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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중부지방에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됐지만 열흘 이상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장맛비 구경을 하지 못했다. 특히 장마 시작 후 열흘간 내린 강수량(12.9㎜)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의 경우 평년 대비 16%에 불과했으며, 작년 대비 4.5%에 그쳤다. 이같은 마른장마 현상은 지난 2008년에도 나타났다. 그해 장마는 평년보다 빠른 6월 17일경 시작됐다.

깜깜무소식이던 장마가 2일 우리나라에 다시 찾아오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상층기압골에 의해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새벽에 중부 서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밤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3일(수)과 4일(목)에는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느리게 남하하면서 전국적으로 영향을 주겠다.

3일(수) 새벽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및 장마전선 위치 예상도
 3일(수) 새벽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및 장마전선 위치 예상도
ⓒ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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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예보관계자는 "이번에는 특히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장마전선 상으로 공급되는 따뜻한 수증기와 상층의 찬 공기가 만나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할 것"이라면서 "중부지방은 2일 밤부터 3일(수) 낮 사이, 남부지방은 3일 밤부터 4일(목) 오전 사이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40㎜의 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말했다.

또 강수대의 폭이 좁아 가까운 지역 내에서도 강수량 편차가 크겠으며, 2일 밤~3일 오전 서해안에는 강한 비바람이 예상되므로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일부터 4일까지 예상되는 강수량
▶ 중부(동해안 제외)·전라남북도·경북 북부·북한 : 70~120mm(많은 곳 중부·북한 150mm 이상)
▶ 경상남북도(경북 북부, 동해안 제외) : 30~80mm
▶ 동해안, 제주도 : 10~40mm

한편 4일 남부지방으로 내려간 장마전선이 5일(금)에는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상층기압골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또 다시 북상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5일~6일(토)에는 중부지방, 6일과 7일(일)에는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시간당 40㎜ 이상의 국지적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작년 7월, 안산서 하룻밤 새 시간당 62.5㎜ 쏟아지기도

지난해 7월 5~6일 이틀 동안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경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300㎜ 이상의 집중호우를 기록한 반면 경기 북부와 강원영서북부지역은 50㎜ 안팎의 적은 비가 내린 적이 있다.

특히 당시 경기도 안산에서는 5일 오후 11시~6일 오전 8시까지, 강한 비 집중시간(시간당 약 10㎜ 이상의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내린 시간)이 무려 9시간이었으며, 시간당 최대강수량도 62.5㎜를 기록했다. 이 지역의 이틀간 총 누적강수량은 336.5㎜에 달했지만 경기 북부인 문산지역의 강수량은 58.5㎜에 그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처럼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때는 가까운 지역일지라도 강수량이 10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시간당 최고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수 있는 만큼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WS 누적강수량 분포도(2012년 7월 5~6일). 이틀 동안 경기도 안산에서는 33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AWS 누적강수량 분포도(2012년 7월 5~6일). 이틀 동안 경기도 안산에서는 33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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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땐 매일 비오고, 끝나면 비 안온다? 답은 'NO'

장마 기간이라도 매일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면서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기 때문. 특히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 먼바다까지 내려가면 비가 오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데 최근 마른장마가 나타났던 것도 이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다.

또한 장마가 끝났다고 비가 적게 내리는 것도 아니다. 대개 평균적으로 장마기간 내 연강수량의 30%인 350㎜의 비가 내린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는 장마 이후에도 폭우가 자주 내리면서 장마기간 동안 내리는 강수량과 비슷해졌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패턴이 장마 이후에도 많은 비가 내리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해 지난 2009년부터 기상청은 장마의 시작과 종료 예보를 하지 않는다. 대신 주간예보와 단기예보를 통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인한 강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장마전선, #기상청, #날씨, #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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