사회로 진행된 특별한 대담은 신안군 분재공원에서 약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대표적인 혁신 성공 사례를 묻자 박우량 신안군수는 섬마을 지역 교통문제 해결 등을 꼽았고, 민형배 구청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꼽았다.

"전국 최초 '버스 완전 공영제'... 운영비용↓ 이용객↑"

박우량 신안군수.
 박우량 신안군수.
ⓒ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박 군수는 "바람 불면 갈 수 없고 안개 끼면 갈 수 없는 곳이 섬"이라며 "(섬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소득이고 복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0년 동안 섬에는 밤에 배가 못 다니게 돼 있었습니다. 정부를 설득하고 국회의원들과 협력해서 법을 개정해 야간에도 배가 다니는 섬을 만들어냈습니다. 육지에 나왔다가 섬에 못 들어가면 불필요한 숙박비·식비·일을 못해 날아가는 기회비용 등 주민들이 엄청난 불이익을 당해왔습니다. 그런데 야간에 배가 다님으로 해서 주민들의 삶이 획기적으로 달라졌어요.

야간에도 배가 다니다 보니 대중교통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버스 완전 공영제를 했습니다. 민간업자와 협의해서 5년 동안 14개 버스회사를 사들였고 현재 40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군수인 제가 섬마을 버스회사 사장인 셈이죠, 하하하. 준공영제를 했을 때보다 운영비용은 30%가 절감했고, 이용객은 네 배 많아졌어요."

"청소노동자를 주체로... 서비스 적극적으로 변했다"

민 청장은 "광산구에는 지난 2012년 초부터 비정규직이 없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사람이 하는 노동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청소업체가 생활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맡아 하고 있었는데 경영상황이 악화돼 저희에게 반납했습니다. 청소는 계속해야 하고 공고를 해서 입찰을 해 받게 되면 몇 달이 걸리는데 고용승계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때 협동조합 기본법이 생겨서 공공노조에 도입을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분들께서 받아들여서 청소협동조합이 탄생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이 청소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일을 해보니 수탁업체가 운영해서 지급했던 것보다 임금이 27% 올랐습니다. 또 일하시는 분들도 자주관리하고 임금도 받는 객체가 아닌 나누는 주체가 되다보니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합니다."

대담 사회를 본 오 대표는 "두 지자체의 혁신 사례를 살펴보니 두 분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불편해해도 한다는 것과 매우 꼼꼼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형배 구청장 "공무원, 공무활동가 돼야"

민형배 광산구청장
 민형배 광산구청장
ⓒ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박 군수는 "섬의 경관이 좋은 곳에 도시의 고소득자들이 전원주택이나 별장을 지으려고 들어오려고 하지만 섬은 생육환경이 열악해서 자연환경을 한 번 파괴하면 회복이 불가능 할 정도"라며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되면 많이 받고 쉽지만 50년, 100년을 내다보면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특유의 '불편한 섬'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 최초로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증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쓰레기처리비 1000원을 받자고 했을 때 주민들은 물론 의회도 반대했는데 그 이유가 '관광객이 떨어지지 않을까'였지만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며 "우리 군민이 환경운동가처럼 환경과 생태를 지키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면 할수록 그 빛나는 자연환경을 보기위해 관광객은 늘어난다"고 자신했다.

민 구청장은 "우리 사회가 국가가 국민들을 지배하고 통치하고 억압하는 시대에서 국민들이 점점 주인이 돼 가는 과정에 있고 그걸 가능케 하는 제도가 바로 자치"라며 "그래서 자치는 곧 진보이며 꼼꼼함은 자치의 출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공무원들은 행정을 통해 관리하려고 하는 것은 1/3만 하고, 1/3은 정치인처럼, 1/3은 시민운동가처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공무원은 공무활동가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우량 군수 "지자체가 220개면 정책도 220개 있어야"

특히 두 단체장은 획일적인 한국의 지방자치에 공분하며 "자치단체의 특성을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자치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 군수는 "신안군은 북과 남의 기온차이가 2도가 나고, 동서 거리가 150km에 이르고 흑산도에 가면 흑산도 특유의 사투리 때문에 통역관이 필요할 정도"라고 독특한 지역적 특성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안군에서 진정한 자치는 문화적 특성이 다른 섬마다 자치를 하는 것"이라며 "한국에 지자체 220개가 있다면 정책도 220개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 구청장도 "획일화된 법과 제도를 가지고 220개 지자체를 접근하는 순간 자치는 물 건너 가고 민주주의도 허약해진다"며 "각 지자체가 얼마큼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자치의 성패를 가른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저희는 도농복합도시인데 특성이 달라서 동을 몇 개씩 특성에 따라 묶어 전략동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자치의 핵심은 특성에 기초한 자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특별한 대담에서 박우량 군수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신안 천일염을 "대체제가 없는 독과점 품목"이라고 자랑했다. 민형배 구청장은 "광산우리밀은 지리적 단체표장을 획득했다"며 도농복합구인 광산의 특산품으로 광산우리밀을 자랑했다.




태그:#박우량, #민형배, #신안군, #광산구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