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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원하신 어머니
 입원하신 어머니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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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골'(머리)이야."
"많이 아프세요?"
"허리는 내리 앉았고, 골은 깨지는 것처럼 아프다."
"그래도 저와 함께 있으니까? 좋잖아요."
"그럼. 좋지. 그래도 너희 말을 들어야 했는데. 늙으면 못난 일만 하고, 3살 먹은 아이는 예쁜 일만 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안 틀리다."
"자꾸 그런 말씀 마시고. 푹 쉬세요."
"병원에 있는 것이 쉬는 거가. 좀 빨리 나가면 좋겠다."
"이번에 제가 어머니 곁에 있을 것이니까. 걱정마세요."
"고마 내 걱정 말고 집에 가서 자라."
"아니에요. 제가 있고 싶어요. 이제 시술 받으면 나아지실 거예요."

지난 주 목요일(25일) 버스를 타다가 굴러 떨어지신 어머니를 지난 29일부터 간호했습니다. 어머니 사랑을 하늘같이 받았지만, 효도 한 번 못한 것이 후회가 되어 이참에 24시간 어머니와 함께 있기로 마음을 잡았습니다.

 병원은 참 환자가 많습니다.
 병원은 참 환자가 많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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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다잡았지만, 병원에서 24시간 있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환자와 보호자들이기 때문에 먼저 마음이 약합니다. 무엇보다 어머니 같은 분들이라 대부분 여든이 넘었습니다. 연세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는 옛말처럼 정말 어린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르는 할머니들도 계셨습니다. 또 연세가 드셨기 때문에 빨리 주무시고, 새벽 일찍 일어납니다. 밤 9시에 잠에 들고, 새벽 5시쯤이면 모두 일어납니다. 코 고는 분, 잠꼬대 하는 분 별의별 할머니들이 다 계셨습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밥 적게 먹으면 안 되나."
"많이 드셔야 건강해서 빨리 퇴원하죠."
"허리가 아프다."
"그럼 복대를 하시면 돼요."
"머리가 아프다."
"간호사에게 말할게요."
"오줌이 누고 싶다."
"같이 갈게요."
"약 먹을 시간인데."
"제가 챙겨드릴게요."

"아이구야 코를 얼마나 골든다. 시끄러워바서 잠을 못 잤다."
"저도 골아요."
"수술은 언제 하노. 빠르면 내일 할 수 있대요."
"고마 도저히 병원은 못 있겠다."
"그러니까 밥 잘 드시고, 잘 주무시면 돼요."

 척추 시술 후 복대는 대고 의자에 앉은 모습
 척추 시술 후 복대는 대고 의자에 앉은 모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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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많고, 한 순간도 엉덩이를 방바닥에 안 붙이는 어머니에게 병원은 고역 중 고역입니다. 그러니 하루 종일 답답하다며 빨리 나가고 싶다고만 하십니다. 밤에 잠이 드는 순간, 다른 분들이 화장실에 가는 바람에 깹니다. 다른 분이 화장실에 다녀오면 이제는 어머니가 가십니다. 결국 하룻밤에 몇 번이나 잠을 깨다 자다를 반복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지난 밤에 잠을 잤는지, 안 잤는지를 모르는 지경에 이릅니다. 이런 일을 4박 5일 동안 했습니다. 결론은 병원은 갈 곳이 아닙니다. 드디어 어머니가 그토록 바랐던 시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 이제 '수술'(시술인데 어머니는 수술로 알고 계심) 받으러 갑니다."
"정말. 이제 집에 갈 수 있나."

"그럼요. 수술 받으면 내일이라도 갈 수 있어요."
"내일(금요일)?"
"어머니가 받는 수술은 간단하니까. 집에 갈 수 있어요."
"진짜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다행히 시술은 빨리 끝났습니다. 정말 깔끔하게 끝난 모양입니다. 아파서 죽겠다고 하시던 어머니도 시술 후엔 조금 불편하다고만 했지, 아프다고는 안 하시더라고요. 시술 전에는 아예 밥도 안 드신다고 했다가 아들에게 잔소리를 듣고 어쩔 수 없이 드셨는데, 시술 후엔 깨죽을 한 그릇 비웠습니다.

"어머니 이제 안 아프세요?"
"훨씬 낫다. 안 아프다."
"그럼 밥도 많이 드세요."
"밥도 맛있지만, 깨죽이 먹고 싶다. 어제 하경이 엄마가 깨죽을 사왔는데 맛있더라."
"알았어요. 깨죽 사 드릴게요."

"이제 너희들 말 잘 들을게."
"당연히 그래야죠. 이제 다치면 안 돼요.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죠."

시술 후 하루 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건강을 되찾은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퇴원하신 어머니
 퇴원하신 어머니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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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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