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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저장소 누리집 메인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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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왜곡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반인륜적 표현 등으로 시민사회와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운영자가 그동안 공지사항으로 5·18 왜곡 글 등을 직접 추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베 운영자로 알려진 '새부'는 광주민주화운동 왜곡과 폄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합성사진 게시물 등의 물의로 광고대행사의 광고노출 차단 조치가 취해진 22일 밤 '일베저장소 운영진 입장을 알려드립니다'는 제목의 공지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운영자는 "일베저장소는 유머 위주의 커뮤니티"라며 "자유로운 의견의 표현과 풍자가 보장되며 정치적 성향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상 입증되지 않은 사실도 게시될 수 있고 일베저장소 특유의 반말 문화로 말미암아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폄하하는 글들이 게시될 수 있지만 모욕감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일 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여 불필요한 분쟁이나 법정 다툼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언뜻 일베에 올라오는 글의 성향과 운영자는 무관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베 운영자가 직접 정치적 편향 글 추천

그런데 지난해 6월 3일 일베 운영자는 자신의 계정으로 '정치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일베정리 목록'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ㅣㅣ'라는 회원과 'libero'라는 회원이 각각 작성한 '일베 정리 목록', '정치 일베 주제별 정리'라는 링크가 걸려 있다.

'일베 정리 목록'에는 IMF, KTX 민영화, 경기동부연합, 광우병, 김대중, 나꼼수, 박원순, 4대강, 박정희, 5·18 등 모두 47개 항목에 관련된 글들이 연결돼 있다. 그런데 여기 소개된 글들은 대부분 '친정부' 성향이거나 '진보세력'에 대한 비판 일색이다.

예를 들어 IMF 항목에 있는 "뭐??? 김대중이가 IMF를 극복했다고?????"와 "IMF 터진 건 김대중때문이지… 증거가 있음 ㅇㅇㅇ" 두 글은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의 책임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5·18 항목에는 '[필독] 5·18 민주화운동 인정하면 전두환 학살자 아니란 것도 인정해야함', '[필독] 5·18의 모든 것', '전땅크 왜 빨지 말라고 난리치냐? 5·18 때문에?'란 3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말머리가 [필독]으로 되어 있는 2개의 글은 이미 삭제된 상태지만, '전땅크 왜 빨지 말라고 난리치냐? 5·18때문에?' 글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전두환은 5·18에 책임 없다'는 글도 링크

"5·18 당시 대통령은 최규하였고 계엄사령관은 이희성 육군참모총장, 전두환은 보안사령관이다. 당연히 당시 광주시민은 물론이고 서울 운동권들조차 전두환에 대해 알지 못했고. 그리고 공수부대 투입해달라고 요청한 사람은 당시 광주 향토사단장 전라도출신 정웅 소장이다."

"광주사태의 객관적 사실은 희생자 대부분이 시민군 총기 사고와 시민군 차량사고에 의해 다치거나 사망했다는 거다. 집단 발포 같은 건 없었으며, 만약 있었다면 그건 시민군에 의한 집단발포였겠지."

"또 단적인 예로 5·18폭동 발발 전에 최규하가 이미 광주에 다녀갔었다. 폭도들 앞에 두려워서 나서지는 못하고 방송으로 제발 그만하라고 사정했는데 오히려 나잘났다고 쓰레기들 속에서 뒹구니 결국엔 총탄 맞고 떡갈비가 되는 것이지. 전두환은 5·18 덕에 혼란수습과 민심통제의 공을 인정받아 실권자의 자리를 공고히 했고 결국 대통령까지 하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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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은 5.18에 책임없다' 일베 운영자가 일간베스트 공지글로 게시한 '일베 정리목록'에 링크된 글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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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운동권들조차 전두환을 알지 못했다', '집단발포는 없었다', '전두환은 5·18 덕에 혼란수습과 민심통제의 공을 인정받아 결국 대통령까지 하게 됐다'는 주장은 '12·12 및 5·18 재판'을 통해 사법부가 내린 결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일베 산업화' 논리로 네이버 지식in 답변 지침도

또 새부가 추천한 '정치 일베 주제별 정리'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초심자를 위한 기초 산업화 강의'라는 항목이 나온다. 일베에서 '산업화'란 우파의 논리로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를 제압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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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 산업화' 지침? 일베 정치 일간베스트에 있는 '산업화 자료 및 안보강의 모음'에는 "네이버 지식in 답변 할 때 자짤처럼 쓴다거나(답변 하고 밑에 이런걸 써놓는다는 등) 하는 등 산업화에 쓰면 됨"이라고 설명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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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목을 클릭하면 "너네들이 먼저 보고 나서 네이버 지식in 답변 할 때 자짤처럼 쓴다거나(답변 하고 밑에 이런 걸 써놓는다는 등) 하는 등 산업화에 쓰면 됨"이라며 노골적으로 여론조작을 지시하고 있다.

또 이 항목에 링크돼 있는 '산업화 자료 및 안보강의 모음'에는 '월남 패망의 교훈', '직접 듣고 보는 우리 안보 상황', '왜곡된 진실 파헤치기'의 등의 중간제목 아래 월남 패망에 관련된 동영상과 보수매체 기자 등 우익인사들의 강연 동영상들이 링크되어 있다. 여기엔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을 자초했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과거 강연 모습이 담긴 10개의 동영상도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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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 게시판의 박승춘 보훈처장 안보강연 동영상 목록 일베 정치 일간베스트 '산업화 자료 및 안보강의 모음'에 올라와 있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과거 안보강연 동영상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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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장군 6·25특강 9: 노무현의 안보파괴 죄, 반드시 밝혀야'란 제목의 동영상에서 박 처장은 "지난 번 노무현 자살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이, 온 국민보다는 많은 국민들이 애도하고 추모하는데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640만불 먹은 게 문제가 아닙니다.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우리 군을 약화 시키고 우리 안보를 무너뜨린 그 죄는 정말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거기 대한 평가를 반드시 해야 됩니다"라고 발언하고 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3일 '일베'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베사이트의 유해성과 불법성 음란물 유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