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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광안대교 고공농성 현장이 보이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비상계획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광안대교 고공농성 현장이 보이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비상계획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반핵부산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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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부터 부산 광안대교 케이블에 매달린 채 80미터 상공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시위가 사흘째로 접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시위 방식을 놓고 위험천만하고 극단적인 방법이란 비판도 일고 있다. 몇 가닥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뙤약볕과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의 비상계획구역은 10km..."세계 최저 수준"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광안대교에 내건 대형 현수막에는 뭉크의 '절규' 캐릭터와 함께 '25km'라는 글자가 쓰여있다. 이는 광안대교가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로부터 25km 떨어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피폭 지역은 반경 50km. 때문에 많은 국가들은 비상계획구역으로 불리는 대피 구역을 폭넓게 지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원전비상계획구역은 8~10km에 머물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전까지 한국과 동일한 비상계획구역을 설정했던 일본은 긴급보호조치계획 구역을 30km까지 확대했다. 한국의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은 미국(80km), 헝가리(30km), 핀란드·벨기에(20km), 남아프리카공화국(16km)에 비해서도 좁게 설정되어있다.

10km의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을 설정해두고 있는 프랑스도 필요에 따라 즉시 식품제한구역을 설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을 30km까지로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외침은 현재 한국의 원전 비상계획구역을 30km까지로 넓게 설정하자는 요구이다.

비상계획구역 확대, 무엇이 문제?

 10일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는 원전 대피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고공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이들은 최고 높이 150미터인 광안대교 주2탑의 상단부에 줄을 매달고 고공 농성을 진행중이다.
 10일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는 원전 대피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고공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이들은 최고 높이 150미터인 광안대교 주2탑의 상단부에 줄을 매달고 고공 농성을 진행중이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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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원전을 없애자는 것도 아니고, 안전을 위한 건데 그냥 확대하면 안되나'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까닭에는 예산 문제가 걸려있다.

지난해 원전 관련 방재대책 예산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넘겨진 예산은 35억원 가량. 원전이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임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예산으로는 85억 원 남짓이 배정됐다. 수치상으로는 정부가 원전의 안전 보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도 있는 문제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이다 보니 방사능 침투를 막는 방호약품인 요오드화칼륨은 부산·울산 시민을 위해 19만명 분이 마련되어 있다. 원전사고 영향권에 거주하는 지역민이 340여만명인 점을 비추어 볼 때 결코 넉넉한 수치라고 볼 수 없다. 벨기에의 경우는 20km 내 전 주민들에게 약국을 통해 방호약품을 사전배포하고 있다는 것이 그린피스 측의 설명이다.

"비상계획 구역은 최소한의 안전 장치"

 10일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는 원전 대피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고공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이들은 최고 높이 150미터인 광안대교 주2탑의 상단부에 줄을 매달고 고공 농성을 진행중이다.
 10일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는 원전 대피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고공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이들은 최고 높이 150미터인 광안대교 주2탑의 상단부에 줄을 매달고 고공 농성을 진행중이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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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지 못한 예산 탓으로 방재계획의 미비점을 돌리더라도 막상 최악의 사태가 닥쳤을 경우에 비용을 생각하면 예산 타령만이 능사인가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 중추 항만인 부산항과 국가 산업 시설이 몰린 울산이 원전 사고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경우 그 타격은 예상하기 어렵다.

거기다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국토의 11.5%가 제염작업 범위에 들어간다는 측면과 그 기간이 수십년으로도 끝나지 않는다는 점, 방사능 피폭과 질병 등을 통한 추가 피해까지 합산한다면 그 규모는 더 불어난다.

더군다나 그린피스 측은 한국의 원전사고에 대해 "결코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며 "사고 은폐, 부품 위조 등 인적 실수로 인한 사고 및 고장이 잇따라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이를 토대로 그린피스 측은 "국내 원전 사고 발생 활률이 1:100,000에서 에서 1:2900, 심지어 50년에 한번 발생하는 것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그린피스는 몇 가지 원전 안전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 원전 안전 기준 강화 ▲ 시뮬레이션 및 사고영향 연구 ▲ 현실적 비상계획구역 설정과 체계적 훈련 ▲ 충분한 방호약품 마련 및 사전배포 ▲ 지자체와 전문가 역할 확대 ▲예산 확충 ▲ 무한책임제도 부활 등이 그것이다.

그린피스 뿐 아니라 반핵단체들도 원전 비상 계획구역 확대에 동참하고 나섰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는 11일 오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안전구역 확대를 요구하는 피케팅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한국의 방재계획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가뜩이나 잇따른 비리로 원전의 안전에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소한의 안전 장치 마련까지 외면한다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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