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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건설 대표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 명목으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묵묵부답'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 명목으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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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2시 55분]

'대선 개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이 다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번에는 개인 비리 혐의다.

건설업자에게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이날 소환된 원 전 원장은 4일 오후 1시 45분경 중앙지검 정문에 나타났다. 원 전 원장은 "현금 1억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냐", "전직 국정원장으로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는데 소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기자 10여 명을 따돌린 원 전 원장은 지검 청사 안 게이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원 전 원장은 이날 밤 늦은 시간까지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이미 구속된 황보연(62) 전 황보건설 대표가 원 전 원장에게 현금과 선물을 로비한 대가로 각종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최근 황 전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 "원 전 원장에게 억대의 현금을 건넸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날 원 전 원장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비리 혐의로 첫 소환... 검찰, 금품 수수 및 대가성 여부 추궁 예정

원 전 원장이 개인 비리 혐의로 소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에 두차례 나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지난달 14일 검찰 수사 발표에서 원 전 원장은 직무 범위를 넘어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제85조 1항(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및 국정원법 제9조(정치 관여 금지)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개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원 전 원장이 개인 비리 혐의로는 구속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황보건설이 2010년 7월,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 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와 홈플러스의 인천 연수원 기초공사를 따내는 과정에서 황 전 대표가 원 전 원장에게 청탁을 넣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황 전 대표가 1억 5000여만 원 가량의 돈을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에 취임한 2009년 이후 수천만 원씩 여러 번에 걸쳐 제공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면 원 전 원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나 알선수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알선수재 혐의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일을 잘 처리해 주도록 알선해 주고 금품 등을 받았을 때 적용하며 알선수뢰는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직무상 부정행위를 알선하고 뇌물을 받는 경우에 적용한다.

원 전 원장의 부인 이아무개씨, 혐의 사실 전면 부인

검찰은 이날 원 전 원장이 황 전 대표의 청탁을 받고 실제로 원청업체들에 공사 발주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청탁을 넣었는지 등 금품의 대가성을 추궁할 계획이다. 지난달 황 전 대표의 옛 건설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발견한 선물리스트의 대가성 여부도 캐물을 예정이다.

한편, 원 전 원장의 부인 이아무개씨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남편이) 오늘 얘기할 수도 있을 텐데, 내가 말할 부분이 아니라 삼가는 게 좋지만 아무튼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주로 집에만 있다"며 "간혹 밖에 나가지만 지금 어디 놀러가고 그럴 기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최근 근황에 대해서는 "없는 사실을 가지고 얘기하니까 좋지 않다"고 답했다.


태그:#원세훈 전 국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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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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