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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20일 오후 4시 15분]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20일 밀양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공사가 재개된 이날 큰 충돌은 없었다고 보고 공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날 6곳의 철탑 공사장에서 인부를 동원해 작업을 벌이거나 시도했다. 작업은 주로 공사현장의 측량과 벌목, 진입로 개설 등이었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탑 반대 주민과 대치 상황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며 "우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 현장은 주민들에 의해 작업이 저지되거나 재개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며 "공사는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공사 저지에 나섰다가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에 따르면, 이금자(83) 할머니가 화악산 127번 철탑 공사현장 부근에서 옷을 벗고 시위하다 혼절했고, 밀양시 상동면 도곡리 소재 109번 철탑 현장에서는 이갑술(80) 할머니와 서홍교(83) 할아버지가 쓰러져 헬리콥터로 병원해 후송됐다.

이날 현장에는 경찰병력 500여 명이 배치되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조경태 국회의원(부산 사하을)은 이날 오후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과 단장면 고례리 마드리마을의 철탑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허성무)는 이날 '박근혜정부가 직접 나서 밀양 765kV 송전탑 문제 해결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공권력 투입이 가져올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박근혜정부에 있다"며 "우리는 주민을 무시하는 사태가 재발한다면 주민보호를 위해 언제든지 현장을 찾아 주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4신 : 20일 낮 12시 20분]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관련, 경찰·한국전력과 대치하던 주민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관련, 경찰·한국전력과 대치하던 주민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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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 89번 철탑 현장에 경찰과 한국전력공사 직원,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 89번 철탑 현장에 경찰과 한국전력공사 직원,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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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되어 경찰·한국전력공사와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충돌한 가운데 부상자 3명이 병원에 후송되었다.

20일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화악산 8부능선에 있는 127번 철탑 공사 현장부근에서 이금자(83) 할머니가 겉옷을 벗고 속옷만 입은 채 경찰에 항의하다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다.

또 같은날 오전 상동면 도곡리소재 109번 철탑 공사현장 부근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던 이갑술 할머니가 항의 중에 쓰려져 병원에 후송됐다.

상동면 도곡리 109번 공사현장에서 70대 후반의 서홍교 할아버지는 헬기로 병원에 후송되었다.

평소 건강이 안 좋았던 진해숙(78) 할아버지는 아픈 몸을 이끌고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밀양시 부북면 화악산 127철탑 공사현장 부근에 마련된 움막에 머물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리 통증을 호소해 산에 있는 농성장에서 내려왔다. 

한편 이날 한국전력은 총 6곳에서 공사 재개에 들어갔는데, 밀양과 양산 경계지점인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소재 84, 85 철탑 현장은 공사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현장에선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며 대치하고 있다.

[3신: 20일 오전 10시 25분]

밀양 화악산 팔부능선에 있는 127번 송전탑 건설현장입구에서 할머니들이 옷을 벗고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밀양 화악산 팔부능선에 있는 127번 송전탑 건설현장입구에서 할머니들이 옷을 벗고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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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화악산 팔부능선에 있는 127번 송전탑 건설현장입구에서 경찰과 주민이 대치하고 있다. 할머니 3명이 공사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막아섰다. 그러자 할머니들은 옷을 벗고 경찰에 항의했으며 오물을 물병에 담아 경찰을 향해 투척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금자(83) 할머니가 쓰러졌다. 뒤이어 차를 타고 올라 온 주민들과 경찰이 계속 대치하고 있다.

20일 오전 밀양 송전탑 공사장 입구에 주민들이 밧줄 등을 설치해 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일 오전 밀양 송전탑 공사장 입구에 주민들이 밧줄 등을 설치해 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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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산 127번 송전탑 공사현장에는 경찰과 소방대원이 배치된 가운데 작업인부들이 나무를 벌목하는 등 현장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악산 127번 송전탑 공사현장에는 경찰과 소방대원이 배치된 가운데 작업인부들이 나무를 벌목하는 등 현장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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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20일 오전 9시 56분]

한전이 밀양송전탑 건설공사를 20일부터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반대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를 막고 있어 양측 간 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경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화악산 입구에는 경찰버스 5대가 배치되어 있고 한전 시공업체 관계자들도 나와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19 소방대원들도 와있다. 화악산 입구에는 주민들이 밧줄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놓았고 60-70대 할머니 수십여 명이 입구에 앉아있다.  

화악산 127번 송전탑 공사현장에는 경찰과 소방대원이 배치된 가운데 작업인부들이 나무를 벌목하는 등 현장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장 앞 움막에서 농성을 벌여온 마을 주민 서너 명은 작업을 제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1신 수정 : 19일 오후 6시 1분]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될 것인가?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가 8개월만에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힌 가운데,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갈등은 8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부터 '대화 재개' 방침에 따라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다가 한국전력은 18일 조환익 사장 명의로 '호소문'을 내고 공사재개 입장을 밝혔다.

한국전력은 이번 주 안에 공사에 들어갈 것을 보인다. 한국전력 밀양 송전선로건설 특별대책본부 관계자는 "공사는 이번 주 안에 재개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를 발표해 긴장감이 높은 가운데, 19일 오후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송전탑 반대' 농성 주민들을 찾아 격려했다. 사진은 정동영 고문 등이 지켜보는 속에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를 발표해 긴장감이 높은 가운데, 19일 오후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송전탑 반대' 농성 주민들을 찾아 격려했다. 사진은 정동영 고문 등이 지켜보는 속에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 문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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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은 20일 아침부터 한국전력이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밀양 765kV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아래 밀양송전탑대책위)은 8곳에 농성장(움막 등)을 설치해 놓고 있다.

공권력 투입 여부에 관심이 높다. 주민들은 이번에 한국전력이 공권력을 투입해 공사를 강행할 것이라 보고 있다. 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한 갈등이 8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공사 현장에 공권력 투입은 없었다. 한국전력은 시공·용역업체를 통해 공사를 벌여 왔던 것이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19일 낸 자료를 통해 "주민들 사이에 '공권력 투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며칠 전 경남지방경찰청 기동대에서 밀양 지역 현지답사를 다녀갔다"며 "공권력 투입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힘 없는 70대 80대 노인과 경찰 병력이 맞부딪치도록 하자는 말인가? 만약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진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 밀양 송전선로건설 특별대책본부 관계자는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한국전력에서 공권력 투입 요청은 없었고, 공사가 진행되면서 충돌이 발생해 신고가 들어오면 주민 보호를 위해 공권력 투입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밀양에 긴장감이 높아가는 속에,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사)대륙으로가는길 회원 등과 함께 19일 오후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농성장을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 "우리는 물리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의 '공사 강행 대국민 호소문'에 대해, 19일 밀양송전탑대책위는 논평을 통해 "물리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 한국전력은 공사 강행 중단하고,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화의 장으로 즉각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전력이 '동계 전력수급 위기'라 주장한 것에 대해,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전력수급 위기는 누차 지적했듯이, 한수원의 짝퉁비리 납품과 거듭된 비리, 거듭된 발전소 고장으로 인한 발전소 가동 중단에서 생겨난 것이다, 왜 이 책임을 밀양의 어르신들이 져야 하는가?"라며 "한국전력의 주장은 수많은 사실왜곡이 복재해 있다, 동계 피크였던 지난 2012년 12월 26일에는 핵발전소 5기가 가동중단된 상태였지만, 예비전력은 4000MW, 5.2%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가 8개월만에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힌 가운데,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움막 등을 설치하고 8곳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농성장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8개월만에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힌 가운데,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움막 등을 설치하고 8곳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농성장 모습.
ⓒ 곽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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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이 밝힌 바와 같이 지금 당장 시작해서 '횃불을 밝혀서' 하더라도 완공은 2014년 1월말이 넘어야 가능하다, 그때면 동계 피크는 이미 지나간 시점"이라며 "신고리 3호기의 전력 공급 능력은 전체 전기의 1.7%에 불과하다. 신고리 3호기가 전력수급에 미칠 영향은 사실상,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전력이 '반대 대책위가 주민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조환익 사장은 '반대대책위원회가 보상을 원하지 않으며, 오직 지중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난 뒤,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치 협상 결렬의 책임이 반대대책위에 있다는 듯이 말한다"며 "그러나, 반대 대책위는 주민들의 의사를 집행하는 기구에 불과하다. 이미 1484세대 1813명의 반대 서명으로 한전의 보상안에 대해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하지 않았는가. 보상 반대에 대한 주민들의 일치된 의지는 왜 말하지 않고, 마치 반대대책위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한국전력이 '지중화 불가'라고 밝힌 데 대해,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 자신의 계산법과 자신만의 결론으로 만들어진 12년 공기, 2조7000억이다. 1989년12월~2003년 5월까지 대도심구간을 관통하며 진행된 남부산-북부산 345Kv 지중화 22km 구간 공사의 비용은 2788억원에 불과했다"며 "주민들의 한결같이 전문가협의체를 통한 대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떤 근거로 주민들의 대안이 불가능한 것인지, 원자료를 공개하고, 성실하게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의 호소문에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표현이 있다, '횃불을 밝혀서라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표현이 그것이다, 송전탑 공사는 주로 산악 지대에서 헬기와 장비로 행해진다, 야간에 작업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며 "횃불로 공사를 하다가 산불이라도 나거나, 헬기가 추락이라도 하면 누가 책임지겠다는 말인가? 유치하기 이를데 없는 감성적인 호소는 걷어치우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주민들은 다시 움막 농성을 재개하고, 병력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강아지도 일손을 도와야 한다'는 5월 농번기에 재개되는 공사에 크게 절망하고 있으며, 그간 보여준 대화 노력이 사실상 '쇼'였다는 분노로 떨고 있다"며 "현재 밀양 지역 경과지 4개면에서는 총 일곱 군데에 농성장이 정비되어 주민들이 밤낮없이 당번을 서면서 공사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의 공사 재개는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즉각 중단하고, 전문가협의체 구성을 통한 대화의 자리로 복귀하고, 공권력 투입 시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전력은 2008년 8월부터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에 착공했다.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는 송전선로로,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시, 밀양시를 거쳐 창녕까지 총 90.5km에 걸쳐 161기의 송전탑이 건설된다. 밀양에는 송전선로가 5개면을 지나는데, 4개면(산외, 상동, 부북, 단장)에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태그:#밀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경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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