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 전북 교육청 교육감실

관련사진보기


헌법학회장을 지낸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 국정원이 개입한 것을 "국정원법 위반이고, 공직선거법 위반이고, 형법위반도 되고, 이것은 처벌받아야 하는 형사범죄"라며 "민주주의 기본 틀을 흔드는 행위고 우리나라 헌법적 가치를 근본에서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국정원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교사들이 시국선언을 할 경우에 김 교육감은 "OECD 국가 정책을 놓고 볼 때 공무원의 시국선언에 대해서 형법을 들이대면서 처벌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국민은 헌법상 아주 중요한 인권의 하나로 의사표현 자유를 가지고 있는데 정치적 의사표현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를 유지해 나가는 데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인권이다. 이 일로 인해 다시 공무원들을 징계하고 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징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27일, 취임 3주년(7월 1일)을 앞두고 마련된 인터뷰에서 김 교육감은 "보람도 많았고, 우리 학생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줬고 학습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아이들 가르치고 보호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고. 교육행정직에서도 교수학습지원 잘 해줬다"면서 "스스로 점수 준다면 85점 정도"라고 지난 3년을 평가했다.

2010년 김 교육감이 당선되었을 때 교육행정의 청렴도를 가장 문제로 들었고 이듬해 인터뷰에선 "1년 후면 전북교육에서 '비리'라는 단어가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를 김 교육감은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3위를 했다.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최근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에 관하여는 "배우는 학생들에게 역사에 관한 지식을 잘못 전달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일명 뉴라이트 교과서라 부르는 교학사 발행 역사교과서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출간되면 바로 팀을 구성해서 검토 작업에 들어가 명백한 역사왜곡, 허위 역사기록 등이 발견되면 그 교과서는 우리 전북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도교육청 차원에서 그런 역사교과서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어있는지 정리한 것을 단위학교에 보내면 그걸 그대로 선택하는 사례는 없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선택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육감은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은 OECD 권고와 정 반대 방향으로 갔지만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은 OECD 권고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현 정부 교육정책은 기본적으로 전북교육청 교육정책과 충돌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라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 기조가 임기 끝까지 가길 바란다"고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이 유지되길 희망했다.

다음은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과 나눈 1문 1답을 정리한 것이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 스스로 점수 준다면 85점"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 전북 교육청 교육감실

관련사진보기


- 어느덧 도교육감에 취임하신 지 3년이 되어갑니다. 지난 3년을 평가해주세요.
"지난 3년간 괜찮았어요. 보람도 많았고, 우리 학생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줬고 학습도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아이들 가르치고 보호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어요. 교육행정직에서도 교수 학습지원 잘 해줬어요. 지난 3년 평가하면 내 자신 교육감으로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싶어요. 다들 협력 잘하고 각자 일을 잘 해줬기 때문이죠.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85점 정도 줄 수 있겠어요. 근거는 여러 가지로 평가지표들이 잘 나왔어요. 그래서 8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당선 인터뷰에서 교육현장의 청렴도가 낮은 것을 문제로 꼽으셨고, 그 다음 해 인터뷰에선 "많이 좋아졌다. 1년 후엔 전북 교육에서 '비리'라는 단어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일선 학교 학부모 중에선 아직도 교사가 학부모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들어주지 않으면 학생에게 불이익을 가한다는 하소연을 하는 사례가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때 청렴도가 낮은 것 문제로 봤어요. 작년 청렴도 평가에서 우리가 전국 3위 했어요. 14위에서 3위로 올라갔으니까 11계단 올라간 거죠. 굉장히 잘 했고, '비리'라는 단어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잖아요.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특히 인사에 관한 뇌물비리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되겠어요.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도 이 부분 만점 받았어요. 저는 무슨 말까지 하냐면 '인사 뇌물비리는 극소미세먼지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어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도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촌지 주고받는 일이 있지 않을까,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걸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 부분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며칠 전 어느 분 문병 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전혀 모르는 학부모 한 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분이 저에게 하는 말이 '교육감님 정말 고맙습니다. 촌지문제로 학부형들이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고 말하더라구요. 그런 걸 보면 이제 전북에서는 거의 사라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제 임기가 1년 남았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어디에 중점을 두실 계획이십니까?
"전북 교육청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 1번이 '농산어촌 작고 아름다운 학교 살리기' 정책이에요. 전북은 전통적으로 농업경제에 의존하는 지역이 많거든요. 그래서 농산어촌에 작은 학교가 굉장히 많아요. 그러나 작은 학교들은 지원해주지 않으면 그냥 사라져버릴 취약성을 갖고 있어요. 이 학교들 지원하면서 자생력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뽑고 있어요. 이것을 앞으로 남은 1년 동안에도 강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 하나 혁신학교 운동 하고 있는데 혁신학교가 현재 84개에요. 내년까지 100개 만들려고 해요. 혁신학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아주 잘되고 있어요. 더욱 뿌리내리도록 할 건데 금년에 혁신학교 슬로건 하나 세웠어요. 그 슬로건은 '혁신학교를 넘어 학교혁신으로'에요. 혁신학교에서 이룩한 혁신의 성과를 모든 학교에 퍼지도록 하자는 거예요. 혁신학교에서만 혁신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전북 750여 개 모든 학교서 혁신의 바람이 일어나게 하자는 것이 중요하죠."

- 얼마 전 한 예능프로에서 역사특강을 해 호평을 받는 한편, 역사를 예능프로를 통해서 접하는 현실이 씁쓸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뉴라이트의 역사왜곡 문제가 논란으로 떠올랐어요. 현재 역사교육의 문제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우리 역사교육의 문제점은 지금 중고교 교육과정에서 역사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약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로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를 설계하도록 하는 것이 역사의 의미인데, 그런 점에서 역사는 단편적 지식을 알아가는 학습이 돼서는 안 되고 철저하게 역사적 사실을 알면서 그걸 통해 역사적 안목을 길러나가도록 해주는 것이 역사교육의  중요성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우리 역사교육은 시험용 역사교육, 단순 지식암기 교육을 시켜온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죠."

- '교학사 판(일명 뉴라이트 교과서) 역사 교과서가 언론에서 말하는 대로 심각하게 왜곡된 기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전북에서 그 교과서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하셨는데 역사왜곡에 대한 대처 방안은 무엇입니까?
"배우는 학생들에게 역사에 관한 지식을 잘못 전달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교육과정에서는 절대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돼요. 지금 교학사 발행 역사교과서가 아직 출간되지 않았거든요. 출간되면 바로 팀을 구성해서 검토 작업에 들어갈 거예요. 그래서 명백한 역사왜곡, 허위 역사기록 등이 발견되면 그 교과서는 우리 전북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 하지만 그건 학교장 재량 아닌가요?
"맞아요. 선택은 단위학교별로 학교장 재량으로 하게 돼 있어요. 도교육청 차원에서 그런 역사교과서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어 있는지 정리한 것을 단위학교에 보낼 거예요. 그래서 역사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다 알 수 있도록 안내할 거예요. 그러면 왜곡된 사실을 알고서도 그걸 그대로 교재로 선택하는 사례는 우리 전북에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만약 반발이 있다면?
"그럼에도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택하는 학교가 발생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징계하는 것은 고려 안 해요. 왜냐면 왜곡 교과서도 검증 통해 나오잖아요. 그것만 가지고는 징계할 수는 없고, 징계는 아니지만 유사한 효과 낼 수 있는 조치들을 검토할 겁니다."

"역사왜곡 교과서, 전북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 전북 교육청 교육감 실

관련사진보기


- 역사 왜곡이 현 시점에서 왜 나왔을까요?
"왜곡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1945년 8월 15일 우리가 해방이 됐고 그러고 나서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는데, 그 과정에서 일제강점기의 역사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당시 친일반민족행위 한 사람을 정리하지 못해서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국가권력,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강자 위치를 차지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오늘날의 근현대사 역사 왜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한 민족에게 지나간 역사정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새삼 깨닫게 해주는 사례죠."

- 25일 도의회에서 학생인권 조례안이 통과된 것은 어떻게 보세요?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됐어요. 꼭 3년 걸렸거든요. 늦게나마 전북 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에서 통과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보고 아마 2013년이 전북 학생들이 학생인권의 가치와 의미를 알게 되는 첫 해가 될 겁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에게 인권의 가치와 역사에 대해 그리고 나의 인권과 친구, 선생님 인권에 대해 아주 깊이 생각하고 학습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봐요. 그래서 전북학생 인권의 서막을 여는 소중한 해가 바로 2013년이라고 생각합니다."

- 학생인권 조례안에 대해서 동성애를 권장한다는 등의 왜곡이 있는데 어떻게 바로 잡을 수 있을까요?
"얼마 전에 제 페이스북에서 어떤 사람이 '전북교육감은 동성애를 권장한다'고 비판한 적 있어요.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동성애를 권장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전북학생인권조례 어디에서 동성애를 권장하는 조항이 없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성적지향성을 이유로 해서 차별당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있죠. 헌법 11조 1항이 누구든지 성별, 종교로는 차별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있거든요. 차별금지 조항이에요.

거기에는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을 예시하고 있지만 나머지 사유에 의해서도 차별당해선 안 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차별하는 것이 뭐냐면 출신 지역의 차별이에요.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잖아요. 다문화 사회로 볼 수 있죠. 인종의 차이도 차별사유가 돼서는 안 되죠. 차별금지 사유의 하나가 성적지향성이라고 하는 거예요."

- 새 정부가 들어선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좀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현 정부 교육정책은 기본적으로 전북교육청 교육정책과 충돌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충돌하지 않을까 들여다 봤더니 현 정부 교육정책과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이 방향을 달리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전북교육 정책과 충돌할 여지가 거의 없는 거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4개월인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현 시점에서 속단하긴 어렵고 다만 이런 기조가 임기 내내 쭉 이어져가면 좋겠고 교육공약이 그대로 이행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과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은 OECD 권고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려 했고 정반대 방향으로 갔죠. 그러나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은 OECD 권고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헌법학자시잖아요. 최근 국정원 여론조작에 대한 문제가 뜨거운데 어떻게 보십니까?
"대통령선거에서 국정원이 개입한 것은 국정원법 위반이고, 공직선거법 위반이에요. 형법위반도 되고 이것은 처벌받아야 하는 형사범죄에요. 민주주의 기본 틀을 흔드는 행위에요. 우리나라 헌법적 가치를 근본에서 훼손시키는 행위에요. 반헌법적 행위고 동시에 형사법상 중대한 범죄죠."

-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으로 시국선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교사들 시국선언도 있을 수 있는데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입니까?
"지금 OECD 국가 정책을 놓고 볼 때 공무원의 시국선언에 대해서 형법을 들이대면서 처벌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어요. 그 점에서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죠. 국민은 헌법상 아주 중요한 인권의 하나로 의사표현자유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의사표현의 자유는 다양한 영역에 연결되는 것이죠. 정치나 예술적 의사표현의 자유가 되는 거죠.

정치적 의사표현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 유지해나가는 데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인권이에요. 그래서 정치적 의사표현 자유는 최대한 보장해야 하고, 거의 제한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왜냐면 그렇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민주적 공동체로 존속하고 발전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예요. 최근 시국선언은 정권이 보장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겁니다. 또 이 일로 인해 다시 공무원들을 징계하고 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태그:#김승환, #전북 교육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