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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국제중학교의 '연도별 사배자 지원현황'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국제중학교로 학교 운영을 시작한 첫해인 2009년에만 사배자(이하 사회적배려대상자) 학생에 대한 장학금 확보계획을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바로 다음해인 2010년부터 대원국제중학교는 학교법인에서 아무런 지원금을 내지 않았고, 영훈국제중학교의 경우에도 2009년에 비해 법인지원금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결국, 2년차부터 사학법인이 지원하기로 약속한 지원금의 대부분을 교육청에서 시민의 혈세인 세금으로 대신 부담하고 있었던 셈이다.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시민의 혈세로 사학재단이 부담해야 할 사배자 학생 학비를 선심 쓰듯 대신 내주고 있었다.
▲ 연도별 사배자 지원 현황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시민의 혈세로 사학재단이 부담해야 할 사배자 학생 학비를 선심 쓰듯 대신 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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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에서 국제중 설립을 둘러싸고 단식투쟁까지 이어지는 등 극심한 논란이 빚어졌다. 이때, 현재 국제중을 운영하는 두 학교법인은 '국제중은 일부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로 전락할 것이다'라는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시 말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20% 정도 입학시켜, 그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법인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들은 '이행계획서(각서)'를 다음과 같이 작성하여 교육청에 제출하였다.

 ‘국제중은 일부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로 전락할 것이다’라는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 대원재단의 장학금 확보계획서(이행각서) ‘국제중은 일부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로 전락할 것이다’라는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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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20% 정도 입학시켜, 그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법인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이 약속은 바로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 영훈재단의 장학금 확보 계획서(이행각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20% 정도 입학시켜, 그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법인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이 약속은 바로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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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이행각서 철저히 이행하던지, 능력 안 되면 일반학교로 전환해야 할 것

하지만 대원중과 영훈중 두 국제중 재단은 처음부터 사배자 학생에 대한 배려 의지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사배자 카드는 국제중 설립을 위한 구색 맞추기였던 셈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대원과 영훈 등 두 국제중 재단은 이행각서대로 철저하게 이행하든지, 그럴 의사가 없거나 능력이 안되면 스스로 일반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엄정한 심판 역할을 해야 할 교육당국의 무책임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두 학교가 조건부 설립을 위해 제출한 '이행계획서'를 실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오히려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사학재단이 부담해야 할 사배자 학생 학비를 시민의 혈세로 충당해온 것이다.

따라서 대원과 영훈 두 국제중 재단은 더는 시민의 혈세를 축내지 말고 일반학교로 전환해야 하며, 교육청도 그동안 사학재단이 부담한 학비 대납금을 속히 회수해야 한다.

도대체 국제중이 뭐기에... 외고와 자사고 입학비율 비정상적으로 높아

도대체 국제중이 뭐기에, 왜 그렇게 국제중학교에 들어가려고 할까.

지난 3월 14일, <대원국제중, 경제적 사배자 학부모, 월 50만원씩 학교에 상납했다?>라는 보도에서 보듯 '국제중학교에 뒷돈을 내서라도 편입학 하는 이유'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중을 다니면 일반중학교보다 특목고나 자사고 등 소위 명문 고교에 진학하기 좋다는 것. 

다시 말해, 국제중학교에 진학만 하면 소위 특목고 등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이 용이하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국제중학교 졸업생들의 상급 학교 진학현황을 시교육청에서 받아 보니, 일반중학교에 비해 외고와 자사고 입학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163명의 학생 중에서 140명의 학생이 외고, 과학고, 자사고, 영재학교에 진학했다.
▲ 대원국제중 졸업생의 상급학교 진학현황 163명의 학생 중에서 140명의 학생이 외고, 과학고, 자사고, 영재학교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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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국제중의 경우, 2013년 졸업생의 48%가 외고에 진학했으며, 27%가 자사고에 진학을 했다. 그에 반해 일반계고에 진학한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기타 1%를 포함했을 때, 일반계고가 아닌 학교에 진학한 비율은 86%에 이른다. 즉, 163명의 학생 중에서 140명의 학생이 외고, 과학고, 자사고, 영재학교에 진학한 것이었다.

2013년도 졸업생의 약 76%(123명 / 162명)의 학생이 외고, 자사고, 과학고, 영재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영훈국제중 졸업생의 상급학교 진황현황 2013년도 졸업생의 약 76%(123명 / 162명)의 학생이 외고, 자사고, 과학고, 영재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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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국제중의 경우에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2013년도 졸업생의 약 76%(123명 / 162명)의 학생이 외고, 자사고, 과학고, 영재학교에 진학했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에서 1~2명 정도만 과학고나 외고에 진학을 하는데, 국제중의 경우는 비정상적으로 외고, 과학고 등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다.

불평등한 상급학교 진학 결과... 시교육청의 입장은 무엇일까

이런 불평등한 결과에 대해 시교육청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나친 입시경쟁교육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며 '경쟁교육 중단'을 외치고 있음에도, 국제중학교를 설립하여 위법, 불법, 파행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초등학생, 더 나아가 취학 전 유치원생들까지 대학입시를 위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제중은 공교육 파행의 주범으로 볼 수 있다. 한 유치원에서는 영훈초에 입학했다고 현수막을 내걸고,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국제중에 입학하기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비교육적인 행태가 교육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설립 당시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어린 학생에게까지 경쟁교육을 심화시키는 국제중학교는 속히 설립취소하고 일반학교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덧붙이는 글 | 김형태 기자는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유사한 내용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국제중, #서울시교육청 , #교육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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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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