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1일 오후 동구 초량동 장애인종합회관 앞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나고 있다.
 21일 오후 동구 초량동 장애인종합회관 앞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나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50억 원을 들여 개관하는 부산장애인종합회관이 정작 장애인들의 이용이 쉽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하다보니 좁고 낡은 시설 탓에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고, 소방설비 등도 취약해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찾은 동구 초량동 부산장애인종합회관은 본격 입주를 앞두고 막판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6월 중 건물 개보수 공사가 끝나면 모두 16개 장애인단체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미 장애인총연합회는 건물 9층에 입주한 상태다.

하지만 개관을 예정하고 있는 7월까지 완벽한 준비가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설사 일정에 맞춰 개관을 한다더라도 상당 기간 불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10층 건물에 전동휠체어 등의 출입이 가능한 장애인 화장실은 3개층에 불과하다. 나머지 층들은 예산이 확보되는 2014년 이후에나 개보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좁은 시설물도 걸림돌이다. 좁은 면적에 많은 단체가 입주해야 하다보니 16개 입주단체 중 10개 단체가 기존에 쓰던 사무실보다 면적이 줄어들었다. 엘리베이터도 전동휠체어와 스쿠터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아서 많이 인원이 움직이기에는 힘들다.

주차 시설도 큰 문제다. 현재 회관 안에 주차를 할 수 있는 차량은 최대 21대. 더군다나 지하주차장은 대형차의 주차가 불가능해 회관 인근은 벌써부터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은 근처의 노상주차장을 이용한다지만 10대가 최대 확보 가능한 주차공간이다. 부산시 등은 회관 인근에 위치한 포장마차를 철거하면 최우선으로 장애인 주차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포장마차 상인들의 반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20년 된 완강기 "불 나면 어쩌나?"... 부산시 "예산 확보하는 대로 고쳐가겠다"

7월 개관을 앞두고 단체들의 입주가 시작된 장애인종합회관에 설치된 완강기. 각층에 1개가 마련된 완강기는 제작된지 20년이 지난 상태였다.
 7월 개관을 앞두고 단체들의 입주가 시작된 장애인종합회관에 설치된 완강기. 각층에 1개가 마련된 완강기는 제작된지 20년이 지난 상태였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이 밖에도 건물 누수 보수와 창문 설치, 주변 도로 포장, 복도 확장 및 자동문 설치 등의 시설 개선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걸림돌이다. 부산시가 지난 19일 장애인회관 설명회에서 밝힌 향후계획을 보면 9건의 개선 대상 중 5건이 예산 문제로 2014년은 지나야 시설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시설이 모두 갖추어지지 않다보니 입주하는 단체들이 자비를 들여 따로 설비 공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입주를 마친 장애인총연합회의 경우 내부인테리어와 통신선, 에어컨 등을 설치하는데 6000만 원가량의 비용을 썼다.

장애인회관이 재난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피할 수 있는 완강기는 각 층에 1대가 전부. 이마저도 20년 이상된 제품들이 다수였다. 인터넷 장애인신문 <에이블뉴스>의 박종태 객원기자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화재 시에는 1명만 이용할 수 있는 완강기에 의존해야 한다는 말인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부산시는 예산 문제를 토로하며 미비점을 개선해나가겠다는 뜻만 밝혔다. 신규철 부산시 사회복지과장은 "오래된 건물을 사서 회관을 만들다보니 미흡한 점이 많아 보완중"이라며 "급한 것부터 마무리를 하고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화장실 개조와 완강기 등도 소방설비에 맞춰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같은 문제점에 공감을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석경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국장은 "장애인들이 회관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모두가 만족하게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루아침에 배부를 수도 없고 시가 장애인회관을 만들었다는 자체에 우선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태그:#부산장애인종합회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