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집중오후와 여름철 장마 등으로 산사태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진 가운데 동북아시아 산사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응책을 모색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국제 산사태 컨소시엄 동북아네트워크(ICL-NEA)와 공동으로 14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국제 산사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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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산사태 심포지엄’이 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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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국제 산사태 컨소시엄(ICL) 사무총장인 삿사 일본 교토대학교 교수, 신원섭 산림청장,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을 비롯해 한국·일본·대만·중국 등 동북아 산사태 전문가들과 지자체 및 관련 기관의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일본 교토대학교 삿사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 강우와 지진에 의한 대규모 산사태 발생 메커니즘과 모니터링 기술을 소개하고 국제 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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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교토대학교 삿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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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사 교수는 "집중 호우로 간극수압(흙 입자간의 간극에 존재하는 물의 압력)이 높아지고 여기에 지진이 더해지면 산사태가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가 계속 내려 땅이 많은 물을 머금고 있을 때는 비교적 약한 지진에도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일본·필리핀·노르웨이·베트남의 산사태를 모니터링하고 샘플링 과정을 거쳐 이에 맞는 시뮬레이션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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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만대학교 리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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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만대학교 리우 교수는 집중호우에 의한 세계 곳곳의 대규모 산사태 발생사례를 소개하면서 산사태위험지도 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우 교수는 "강우 강도가 거세지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동북아 지역의 산사태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경제가 성장하면서 도시화 돼가는 과정에서 환경·천연자원 훼손도 산사태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토지이용의 변화로 산지 활용이 늘어나 앞으로 더 많은 산사태와 인명 재산 등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산사태를 모니터링하고 강우·지진·천둥·화산폭발 등의 패턴과 원인을 분석해 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재해가 늘고 있으며 특히 산사태는 경사가 급하게 바뀌는 곳이나 솟아나는 물이 많은 곳, 산지가 개발된 곳 등지에서 많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1년 16명의 인명피해를 준 서울 우면산 산사태는 과거 농·산촌 지역에 집중됐던 산사태가 점차 도시생활권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 대참사란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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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본·대만·중국 등 동북아 산사태 전문가들이 참석해 연사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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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해외 전문가들과 우리나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산림공학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논의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이밖에도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15일 오전 2011년 서울시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피해 복구지 현장도 견학할 예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이창우 박사는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산사태 관련 기관들의 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동북아시아 국가 간 산사태 방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CL은?

ICL(International Consortium on Landslides)은 유네스코(UNESCO), 세계기상기구(WMO),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2002년 설립된 산사태 관련 국제협력단체다. 미국을 포함한 34개국의 54개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우리나라는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산림공학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시설안전관리공단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