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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오탁방지막을 촬영하던 송강호 박사, 박도현 수사가 강정바다에서 해경에게 체포되었으며 현재 제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 글은 사실을 바탕으로 쓴 손바닥 동화이다. - 기자 말

 강정 평화마음 동화
ⓒ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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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 가두지 마세요, 잘 들어 보세요."

샘이 아빠와 수사 삼촌이 잡혀갔다. 두 분은 우리 마을 환경감시단원이다. 오늘 재판이 있어서 마을 어른들이 법원에 다녀오셨다. 나는 할아버지께 여쭤보았다.  

"샘이 아빠랑 수사 삼촌 왜 잡아갔어요?"
"잡아갈 일 아니다. 오탁방지막도 찢어졌고, 공사하는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계속 바다에 쏟아 부으니 그거 사진 찍다가 잡혀간 거야."

오탁방지막은 시멘트나 기름이나 흙탕물이 바다로 퍼지는 걸 막는 장치다. 우리 마을 앞 바다는 파도가 세차기 때문에 자꾸 찢어진다. 평소에도 해경은 환경감시단 삼촌들이 방지막 찢어졌다고 신고하면 못 들은 척 가버린다.

할 수 없이 환경감시단이 조사하면 해경들은 바로 쫓아와서 "오탁방지막 안은 수상레저금지구역입니다. 그 안에 들어가면 100만원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라고 방송한다. 공사 방해했다고 잡아가기도 한다. 삼촌들은 수상 레저 활동을 하지 않았다. 우리 마을에서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샘이 아빠와 수사 삼촌은 그날 촬영한 증거를 재판 때 가져갔지만, 판사님이 그 동영상을 무시했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다. 동원 형이나 양윤모 하르방이나 종환 삼촌도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혔었다.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저녁도 안 드셨다. 

"증거 동영상도 보지 않을 거민 체포적부심이라는 거를 무엇 때문에 하는가 말이야!"

판사님은 왜 증거가 되는 동영상을 안 보셨을까? 그분도 도지사님처럼 우리 마을 사람들 말은 듣기가 싫은 걸까?

나는 언제부터인지 마음 한 조각이 푹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슬프다. 나 뿐 아니라 우리 마을 아이들은 마음이 조금씩 다 슬프다. 알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사실은 슬픈 건지 아픈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은 아빠와 사이가 좋아져서 다행이다. 아빠는 한동안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술 마시고 오면 나하고 말도 안하고 주무시기만 했다. 우리 아빠는 중덕삼거리 너머에 있는 한라봉 밭을 강제로 빼앗겼고 비닐하우스 늦게 철거했다고 벌금 고지서도 받았다.

"4·3 때 부모 잃고 나 혼자 불쌍허게 살아오멘 마련한 밭이라!"

할아버지는 그렇게 소리치곤 하셨지만 아빠 때문에 이제 밭 이야기를 안 하신다.     

게다가 우리 마을에는 경찰이 너무 많다. 범죄자 마을에 사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다. 우리가 사백 년도 넘게 살아온 마을인데, 지금은 경찰이 더 주인 같다.

길을 가다가 경찰이나 경찰버스와 마주치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내가 만일 우리 마을과 바다를 해치지 말라고 말하면 나도 잡혀 갈 거라 생각된다.

나는 우리 마을 회장님이나 삼촌들, 평화 지킴이 누나들을 만나면 반갑다. 아무도 잡혀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친구 윤이는 마을회관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교실을 뛰쳐나가면서 운다. 엄마가 잡혀갈까봐 그런다. 나는 울지 않지만 할아버지나 아빠가 늘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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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한국작가회의. 2000 한국일보로 등단. 시집 <이발소그림처럼> 공동저서 <그대, 강정>.장편동화 <너랑 나랑 평화랑>. 2011 거창평화인권문학상

** 월간 작은책에 이동슈의 삼삼한 삶 연재중. 레알로망캐리커처,현장크로키. 캐릭터,만화만평,만화교육 중. *문화노동경제에 관심. 또한 현장속 살아있는 창작활동을 위해 '부르면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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