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개나리·진달래·산수유·벚꽃 등 다양한 꽃들이 봄을 알리는가 싶더니 그 아름다움을 채 즐기기도 전에 봄이 끝나가는 것만 같은 요즘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봄을 만끽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한 발짝 늦게 피는 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철쭉'이다. 봄날이 다가기 전에 단양 소백산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건 어떨까. 연화봉에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는 6월 초로 느지막이 봄꽃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다.

때를 맞춰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단양군 남한강변 및 소백산일대에서 '제31회 단양 소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이 시기가 되면 충북과 경북의 경계에 길게 솟아 오른 소백산에는 만개한 철쭉으로 '연분홍 물결'이 일렁인다.

소백산 곳곳에 핀 철쭉 사이를 걷는 등산객들
 소백산 곳곳에 핀 철쭉 사이를 걷는 등산객들
ⓒ 단양군

관련사진보기


한발 늦게 피는 효자 봄꽃 '철쭉'

철쭉은 진달래과에 속하는 관엽식물로 주로 산지에서 잘 자란다. 소백산의 철쭉은 다른 지역에 비해 키가 크고 색깔이 연한 것이 특징이다. 혹시 진달래와 철쭉이 혼동된다면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오는 것이 진달래, 꽃과 잎이 같이 피는 것은 철쭉으로 구분하면 쉽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청(靑)·생(生)·락(樂)'으로, 슬로건은 'The 희희낙락'으로 각각 정해졌다. 'The 희희낙락'은 '철쭉제에 가면 더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있다'는 의미로 이를 가볍고 쉽게 표현했다.

올해 31번째를 맞는 단양 소백산 철쭉제는 오는 29일(수) 소백산 산신제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오른다. 같은 날 오후 7시 개막식전 공연과 불꽃쇼가 수변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오후 8시 30분부터는 국내 인기가수가 총출동하는 'MBC 강변음악회'가 열린다.

이와 함께 펼쳐지는 주요행사로는 철쭉여왕선발대회, 느림보 강물길 걷기, 철쭉가요제, 천문 연극, 뮤지컬, 퇴계이황 선생 추념 전국 서예대회, 31m 철쭉 떡 나누기 등이 있다.

6월 1일(토) 열리는 철쭉여왕선발대회는 미모를 우선시하는 일반 미인대회와는 다르다. 소백산의 철쭉과 신록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건강한 여성을 선발한다. 참가 복장은 등산복과 등산화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것. 참가자격은 전국의 만 18세 이상 30세 미만의 여성으로 기혼자도 출전이 가능하다.

체험행사로는 남한강 뗏목 체험, 천연염색, 향기주머니 만들기, 철쭉 소망 등 만들기, 옛 놀이 체험 등이 다양하게 있으며, 이들 행사가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이중 남한강변에서 펼쳐지는 '남한강 뗏목 체험' 행사는 가족단위로 한번 체험해 볼만하다. 남한강 뗏목은 해방 전후까지만 해도 단양에서 벌채한 통나무를 서울 광나루로 나르고 서울에서 소금을 싣고 돌아왔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한 낮에 태양이 뜨거울 때는 나무그늘만큼 좋은 게 없다.
 한 낮에 태양이 뜨거울 때는 나무그늘만큼 좋은 게 없다.
ⓒ 단양군

관련사진보기


축제 마지막 날인 6월 2일(일)에는 산악인 허영호씨를 초청해 관광객들과 주민이 소백산을 함께 등반하는 '산악인 허영호 대장과 함께하는 소백산행'이 예정돼 있다. 산행은 오전 8시 30분 다리안 관광지에서 출발한다.

소백산 철쭉제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철쭉'에 있다. 비로봉과 연화봉을 비롯한 소백산 일대에 펼쳐진 연분홍 물결을 보고 마음이 연분홍으로 물든 것만 같다고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진정 축제를 즐겼다고 할 수 있겠다.

단양 소백산 철쭉제기간 날씨정보
 단양 소백산 철쭉제기간 날씨정보
ⓒ 온케이웨더 박선주

관련사진보기


야외에서 펼쳐지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날씨도 중요하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예보관계자는 "축제기간동안 낮 기온이 21~28℃의 분포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축제 첫날(29일·수)과 마지막 날(6월 2일·일)에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비가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27℃를 웃도는 높은 기온을 보이는 만큼 축제를 즐기기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비가 올 때는 산행에 주의하고 우산이나 우의, 등산용품을 갖춰 안전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도담삼봉' 그 곳에선 누구나 문학청년이 된다

충북 단양군 일대에는 산과 들을 가로지르는 남한강 물줄기가 유유히 흐르고 있어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이처럼 단양에는 자연이 만들어낸 절경이 많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상류 가운데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다. '도담삼봉'이다. 푸른 강물 가운데 서 있는 봉우리가 가장 높은데 이것이 남편봉, 그리고 각각 좌우에 처봉과 첩봉이 있다. 처봉은 아들을 얻기 위해 첩을 둔 남편을 미워해 돌아앉은 모습을 하고 있고, 첩봉은 아기를 밴 모습으로 남편 봉을 바라보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과 선조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설화다.

남한강 상류에 우뚝 솟아있는 도담삼봉
 남한강 상류에 우뚝 솟아있는 도담삼봉
ⓒ 단양군

관련사진보기


도담삼봉과 연관있는 인물은 조선왕조의 개국 공신인 정도전(鄭道傳)이다. 정도전은 이곳 중앙봉에 정자를 짓고 이따금 찾아와서 경치를 구경하고 풍월을 읊었다.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한 것도 도담삼봉에 연유한 것이라고 한다.

단양군에는 천연기념물인 '고수동굴'도 있다. 이 동굴은 약 5억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회암으로 이뤄졌고 총 길이가 1700m에 이른다. 120여 개의 종유석과 석순이 있어 지리적, 생태적으로 중요한 보고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세월이 빚은 웅장하고 정교한 유석이 펼쳐져 있어 자연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다. 동굴은 항상 15℃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서 더울 때 찾으면 시원함을, 추울 땐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한다.

고수동굴
 고수동굴
ⓒ 단양군

관련사진보기


아름다운 골짜기와 울창한 숲에 문화유적도 많아

제대로 된 철쭉을 감상하려 한다면 소백산 산행은 기본이다. 백두대간 산맥을 타고 산 전체에 연분홍빛 철쭉이 신록과 어우러져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경상북도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을 사이에 두고 길게 뻗어 있는데 5월 초순에는 비로봉을 비롯한 국망봉·연화봉에 진달래 군락지가 넓게 펼쳐지고, 5월 하순에는 철쭉꽃이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소백산은 삼국시대에 신라·백제·고구려 3국의 경계에 있어서 문화유적이 많다. 죽계천 쪽으로는 석륜광산·초암사가 있고 이곳의 북동쪽으로는 석천폭포가 있다. 남서쪽으로는 국망봉에 이어 제2연화봉이 있는데, 이 봉우리 동남쪽 기슭에는 643년(선덕여왕 12)에 창건한 희방사(喜方寺)와 내륙지방에서 가장 큰 폭포인 희방폭포(높이 28m)가 있다.

소백산 일대에 핀 연분홍 철쭉과 신록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다.
 소백산 일대에 핀 연분홍 철쭉과 신록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다.
ⓒ 단양군

관련사진보기


거대한 산맥을 이루고 있는 소백산은 우리나라 12대 명산 가운데 하나다. 수려하고 웅장함을 머금고 있는데다 주변에 명승지가 많아 1987년 12월 소백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아름다운 골짜기와 완만한 산등성이, 울창한 숲 등이 뛰어난 경치를 이뤄 등산객들도 많다.

주요 등산로로는 희방사역에서부터 희방폭포와 제2연화봉을 거쳐 오르는 길과 북쪽의 국망천, 남쪽의 죽계천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 있다. 죽령과 제2연화봉 산기슭에는 국내 최대의 우주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자리 잡고 있다.

소백산 철쭉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단양 소백산 철쭉제는 초기에는 군민들의 체육대회 중심으로 열렸다가 점차 문화, 예술, 스포츠가 가미돼 종합축제로 발전했다"며 "일상에 지친 관람객들은 연분홍빛 소백산 철쭉향기에 취해 새로운 활력과 에너지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소백산, #철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내최초 날씨전문 매체 <온케이웨더>: 기상뉴스,기후변화,녹색성장,환경·에너지,재난·재해,날씨경영 관련 뉴스·정보를 제공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