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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산, 생명을 움트고 있는 그곳으로 달려가 봅니다. '국시모 천천히 걷는다'는 지난 4월 20일 안동 도산서원에서 청량산까지 걷기로 했다. 이 길은 퇴계 이황 선생이 걸었던 길이라 요즘 뜨고 있는 코스다. 또한 길은 명승과 고적들을 답사를 할 수 있어 옛 성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의 철학과 인생관을 찾으러 단천교에 내렸다.

도산서원에서 여기까지는 일반 도로이기 때문에 단천교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한다.
▲ 단천교 앞 도산서원에서 여기까지는 일반 도로이기 때문에 단천교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한다.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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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꽃들을 시샘을 하기 위해 내린 비가 운치를 더 좋게 한다. 그리고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주위를 어둡게 한다. 우린 단천교를 건너지 않고 냇물을 따라 걷는 길옆으로 간판이 나타난다. '녀던길?' 무슨 뜻이지? 경상도 방언인가?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니 '예던' 혹은 '녀던'은 '걷던'의 고어라고 한다. 길 양 옆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쑥과 이름 모를 나물들이 우릴 반겨준다. 그런 길옆으로 낙석 조심이라는 간판을 보고 위를 바라보니 붉은 돌과 흑들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니 전망대가 나타난다.

여기가 전망대다. 여기서 강변과 산길로 갈라지는 곳이다.
▲ 전망대 여기가 전망대다. 여기서 강변과 산길로 갈라지는 곳이다.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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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강의 운치는 마치 신선의 세계를 연상시켜 준다. 우리 팀은 여기서 두 갈래의 길로 갈라서 걸었다. 강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강변을 따라 가고 우린 산길을 택했다. 호암종택 5.6킬로미터라고 적혀 있는 간판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상당히 가팔랐다. 길도 새로 만들어져 흙이 질었다. 그렇게 올라 선 오목한 곳에 산소가 있었는데 할미꽃이 지천이었다.

산소 옆 할미꽃
▲ 할미꽃 산소 옆 할미꽃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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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묘에는 할미꽃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이 묘는 할머니 묘라고 하니 다글 박장대소를 한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눈이 나타난다. 4월에 눈이라?

길 위에 눈이 쌓였다.
▲ 4월에 눈 길 위에 눈이 쌓였다.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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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기분을 뒤로 정상에 올라서니 소나무 군략이라 그 운치가 대단했다. 그리고 눈 속을 뚫고 올라와 있는 쑥이 애처로워 보였다. 그래서 눈을 치우고 우린 쑥을 캤다. 쑥 향기가 사바세계에서는 맡을 수 없는 향이다.

야산이지만 운치 만큼은 최고다.
▲ 산 숲길 야산이지만 운치 만큼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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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재미를 뒤로 학소대를 내려오는 길은 소나무 오솔길이라 운치가 배가 되었다.

운치가 있는 강변
▲ 넓은 냇가 운치가 있는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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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분으로 호암종택을 바라보며 걷는 길옆으로 강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우리들 자아들을 깨워주고 있었다. 호암종택은 보존 상태가 양호했으며 사람들에게 대여도 하고 있었다.
이런 깊은 골짜기에 저렇게 웅장한 저택이 있다.
▲ 호암종택 이런 깊은 골짜기에 저렇게 웅장한 저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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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깊은 산속에 이런 멋들어진 집을 짓는다는 것은 권력과 돈이 없어서는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웅장하고 역사가 배어 있는 호암종택을 뒤로 고산정으로 향했다. 고산정은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지어 놓은 곳인 것 같다.

한편, 멋있지만 마음 어딘가 쓸쓸함이 배어져 나온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가진자와 못가진자들의 비애는 같을 거리는 생각을 한다. 날씨가 춥고 비가 내려 오늘 우리가 묵을 비나리 마을에 전화를 해서 오라고 했다. 그런데 '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이 있었다. 우린 재래시장에서 장을 봐와 손수 저녁과 아침을 지어 먹었다.


태그:#예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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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역사는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오마이뉴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내 삶의 역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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