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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전사모' 회원들에 대한 공식 재판에 앞서 법원 경위들이 재판정의 문을 막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전사모' 회원들에 대한 공식 재판에 앞서 법원 경위들이 재판정의 문을 막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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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베(일간베스트)' 회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5·18을 폄하하는 내용을 올려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단체들이 대구의 법정에서 분노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09년 '5·18은 북한 특수부대의 공작'이라거나 '5·18은 폭동'이라는 등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5·18단체로부터 고소를 당한 '전사모(전두환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에 대한 재판이 3일 오후 대구지법 형사10 단독(재판장 윤권원 판사)으로 열렸다.

이날 재판은 당초 검찰이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장아무개씨 등 10여 명에 대해 80만원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 했지만 피고인들이 정식재판을 청구해 이뤄졌다.

이날 재판에는 증인으로 신경진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이 참석했고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광주와 서울에서 5·18구속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법정의 자리가 좁아 25명의 회원들만 입장해 자리를 지켰다.

 5.18관련 단체 회원들이 3일 오후 대구지법 10형사 단독 재판으로 열린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에 방청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5.18관련 단체 회원들이 3일 오후 대구지법 10형사 단독 재판으로 열린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에 방청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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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측 변호인인 서석구 변호사는 증인신문을 통해 지난 1990년 북한에서 펴낸 '조선여성' 등의 간행물과 '5·18님을 위한 교향시' 등의 북한 연극, 탈북자의 증언 등을 내세우며 5·18이 북한과 연계돼 있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추궁했다.

서 변호사는 또 "5·18당시 북한에 생중계 됐다는게 사실이 아니냐"고 묻고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 불과 4시간만에 광주와 인근 목포, 여수 등 38곳에서 무기고를 탈취했는데 과연 시민들의 힘만으로 가능한 일이냐"고 따져물었다. 이 과정에서 '탈취'를 '획득'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5·18을 북한과 연계해서 질문하지 말라"며 "북한군이 광주에 들어온게 사실이라면 지난 2000년부터 2013년까지 4번이나 대통령이 5·18행사에 참석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 변호사가 "5·18묘역에 12구의 신원미상인 묘가 있는데 이게 북한군 특수부대원의 묘가 맞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신경진 회장은 "제대로 알고 질문하라"며 "11구의 신원미상이 있는데 DNA를 확인해 이중 6구는 신원을 확인했고 5구는 당시 넝마주의나 고아의 시신으로 추정한다"고 답했다.

신경진 회장은 "역대 대통령들이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자'고 했는데 5·18 역사를 왜곡해도 너무 한다"며 "죽은 자식 앞에서 통곡하는 어머니의 사진을 놓고 홍어로 빗대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누시울을 적셨다.

이에 대해 서석구 변호사는 "나도 한때는 운동권 변호사로 일했지만 운동권이 북한을 찬양하는 것을 보고 돌아섰다"며 "북한이 5·18에 개입했다는 말을 했을 뿐 광주시민을 매도한 적 없다"고 말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석에서는 수차례 고성이 터져나오고 재판을 지켜보던 5·18 회원들은 북한군의 개입설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한 회원은 '우리들은 빨갱이가 아니다"고 울부짖기도 했다.

7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재판정에서 무릅을 꿇고 "80년 5월 19일 우리 아들이 곤봉에 맞아 죽었다"며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60대의 한 남성은 서석구 변호사를 향해 "네가 변호사냐? 북한에 가서 살아라"고 말하며 스스로 퇴정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 참석한 오아무개씨 등 전사모 회원 10여 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앉아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거나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의 다른 곳을 주시하기도 했다.

증인신문을 마친 신경진 회장은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광주를 북한과 연계시키고 북한쪽 말을 인용하면서 남쪽 사람들의 말을 기피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대한민국 국가를 인정하지 않는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동계 5·18구속부상자회 사무총장은 "신군부와 관련된 질문은 안하고 날조된 북한 개입설만 질문을 하는 것은 변호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서석구 변호사는 평양의 법정에 있는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육군본부, 검찰 등의 자료가 있는데도 북한군 600여 명의 특수부대가 작전을 펼친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질문을 통해 사실을 호도하려는 것은 33년간 가슴에 한을 안고 산 유족들에게 대못을 박는 것"이라며 "다음 재판에 어떻게 임해야 할 지 광주에 돌아가서 논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28일 오후 2시 대구지법에서 속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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