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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는 서비스 분야에서 수년째 '고객만족도 1위'라는 타이틀을 자랑합니다. 'A/S는 삼성이 최고'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을 상대하는 기사들의 친절함과 신속 정확한 수리 덕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 주인공들은 눈물을 흘립니다. 그들은 삼성의 옷을 입고 있지만 삼성의 직원이 아니었습니다. 협력사의 직원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삼성A/S의 눈물' 연속보도를 통해 고통 위에 세워진 '1등 서비스'의 실체를 확인하려 합니다. [편집자말]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 직업훈련학교(GCA, Great CS Academy)를 운영하면서 협력업체(GPA)의 인력을 직접 양성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인사관리(채용)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의 채용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다면 협력업체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아 '위장도급'으로 판단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전자서비스의 GCA는 지난 1995년 설립된 '삼성전자서비스 기술학교'를 2005년 개명한 것으로 그해 6월 541명이 졸업을 했고, 이들은 전원 협력업체에 입사했다. 서울, 대전, 부산을 비롯해 경기도 수원과 경북 구미 등 전국에 5개의 교육장과 연수원이 있다. GCA는 고용노동부의 인․지정을 받은 교육기관으로 일정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배치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신입 기술기사 채용과정. 모집공고와 접수, 서류전형, 적성검사, 면접, 집체교육 등 채용전반을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주관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신입 기술기사 채용과정. 모집공고와 접수, 서류전형, 적성검사, 면접, 집체교육 등 채용전반을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주관하고 있다.
ⓒ 삼성전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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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서비스의 채용과정은 GCA가 직접 채용공고, 교육, 배치 등 인사관리의 모든 사안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도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회사소개 사이트에는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생 모집'이라는 메뉴를 확인할 수 있고, 서류전형부터 적성검사, 면접, 집체교육까지 모두 GCA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장형옥 전 대표는 GCA 설립 당시 언론인터뷰에서 "서비스 인력의 양성은 자체 교육시설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필요인력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상생경영의 사례"라고 말했다. GCA의 취지는 직원 교육이 어려운 중소기업(협력업체)를 대신해 필요인력에 대한 기술교육을 원청이 대신 시행한다 것이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현재 삼성전자서비스의 기술인력 운영은 협력업체의 필요인력을 GCA에서 교육시키는 게 아니라,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사람을 뽑아 하청인 협력업체에 인력을 공급하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오마이뉴스>가 만난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A씨는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을 한다"며 "GCA에 교육받을 때는 근무지가 어디인지, 처우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이야기를 안 해준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삼성전자서비스 GCA에서 교육을 받고 현재 경북지역의 한 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A씨는 이어 "지역에 따라 인구가 다르니까 지원자가 많은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는데, 그럴 때는 자기가 원하는 곳이 아닌 곳으로도 가야 할 때가 있다"며 "협력업체도 사람이 더 필요 없는데, 본사에서 사람을 보내니까 어쩔 수 없이 쓰는 경우도 있다. 우리센터에도 다른 지역에서 온 직원이 4명"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지역의 한 협력업체 전 사장은 "인력배치는 본인들이 입사지원 할 적에 지원서에 일하고 싶은 센터를 지망 순으로 적어놓는다. GCA 교육을 받고 희망한 센터로 보내지는데 그곳에 인력이 모자라지 않다면 인근센터로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들의 근무조건이 안 좋다보니까 이직률이 높아 항상 사람이 모자라다"며 "내가 필요 없는데 강제로 보내는 일은 거의 없다, 휴대폰 엔지니어들의 경우는 연간 이직하거나 관두는 경우가 30%나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사장은 "GCA가 애초 전국의 삼성전자서비스의 100여 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컨소시엄을 만들어 신입기사의 교육을 시키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모든 것을 다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사실관계 파악해보겠다".. 삼성 "중소기업 지원 사업이다"

17일 삼성전자서비스 D센터에서 고객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서비스는 역시 삼성입니다’라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홍보문구였다.
 17일 삼성전자서비스 D센터에서 고객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서비스는 역시 삼성입니다’라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홍보문구였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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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은수미 민주당 의원 18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며 원청이 하청업체의 채용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위장도급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서비스는 홈페이지에서 채용공고를 하고 교육부터 면접, 집체교육 등 모든 채용절차를 직접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불법성이 있는 곳에 고용노동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위장도급을 하면서도 자기들 돈 안 쓰고 국민 세금으로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은 의원은 또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문제가 언론에 나가고 난 뒤, 여러 센터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삼성의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회수하고 급하게 협력업체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새로 맞추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삼성이 모든 흔적을 지우기 전에 고용노동부가 즉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늘 기사를 보고 그런 의혹이 제기 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삼성전자서비스 A/S가 그런 의혹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논의를 거쳐 감독 실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GCA를 통해 위장도급 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그런 의혹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고, 직업훈련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GCA를 통한 위장도급 논란과 관련해 "GCA는 국가인적개발컨소시엄 사업으로 훈련교육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대신해 대기업이 근로자들에게 직무능력향상을 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라며 "고용노동부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중소기업 지원 활동이지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채용에 관여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태그:#삼성,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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